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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언제 더웠지?…폭염 잊게 하는 가을 추위, 설악산에 첫 얼음

[취재파일] 언제 더웠지?…폭염 잊게 하는 가을 추위, 설악산에 첫 얼음
계절의 흐름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여름의 폭염을 기억하려 해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저 뿐 만일까요? 도대체 기온이 40℃를 넘어 관측사상 최고 더위를 기록했던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계절은 어김없이 정확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거리의 옷차림은 어느새 두꺼운 외투 일색인데요, 당당하게 겨울 코트를 입은 분도 적지 않습니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 탓이겠지요. 단 하루 만에 기온이 5℃ 가까이 떨어진데다 찬바람이 옷 속으로 파고들었으니 그럴 밖에요.

오늘(11일)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은 6.1℃를 기록했습니다. 어제 기록한 최저기온 11.6℃보다 5℃ 가량이 낮은 건데요. 체감온도는 2,3℃ 더 떨어졌습니다. 지난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을 평균한 평년값은 12.2℃, 그러니까 예년 이맘때보다도 6℃가량이 낮았습니다.

높은 산 정상의 기온은 영하로 내려간 곳이 많았습니다. 마치 겨울 같이 말이죠. 설악산 기온은 –4.1℃까지 내려갔고 대청봉 바로 아래 중청대피소에는 첫 얼음이 얼었습니다. 대관령 기온도 –1.0℃로 영하를 기록했는데요, 중청대피소 얼음은 지난해보다 12일이 늦은 것입니다.
기온이 크게 떨어진 11일 새벽 설악산 중청대피소 부근에서 올가을 첫 얼음이 관측됐다. (사진=연합뉴스/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원인은 북쪽에서 밀려온 찬 공기 때문입니다. 몽골부터 중국 내륙에 이르는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대륙 고기압이 한반도까지 세력을 확장한 결과죠. 이 공기가 여름철 폭염을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더운 공기 못지않게 힘이 센 공기입니다.

이 때문에 금요일과 토요일 아침까지는 찬 대륙고기압 영향으로 기온이 1,2℃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큽니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복사냉각이 심해져 지면의 열이 많이 빠져나가는 점도 한 원인이죠. 다만 바람은 점차 약해질 것으로 보여 몸으로 느끼는 추위는 금요일 아침이 가장 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대륙 고기압이 세력을 키울 시기가 아닙니다. 이제 10월 중순이거든요. 낮 기온이 아직 높아 겨울 추위와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기온은 주말 오후부터 오르기 시작해 일요일 오후부터는 예년 이맘때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문득 드는 궁금증 하나, 서울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아마 이 때는 겨울 추위를 느낄 텐데, 10월에 이런 추위를 경험할 수 있을까요?

지난 1973년 이후 서울의 최저기온을 살폈더니 어느 정도 예상한 값이 나왔습니다. 최근 한반도 기온이 급격하게 오르는 추세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는데요, 2002년 이전에는 10월에 영하로 기온이 내려간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는데, 2003년 이후에는 10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고 있습니다.

가장 일찍 영하의 추위가 찾아온 해는 1982년으로 10월 24일 기온이 –0.1℃를 기록했고, 다음 날인 25일 기온도 –1.1℃까지 내려갔습니다. 10월 최저기온으로 가장 낮았던 해는 1997년으로 31일 기온이 –2.0℃를 기록했군요.

가을은 봄과 날씨가 많이 다릅니다. 특히 봄처럼 바람이 심술 맞게 불지 않기 때문에 기온만 적당하다면 나들이하기에 더없이 좋은 날씬입니다. 이번 주말 날씨도 맑고 기온도 점차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태풍 때문에 미뤘던 가을 나들이 계획이 있다면 이번 주말에 실행에 옮기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다만, 산에 오를 계획이 있는 분들은 기온이 영하권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점심 무렵에는 기온이 많이 오른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고 체온조절에 신경 쓰셔야 하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가을을 만끽하셨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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