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허리 굽힌 김정은과 北 사람들…평양 2박 3일이 남긴 것

<앵커>

올 들어 시작된 남북관계의 변화는 사실 우리 내부에도 변화를 가져오겠지만 철저히 통제된 사회라는 북한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만들어 낼 겁니다. 적화통일의 대상이었던 남한의 대통령에게 스스럼없이 손을 내미는 주민들의 모습에선 이미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특히 조금 전에 전해드린 것처럼 15만 군중 앞에서 연설하는 남한 대통령의 모습을 눈으로 지켜본 경험은 새로운 기대감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승이 기자입니다.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평양의 사람들. 스스럼없이 손을 내밀고 대화하는 모습에 꾸밈이나 경계심을 찾기 어렵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거예요.]

[평양 시민 : 일 없습니다 (괜찮습니다.) 끝나면 2차로 들어갑니다.]

공식 환영행사에 동원돼 일사불란하게 꽃을 흔들던 '선택되고 통제된 평양 사람'과 뭔가 달랐습니다.

한 탈북자는 동원과 일상, 둘 다 평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철웅/탈북 피아니스트 : 두 모습 다 진실이다…제가 북한에서 살아도 그럴 거예요. 그건 진심이에요.]

남측의 선입견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듯이 북측에도 변화를 가져왔을 겁니다.

평양 해산물 식당에서 있었던 두 정상의 만찬 직전, 문 대통령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던 김 위원장이 허리를 굽히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최고지도자의 존엄을 강조해 온 북에서는 노병행사 같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고선 좀체 볼 수 없는 장면입니다.

[송광민/2012년 탈북 : 권위가 한 번에 무너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엄청난 충격이죠.]

15만 명의 북한 주민 앞에서 '전쟁 없는 한반도'를 약속한 남측 대통령의 육성은 어느 때보다 북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키웠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김철웅/탈북 피아니스트 : 전쟁준비해야 하니까 우리가 못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 주입해 왔거든요. 평화가 왔다는 것은 이제 내가 잘 살 일밖에 안 남았다는 뜻이에요. 지금 기대감 폭발일 거예요. 북한에서는요.]

평양의 2박3일이 남과 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편견을 내려놓고,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