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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천지' 허락한 백두산…남북 정상 '세기의 산책'

<앵커>

해발 2천7백50미터에 이르는 백두산은 기후 변화가 워낙 심해서 정상에 올라가서도 맑은 하늘과 천지를 보기가 쉽지 않죠. 어제(20일) 두 정상이 함께 오른 백두산은 하늘이 허락했다고 할 만큼 화창한 가을 날씨를 보여줬습니다.

쾌청한 하늘 아래 이뤄진 역사에 남을 두 정상의 천지 산책, 김수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천지를 직접 밟기 위해서는 북한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유일합니다.

백두산 장군봉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천지에 내려갈 것을 제안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천자가 나무라지 않는다면 손이라도 담가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백두산 정상 장군봉에서 두 정상은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내려왔습니다.

정상회담 기간 내내 신뢰 관계를 쌓았던 남북 정상 부부는 아예 같은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천지까지 걸어가는 길에서 리설주 여사는 언니에게 기대듯 김정숙 여사의 팔짱을 끼고 내려갔습니다.

두 정상은 그림처럼 펼쳐진 천지를 눈앞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수시로 날씨가 변하는 백두산에서 천지를 또렷하게 볼 수 있는 건 그 자체로 행운입니다.

[김지영/김일성대학 졸업 탈북자 : 북한에서는 내가 오늘 천지를 올라갔을 때 날씨가 좋아서 천지까지 보고 왔다고 하면, 오늘 되게 기분이 좋은 일인가 보다, 이렇게 생각을 하거든요.]

천지 앞에서 두 정상 부부는 산책을 하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가수 알리는 즉석에서 아리랑을 창으로 불러 남북 정상의 큰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한 두 정상의 산책은 지난 4월 도보다리 대화와 함께 남북 대화 역사의 명장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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