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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집회 나가라, 문자 보내라" 학생들 선동한 국제학교

<앵커>

서울 강남의 한 국제학교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보수단체의 정치 활동을 지지하도록 선동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탄핵 정국에서 학생들에게 친박 단체 집회에 참가해야 한다고 하면서 보수 정치인 강연까지 듣게 했다는 겁니다.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의 한 국제학교입니다. 교회가 설립한 교육청 미인가 학교인데 미국 대학 입학을 목표로 3백여 명이 다닙니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 요구가 빗발치던 재작년 말, 교사와 학생의 단체 채팅방에 정치적 메시지가 꾸준히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박 전 대통령 하야 요구 집회의 배후는 북한이라고 주장하며 하야 반대 집회 참가를 독려하는 보수 단체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들이었습니다.

메시지를 올린 사람은 담임교사였습니다.

[정구윤/국제학교 학생 : 처음에는 그냥 이런 글이 있다, 저런 글이 있다. 이런 식으로 올라왔었는데 (나중에는) 참여를 해야 한다는 식으로 글이 오더니 반강제적으로…]

탄핵 이후에는 동성애 합법화와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에 반대하는 문자를 보내라는 교사들의 글이 국회의원 연락처와 함께 올라왔습니다.

[정구윤/국제학교 학생 : 이분들한테 이 법이 왜 안 되는지 자주적으로 설명을 해서 보내고 담임선생님한테 전부 다 확인을 받아야 하고.]

학교에선 보수 인사의 초청 강연까지 열렸습니다.

[정봉용/학부모 : 한참 탄핵 정국 때 탄기국 회장이었어요. 아니, 아이들한테 이게 뭐하는 거냐. 왜 이렇게 정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을 데리고 초청 강연을 하느냐…]

교사들은 이 모든 일이 학교 고위층의 지시였다고 말합니다.

[전직 해당 국제학교 교사 : 보통 ○○○선생이나 부원장이 관리를 합니다. 이런 메시지를 보내주세요. 그리고 저한테 보고 내지는 확인 바랍니다…]

반면 학교 이사장과 부원장은 교사들의 일탈 행위일 뿐 자신들은 정치와 무관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보수적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직에 출마하기도 했던 이사장은 종북과 좌파가 나라를 장악하지 못하게 해 달라는 기도문을 학생들에게 전달한 적이 있습니다.

또 부원장은 올해 지방선거 때 기초단체장 선거 홍보물을 학부모 단체 대화방에 올렸습니다.

학부모들이 이런 정치적 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교육부가 이 학교의 운영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배문산,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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