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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으면서 눈물, 고향 생각"…이산가족 울린 송이버섯

<앵커>

오늘(24일) 같은 명절에는 북에 가족이 있는 이산가족들의 외로움이 더 클 텐데요, 이번 추석에는 정상회담의 선물로 북한에서 보낸 송이버섯이 큰 위로가 됐습니다.

김혜민 기자입니다.

<기자>

20살 때 남편을 따라 남한에 내려온 뒤 70년 넘도록 함경북도 친정 소식을 듣지 못한 93살 유금녀 할머니.

이틀 전 북한에서 온 송이버섯 2t 가운데 500g이 유 할머니 집에 도착했습니다.

[유금녀/이산가족 : 먹으면서 눈물이 나더라고 고향 생각이 나서. 고향 생각이 나서… 70년이 넘었잖아…]

10대 소녀 시절 어른들을 따라 산에서 송이버섯을 캐서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유금녀/이산가족 : 소나무 밑에서 땅을 가르면 이게(송이버섯이) 올라오거든. 고기보다 더 맛있었어. 근데 먹어봤더니 (이 버섯은) 그 맛이 아니야.]

북한산 송이버섯 최상품이 나오는 함경북도 칠보산 근처에 살았던 93살 박옥순 할머니도 이번 추석 때 송이버섯을 받고선 고향 생각에 젖었습니다.

[박옥순/이산가족 : 내가 이런 거 받다니 고맙고 큰 행복이네.]

북한에서 초등학교 교사였던 박 할머니는 매번 가을 소풍을 칠보산으로 가면서 버섯을 먹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21살에 남한으로 내려온 뒤론 가족의 생사도 모른 채 살고 있습니다.

정상회담 기념으로 북한산 송이버섯을 받은 고령의 이산가족들은 모두 4천 명, 가족과 헤어진 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이들의 소원은 변함이 없습니다.

[유금녀/이산가족 : 부모는 다 돌아가셨고 동생들이나 조카들이나 사촌들이 많아요. 말 한마디라도 들어봤으면… 그게 소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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