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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끝까지판다②] 석유공사, 쿠르드 장관 한마디에 1,100억 내줬다

<앵커>

10년을 투자하고도 아무것도 못 챙긴 석유공사는 처음부터 쿠르드 정부에 끌려다녔습니다. 심지어 쿠르드 정부 장관 말 한마디에 현금 1천100억 원을 주기도 했는데, 이 돈은 어디로 갔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어서 장훈경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2008년 9월, 석유공사와 쿠르드 자치정부의 유전 개발 협약식입니다.

쿠르드 총리 옆에서 서명한 인물은 하우라미 천연자원부 장관입니다.

[하우라미/쿠르드 천연자원부 장관 : 우리는 한국의 재능을 원합니다. 쿠르드에 와서 지원을 해주면 우리는 에너지를 공급해줄 것입니다.]

하우라미 장관은 2012년 석유공사에 현금 1억 달러, 우리 돈 1천100억 원을 요구했습니다.

쿠르드에서 일하는 한국 건설업체에 공사대금으로 줄 돈이라고 했습니다.

문제는 이 업체가 석유공사 계약과는 무관하다는 겁니다.

게다가 계약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공사비를 건설 업체에 직접 줘야 했습니다.

석유공사는 결국 규정에 없던 추가 건설비라는 항목을 만들어 업체가 아닌 쿠르드 정부에 현금 1억 달러를 건넸습니다.

[석유공사 관계자 : (쿠르드 정부에 준) 1억 달러가 (실제 한국) 건설사로 들어갔는지는 저희로서는 알 수가 없을 것같아요.]

석유공사 개혁위원회는 지급요청서 같은 문서 한 장 받지 않고 쿠르드 정부 장관 말만 듣고 현금을 넘긴 것은 문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SBS 보도 이후 석유공사의 상황을 점검한 이훈 의원은 공사가 사업 기간 내내 쿠르드 정부에 끌려다녔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훈/국회 산업위 위원 (더불어민주당) : 왜 (계약) 과정에 대해서 꼼꼼하게 체크하지 못했는지 지금 그 후유증을, 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상황입니다.]

석유공사는 취재가 시작되자 쿠르드 계약 담당 팀장을 10년 만에 인사조치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화면제공 : RUDAW TV·NRT,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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