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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폭염·폭우에 '채소 품귀'…추석 물가 어쩌나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 봅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요새 밥상 물가가 비싸졌다는 얘기 우리 많이 나눴었는데 아예 구하기 힘든 식재료들이 많이 있다고 그래요?

<기자>

네, 대형업체도 배추를 구하지 못해서 제조하는 김치의 양을 줄이고 있습니다. 화면 같이 보면서 말씀드릴게요. 우리나라 포장김치 소매시장 매출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한식 브랜드의 자사 온라인몰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배추김치는 하나도 없습니다. 다 일시 품절입니다. 열무김치, 총각김치 같은 배추 안 들어가는 김치만 지금 살 수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국산 배추, 그중에서도 배추도 등급이 있거든요. 상품, 중품 이런 등급이 있는데 상품으로만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폭염에 폭우에 배추 녹았다. 이런 뉴스 많이 보셨죠. 작황이 너무 좋지 않아서 그 기준에 맞출 수 있는 물량이 달리다 보니, 일단 자사 온라인몰에서는 배추김치 판매를 아예 중단한 겁니다. 벌써 12일째입니다.

이렇게 해서 계약한 만큼 물량을 대야 하는 홈쇼핑에 먼저 제품을 대고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포장김치를 사 가는 곳인 대형 유통업체들에 나가는 제품을 소화하고 있는데요, 이것도 평소의 70% 밑으로 줄었습니다.

[박철홍/한식 전문업체 직원 : (배추가) 새로 10트럭이 들어온다 그러면, 현재 저희 기준에 맞는 배추는 10트럭 중에 2트럭 정도밖에 안 되는 거예요. 한 20% 정도만….]

<앵커>

그러니까 살 수는 있는데 전체적으로 유통량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다. 이런 얘기네요.

<기자>

네, 그리고 이 상태가 추석 전후까지 갈 걸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대형 업체가 배추를 못 구해서 김치 담그는 양을 줄이는 거는 정말 흔한 일은 아닙니다.

일단 이런 큰 업체들은 평소에 저온저장 같은 걸로 유사시에 대비해서 비축해 둘 수 있는 양이 많거든요.

그리고 채소는 금방 자라죠. 배추도 생장 기간이 70일에서 길어도 90일 정도라서 물량이 달려도 곧 수확해서 채우기 때문에 웬만한 감소에는 버팁니다. 그런데 그 정도를 넘어선 겁니다.

그런데 이게 처음이 아닙니다. 되돌아보시면 최근에 우리나라가 계속 이상기후였습니다. 지난해 여름에는 폭우가 잦아서 이 업체가 처음으로 3주 정도 이 비슷한 사태를 빚었습니다. 그래서 대비를 한다고 한 겁니다.

그런데 그 후에 겨울에 한파 왔죠. 그리고 봄에는 싸늘했고, 그러다 여름에 폭염, 끝날 무렵에는 폭우, 이렇게 해서 또 부분 품절 사태를 빚게 됐고요. 이번에는 그 기간이 한 달 정도로 예상되는 기간도 더 길어졌습니다.

대형업체가 이런 정도니까 동네 식당들은 훨씬 더 힘든 곳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배추뿐만 아니라 무, 상추, 시금치 늘 먹는 채소들이 지금 평년의 2~3배씩 이상씩 올라있습니다.

비싸서도 못 쓰지만, 그마저도 내놓기 힘든 품질이 많다는 얘기를 큰 업체나 작은 식당이나 공통적으로 합니다.

[이미숙/족발 식당 운영 : 상추가 지금 한 상자 4kg에 10만 원 이상이 돼요. 장사하면서 상추를 안 내 본 적이 없는데, 요즘 상추 대신 양배추랑 치커리를 내요. 손님들께 죄송하죠. 그런데 한 상자 10만 원 갖고 이틀을 못 써요. 내용물이라도 실하면 사용하겠는데, 반 정도 쓰고, 반은 물러서… (못써요.)]

[서복여/순두부 식당 운영 : 파란 채소가 너무 비싸니까, 제가 한 번 마른미역을 물에 불리고 무를 조금 섞어서 무쳐 냈는데, '이 집 나물이 맛있어서 오는데 기대에 못 미친다'고 혼났어요. 결국 대체할 게 별로 없어요. 비싸도 쓸 수밖에 없고. 김치를 아끼려고 길이를 줄여요. 전엔 5cm 길이로 썰었다면 지금은 4cm로 썰어서….]

<앵커>

식당 운영하시는 분들 고민 참 많을 것 같은데 이런 상태에서 또 추석이 다가오고 있어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기자>

네, 어제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해마다 내는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 추산치를 냈거든요. 전통시장은 23만 2천 원, 대형마트 32만 9천 원 드는 걸로 나왔는데 지난해보다 각각 6.9%, 4.9%씩 올랐습니다.

명절 문화의 변화에 발맞춰서 이렇게 돈도 많이 드는 차례상 차림표로 물가 계산해 보는 건 그만하자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오긴 하지만요.

아무튼 차례상 재료들이 우리가 평소에 많이 먹는 것들이니까 참고할 만 한데요, 일단 쌀이 지난해 차례상 비용 계산할 때보다 33% 가까이 올랐고요.

지금까지 말씀드린 채소류, 그리고 제가 지난주에도 올가을은 좀 가격 낮추기 힘들 거라고 말씀드렸던 사과와 배, 밤, 대추 많이 올랐습니다.

정부가 이 품목들 비축 물량을 지난해보다 50% 이상 시장에 풀어서 추석물가를 조금이라도 낮추려고 하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 봐야겠고요.

오른 것만 얘기하기 죄송해서 떨어진 것도 좀 짚어볼까 합니다. 일단 지난해 달걀 파동 있었던 달걀 가격은 확실히 안정됐습니다. 그리고 두부도 저렴해졌고요. 조기와 북어 값도 지난해보다는 약간 낮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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