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중인데 "보험금 10%만 지급"…환자 울리는 약관

배준우 기자 gate@sbs.co.kr

작성 2018.08.31 21:15 수정 2018.08.31 22:1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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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병원에서 암 판정으로 수술받은 50대 남성이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예상했던 금액의 단 10%만 받게 생겼습니다. 보험사가 근육 조직까지 침투하지 않은 건 암으로 볼 수 없다고 하고 있는 겁니다.

배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2살 임 모 씨는 지난 6월 말, 대학병원에서 방광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3cm 크기의 암을 제거했고 두 달째 약물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임 모 씨/방광암 환자 : 혈뇨가 나오면서 핏덩어리 같은 것들이 같이 나오더라고요. 옷을 다 찢을 정도로 너무 고통이 심해서…]

그런 임 씨는 얼마 뒤 또 한 번 절망의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7년 전 가입했던 암 보험이 생각나 보험금 3천만 원을 청구했는데 보험사가 전액 지급을 거부한 겁니다.

암세포가 근육까지 침범하지 않으면 방광암이 아닌 종양으로 약관에 적혀 있었던 겁니다.

결국 임 씨에게는 암이 아닌 종양인 만큼 약관대로 10%인 300만 원만 줄 수 있다고 통보했습니다.

[보험사 관계자 : 병리학 전문의의 검토결과로 (판단합니다) 네, 약관상으로 그렇습니다.]

임 씨를 수술했던 의사조차도 이해할 수 없다는 견해입니다.

[박재영/고려대안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 암이에요. 보험사에서는 자의적으로 그것을 암이 아니고 양성질환으로 보려고 하는 거죠. 보험금 지급을 줄이거나 안 하려고…]

그런데도 보험사는 약관상 주치의 소견은 판단 기준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임 씨처럼 암 보험금이 대폭 삭감돼 한국소비자보호원에 피해 구제를 요청한 사례는 한 해 평균 140여 건에 달합니다.

이렇게 가입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보험사가 먼저 소송을 걸어 가입자들이 지레 겁을 먹고 조정에 응하게 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황적화/변호사 : 보험사는 패소해도 예정된 보험금만 지급하면 되기 때문에 큰 피해가 없지만 가입자는 보험금을 지급받기까지 어려움에 처할 수 있습니다.]

가입시킬 때는 갖은 혜택을 줄 것처럼 하더니 막상 보험금을 신청하면 약관 뒤에 숨어버리는 보험사. 암 환자를 두 번 울립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