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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아빠가 메달 생각하지 말랬는데"…여서정이 날았다, 여자 체조 32년 만의 금메달

[리포트+] "아빠가 메달 생각하지 말랬는데"…여서정이 날았다, 여자 체조 32년 만의 금메달
아버지를 보며 꿈을 키워온 소녀가 있었습니다. 16살의 소녀는 2018 아시안게임 여자 기계체조 도마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어제(23일) 자카르타 국제 전시장 체조장에서 열린 여자 도마 결선에서 여서정 선수는 완벽한 착지를 선보이며 1, 2차 시기 평균 14.387점으로 우승했습니다.

한국 여자 기계체조는 여서정 선수의 활약으로 1986년 이후 '3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값진 결과를 수확했습니다. 여서정 선수는 원조 '도마의 신'으로 불리는 여홍철 교수의 딸인데요. 1994년 히로시마, 1998년 방콕 등 두 차례 아시안게임 남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따낸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체조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 아시안게임 첫 출전에서 金…최고점의 '고난도 기술'로 날아오른 여서정

여서정 선수는 시니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16살이 되자마자 처음으로 출전한 아시안게임을 평정하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어제 예선 1위로 결선 무대를 밟은 여서정 선수는 8번째로 연기에 나섰습니다. 여서정 선수는 1차 시기에서 출전 선수 8명 가운데 가장 어려운 기술을 시도하며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한 바퀴 반을 비트는 기술인데 착지 때 한 발이 뒤로 밀리긴 했지만,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2차 시기에서는 한 단계 낮은 난도의 기술을 무난하게 구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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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차 시기 평균에서 올림픽에 7번이나 출전한 우즈베키스탄의 베테랑 선수 옥사나 추소비티나를 0.1점 차로 제치고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여서정 선수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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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이 나보다 훨씬 잘한다"…경기 끝나자 눈물 보인 여홍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체조를 시작한 여서정 선수는 아버지 여홍철 교수와 여자 기계체조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어머니 김채은 씨의 운동 신경을 물려받았습니다. 여서정 선수의 주특기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활약했던 도마 종목입니다. 이정식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 감독은 "여서정 선수는 도마에 필요한 탄력과 순발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습니다.

여서정 선수는 중학생 때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전국 소년체전 중등부에서 금메달 11개를 획득했고, 특히 도마 종목에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우승하는 등 대한민국 여자 체조계의 유망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3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나이 많은 선배들을 제치고 개인종합 종목 합산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아빠의 대를 이어 같은 경기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이라는 '부전여전'의 진기록을 세운 여서정 선수. 여홍철 교수는 "서정이가 어렸을 적 출전한 첫 대회부터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기술을 잘 펼쳤다"며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 나보다 훨씬 실전에서 잘하는 것 같다"고 딸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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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림픽 금메달 따겠다"…여서정의 금빛 착지 올림픽 바라본다

여서정 선수의 다음 목표는 2020 도쿄 올림픽입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확정된 이후 인터뷰에서 여서정 선수는 도쿄올림픽 금메달도 아버지 목에 걸어 드리겠다는 포부를 전했는데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종목에서 당시 여홍철 선수는 고난도 공중 연기 후 착지 과정에서 하체가 흔들리며 안타깝게 금메달을 놓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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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서정 선수의 거침없는 도약, 아버지의 바람처럼 부상 없이 다가올 무대에서도 금빛 착지를 선보이길 기대합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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