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건조해진 지리산…전 세계 유일 '구상나무' 멸종 위기

<앵커>

우리나라에만 있는 구상나무가 한라산에 이어 지리산에서도 떼죽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원인으로 보이는데, 이러다가 완전히 사라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이용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상나무 군락지인 지리산 반야봉입니다. 침엽수림이 푸른빛을 잃고 잿빛으로 변했습니다.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고사목들이 애처롭게 서 있습니다.

능선과 사면을 따라 성한 나무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천왕봉 주변에도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가 모두 죽었습니다.

[김 홍/경기 부천 : 고사목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왜 저렇게 죽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고사목들은 태풍 같은 강한 바람이나 집중호우에 쉽게 쓰러져 나갑니다.

이처럼 수령이 수십 년 된 구상나무도 뿌리를 드러낸 채 바짝 말라죽어 쓰러졌습니다.

겨울에 눈이 조금 오고 봄 가뭄으로 수분이 부족한 게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지리산의 적설량은 20년 전부터 10년간 절반으로 줄었고, 2013년 이후에는 거의 집계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리산 11곳에서 고사가 진행 중인데 해발 1천6백 미터 이상 고산지대의 고사율은 70%나 됩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 한반도에서 기후변화로 멸종하는 최초의 종이 구상나무로 기록될 가능성이 현재로는 높아지고 있는 거죠.]

이렇게 침엽수림이 크게 줄면서 2천 년 이후 천왕봉 주변에서 산사태가 35건이나 발생했습니다.

한국 특산종인 구상나무가 2014년 한라산에서 떼로 죽은 데 이어 지리산에서도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