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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日에 등장한 자율주행 택시…한국과 기술 격차는?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29일)도 한승구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어제인가 그제인가요, 일본 도쿄에서 자율주행 택시가 돌아다니는 거 보고 저는 굉장히 큰 인상을 받았는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기자>

저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인상 깊게 봤는데요, 시험 단계이기는 한데 그래도 도쿄 한복판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기술도 기술이지만 실제 택시 영업이 가능한지를 실험을 하는 거라서 자동차 회사는 물론이고 사업 모델을 고민하는 IT 스타트업들이나 시민들까지도 관심이 높다고 합니다.

요즘 택시앱 쓰시는 분들 많을 텐데 방식은 똑같습니다. 내가 있는 곳에서 앱으로 부르면 택시가 와서 목적지까지 태워 주고 스마트폰으로 요금 내는 거죠.

그런데 이게 아직 아무 데나 다 갈 수 있는 건 아니고 지금은 정해진 지점만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도심 자율주행이라는 게 돌발 상황도 워낙 많고 신호라든가 도로 흐름까지 봐야 되잖아요.

지금 외국 선두 업체들은 이런 기술이 상용화 직전까지는 와 있다고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도심 자율주행 시험이 두 달 전에야 처음 있었고, 그나마도 도로를 통제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좀 납니다.

전문가들은 선두업체들하고 기술 격차가 최소 3년 이상은 난다고 보는데요, 자율주행차가 사실 도로의 모든 상황을 일일이 다 입력해서 운행을 하는 게 아니라 일단 많이 달려보고 그걸 기초로 인공지능이 그때그때 판단을 해야 되는 겁니다.

데이터를 쌓는데 걸리는 절대적인 시간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지금 격차는 사실 작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많이 큰 것 같은데요, 아직 일본에서도 사업 모델로 이게 적당한지 시험하는 단계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런데 사업 모델로 따지면 사실 트럭 부분이 더 유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기자>

네, 지난주에 우리나라에서도 트럭을 가지고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에 성공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만약 자율주행 기술이 이쪽으로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물류에 엄청나게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시험 주행 구간은 의왕하고 인천 사이 40km 구간이었고요, 1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고속도로가 일직선으로 쭉 뻗어 있는 건 아니잖아요.

지금 기술로는 고속도로 곡선 구간 정도는 핸들이 저절로 돌면서 방향을 잡고 앞차하고 거리도 잘 유지합니다. 다만 아직 요금소나 분기점에서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정도고요.

그런데 이 분야가 잠재력이 크다는 건 여러 대 묶어서 달리는 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시는 건 볼보가 실험했던 영상인데요, 여기도 시험 영상이긴 하지만, 이런 형태로 운송 형태가 바뀐다는 거예요.

지금 화면에는 3대만 보이지만 뒤로 10대 20대 계속 붙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차들이 운전자 없이 다닥다닥 붙어서 저절로 움직인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런 걸 플래투닝이라고 하는데 중간에 휴게소 갈 필요도 없죠. 급출발 급정거 안 하니까 길 안 막히고 연료 적게 들고 환경도 좋아집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화물 수송에서는 도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이렇게 바뀌면 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겁니다.

<앵커>

택시도 그렇고 트럭도 그렇고 이렇게 되면 AI에 일자리 뺏기게 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 안 할 수가 없는데요.

<기자>

네, 사실 어쩌면 기술로 저런 게 되느냐, 안되느냐 보다는 그런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앞에서 택시 영업 일본에서 실험하는 사례 말씀드렸는데 거긴 지금 택시기사가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실험도 가능했던 측면도 있고요.

우버라는 앱 들어보셨을 겁니다. 내 차로 사람 태워주고 돈 받는 건데요, 처음엔 이게 카풀이나 차량 공유 개념으로 정착할 줄 알았죠.

그런데 이걸 전업으로 하는 우버 기사들이 많아지고 수입이 줄어든 택시기사들이 목숨을 끊는 일들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달 초에 뉴욕에서 처음으로 우버 신규 등록을 한시적으로 중단시켰습니다. 이것도 굉장히 의미가 있는 사건이에요. 원래 혁신이 일어나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반드시 생깁니다.

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생산이 늘고 일자리도 늘 수 있지만, 택시 운전하시던 분이 갑자기 인공지능 연구하는 스타트업에 들어갈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그렇다고 혁신을 거부한다는 건 내가 "안 할래요." 해서 안 되는 것도 아니거든요. 산업혁명 때 노동자들이 일자리 뺏긴다고 기계들 부쉈는데 결국에는 잠깐이었고 큰 흐름은 거스를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각종 새로운 서비스들이 이런저런 이해관계와 규제 때문에 많이 막혀 있는데요, 새로운 걸 아예 시도도 못 해 보게 하는 건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이런 논란이 앞으로 여러 군데서 일어날 텐데 이걸 논의하고 해결하는 연습을 정부와 사회가 빨리 시작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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