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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눈에 띄는 "신규택지 개발"…집값 안정효과 있을까?

<앵커>

친절한 경제 한승구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어제(27일) 정부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 시장이나 전문가들 평가가 좀 어떻습니까?

<기자>

구체적인 내용은 잠시 뒤에 리포트에서 전해드리기로 하고요. 다만 어제 발표 직전에 취재기자에게 내용을 전달받았을 때 가장 눈에 확 들어왔던 것은 신규 택지 개발이었습니다.

사실 투기지역이나 투기 과열지역 새로 지정하는 건 예상됐던 부분이고 수요를 줄이겠다는 정책입니다.

투기 수요를 줄여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건 이 정부의 일관적인 방향이었고 그런데 사실 투기 지역이라고 그동안 집값이 안 오른 것도 아니었거든요.

오히려 대출 규제가 세게 들어가면서 현금 들고 있는 부자들만 계속 집을 살 수 있고 실수요자들 부담은 더 커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도권 주변에 14군데를 추가로 개발하겠다는 건 집값 상승은 투기 세력 때문이라는 그동안 정부 입장과는 조금 달라 보입니다. 물론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어제도 수도권 주택 공급은 이미 충분하다고 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집값 안정시키겠다고 발표하면서 공급 부분을 포함시켰다는 건 "우리 집 더 지을 거니까 지금 당장 안 사면 못 살 것처럼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라는 신호를 준 거죠.

이미 다주택자들 꽁꽁 묶어놓은 상황에서 지금 집값이 올라가는 건 전부 투기세력 때문만은 아니라고 해석을 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앵커>

언제 어디에다가 얼마나 지어질 거냐, 이런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조간신문들은 경기 하남, 고양시 이런 데를 꼽은 데가 있네요.

<기자>

그렇게 쓴 곳도 있더라고요. 일단 14군데에서 24만 2천 가구 정도가 공급이 될 겁니다. 지자체하고 협의를 해서 다음 달부터 가능하면 바로 발표하겠다고 합니다.

매수자들 심리를 안정시키려면 입지 선정이라든가 개발 상황이라든가 이런 걸 시기 적절하게 꾸준히 알려야 할 겁니다.

제일 중요한 건 입지, 어디다 짓느냐 겠죠. 어제 통계청에서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가 나왔는데 이 통계를 같이 봐야 됩니다.

지금 수도권 인구가 2천552만 명입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49.6%가 수도권에 삽니다. 이 비율은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습니다.

서울 인구가 조금씩 줄고 있긴 한데, 가구 수는 안 줄어듭니다. 1, 2인 가구 늘면서 주택 수요는 늘어나고 있거든요.

지역 균형 발전이 정말 중요하지만 지금 사는 사람들은 직장, 학교, 각종 인프라들 잘 돼 있는 곳에 몰릴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입지라는 게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데 더 짓든가 아니면 주변 여건을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게 만들든가 두 가지겠죠. 기왕에 공급을 하겠다면 이런 점을 확실하게 염두에 두고 정해야 할 겁니다.

어쨌든 공급 대책이 눈에 띄어서 길게 말씀드렸습니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아직 남아있고 투기지역 지정은 이미 오른 집값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아서 벌써 추가 대책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집값 안정효과가 있어야 될 텐데, 사실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다는 그런 인식은 사회적으로도 굉장히 큰 비용이 들어가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어제 굉장히 저희가 많은 시민분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는데 잠깐 보고 가시죠.

[문홍균/경기 안산시 : 돈을 모아서 아파트를 과연 서울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사실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고요.]

[박현미/서울 마포구 : 2년 뒤 정도 생각하고 있죠. 너무 많이 올라서 제가 가고 싶은 지역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보시면 다 젊은 분들이죠. 집을 가질 거란 희망이 꺾이고 내가 과연 집을 살 수 있을까 자포자기하고 집을 더 일찍 갖지 못한 데서 오는 박탈감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그냥 기분 나쁘고 끝날 문제가 아니고요. 사회 활력이나 사회 통합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자산 양극화가 굳어졌을 때 오는 갈등을 조정하는 것도 전부 사회적 비용이고요. 경제적으로 봤을 때도 잠재 성장률이 떨어진다는 연구가 이미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아까 인구조사 말씀 잠깐 드렸습니다만, 15세부터 64세까지 생산연령인구가 처음으로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한 명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혼하고 애 낳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집이거든요.

당장 집을 산다는 게 아니라 언제쯤이면 살 수 있겠다라는 기대라도 있어야 된다는 거죠. 어느 면으로 보나 집값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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