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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노후보장 vs 기금안정…국민연금 두 마리 토끼 잡으려면?"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8월 17일 (금)
■ 대담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국민연금 재정계산 제도발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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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그 해 걷힌 금액에서 해결하는 방법 있어
- 후세대 부담 줄이기 위해선 지금부터 고민해야
- 국민연금 수급 연령 늦추는 것, 검토했던 여러 가지 방안 중 하나
- 가입 기간 늘어나면 수급 금액도 증가할 수 있어
- 국민연금 개편, 소득대체율 인상방안도 검토.. 추가부담은 불가피한 상황
- 2060년, 국민연금 내는 사람보다 수급자가 더 많아질 것
- 국민연금 개편 문제…세대 간 갈등 우려
- 국민연금 없으면 노인빈곤율 50% 이상 올라가
- 기금은 하나의 도구, 기금 없다고 연금제도 망하는 것 아냐


▷ 김성준/진행자:

국민연금 제도가 현재대로 유지될 경우에 오는 2057년에는 기금이 아예 소진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여러 가지 요인이 국민연금 재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개편이 불가피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 정부 자문단이 2개 안을 제시했고 보건복지부가 다음 달까지 정부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국민연금 재정계산 제도발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해식 박사 전화로 연결해서 구체적인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정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아주 그냥 기본적으로 우리가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부터 시작하자면요. 오는 2057년에 기금이 진짜 고갈이 돼버리면. 그러면 2058년부터는 국민연금 못 받게 되는 겁니까?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우리가 기금을 어떻게 봐야 되는지 생각해봐야 하는데. 기금은 현재 세대가 미래 세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 적립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금이 소진되더라도 부과 방식으로 당해 지출을 당해에 걷어서 지출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다만 이번 재정 계산은 2057년 이후에 후세대들의 지출 부담이 너무 크니까. 점차 어느 정도 우리가 후세대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느냐. 이것을 어느 정도 속도로 또 얼마만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사회적 논의를 하기 위한 하나의 단초, 증거 자료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여기서 잠깐 조금 이해를 돕기 위해서 정리를 하자면. 기금이 고갈된다 하더라도 부과 방식이라는 것은 다시 말해서 그 해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낸 사람들 것을 다 모아서 그 해 국민연금 받아야 될 사람들에게 나눠준다는 말씀이죠.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그렇죠. 그렇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제도는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나 액수는 굉장히 줄어들겠죠.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우리가 액수를 안 줄이기 위해서, 또 그 후세대 부담이 너무 커지는 거죠. 지금 받는 만큼 받으면. 그래서 어느 정도 미리 지금부터 얼마만큼 낼 것인지를 조금 고민해보자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가장 논란이 됐던 것 중 하나가. 수급연령, 다시 말해서 연금을 다 내고 나서 나중에 받기 시작하는 나이를 68세로 늦추자. 이것 가지고 연금 받을 때 되시는 분들이 무슨 소리냐, 68세면 그러면 60세까지 있다가 은퇴해도 8년을 뭘 먹고 살라는 얘기냐. 이런 걱정들이 많았던 말입니다. 그래서 선진국 같은 경우에 가입연령과 수급연령을 일치시키자. 이런 얘기도 있다고 하던데. 이게 어떻게 되는 건가요?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2057년, 2060년쯤 돼서 후세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 있겠습니다만. 다 줄이면 딱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말씀하셨던 것처럼 받는 사람 급여를 줄이는 방법이 있겠고. 또 하나는 내는 사람이 더 많이 내는 방법이 있는데. 이미 내는 사람들이 충분히 많이 낼 것이라고 예상이 되니 이것을 더 할 수는 없으니 받는 것을 좀 줄여보자. 받는 것을 줄이는 방법이 수급연령을 뒤로 늦추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이게 위원회가 검토했던 여러 가지 안 중 하나인데. 이게 그것만 꼭 집어서 보도가 된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고요. 우리가 수급연령을 높이자는 것은 받는 시기를 늦춰서 급여 지출을 줄이는 것이고. 거꾸로 가입연령을 높이는 것은 내는 사람을 더 많이 하자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더 오래 내게 하자는 말씀이신 것이로군요.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그렇죠. 먼 미래 20명이 내야 될 것을 1명을 더 얹어서 21명이 내자고 하면 부담이 좀 줄어들겠죠. 그리고 우리 연금 제도는 이미 98년에 법 개정을 해서 수급 연령을 65세로 2033년까지 바꾸기로 한 것이고. 이것을 더 나중에 한 번 더 고민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정도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내자, 60세를 넘어서 수급연령까지 맞춰서 내자는 것은 내는 사람을 늘리자는 것이고. 다만 소득이 있을 경우에만 내자는 것이고. 이렇게 더 내시는 분은 가입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로 받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더 늘어나게 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늘어날 수 있고요.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우리가 부담을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규모를 서로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방법들을 여러 가지로 찾아봤던 것 중 하나의 안이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오늘 정부 자문단이 제시한 안으로 넘어가서요. 두 가지 안을 냈다고 하는데. 그 두 가지 안의 핵심이 어떤지 간단히 설명 좀 해주시겠습니까?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첫 번째 안은 소위 가안이라고 소개가 된 것인데. 그것은 현재 국민연금 수준이 너무 낮으니까. 받는 금액, 소득대체율을 높이자는 겁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보험률을 좀 조정해 보자는 게 첫 번째 안이고.

▷ 김성준/진행자:

소득대체율을 높이자는 겁니까, 지금 상태로 유지하자는 게 아니고요.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지금 상태가 우리가 45%로 되어있는데. 이게 2028년까지 40%로 점점 낮아지게 돼 있습니다. 이것을 45%로 유지하자는 건데. 재정적인 관점에서는 40%를 보고 재정을 설계해놨기 때문에 45%로 유지하자고 하면 높이자는 말로도 해석이 됩니다. 이것은 전문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다른 하나의 안은 국민연금은 낮다고 해도 기초연금이나 퇴직연금이 있으니까. 또 보험료를 올리기도 쉽지 않으니 소득대체율을 그대로 두자. 이게 핵심 내용인데. 이 두 가지 안 모두 후세대가 어느 정도 부담이 너무 커질 수 있는 것에 대한 경계를 하고. 그래서 추가 부담을 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를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1안이든 2안이든 추가 부담은 불가피한 것이고요.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그렇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안은 장래 30년 동안 계속해서 기금이 있을 정도의 유지를 하자는 겁니다. 30년이고. 두 번째 안은 향후 70년 동안 기금이 있게 하자. 70년 동안 기금이 있는데 그래도 부족하면 수급연령도 좀 조정해 보고. 또 받는 급여도 좀 조정해보자는 겁니다. 그러니까 두 번째 안은 보험료율을 대체적으로 고정하는 것이고. 첫 번째 안은 보험료율이 나중에는 더 높아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해서 후세대 부담을 어떻게 경감할지를 서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제가 얼핏 느끼기에 당장 상황에서 손익을 생각한다면. 보험료율을 올리는 정도에 따라서 현재 세대 같은 경우에 불만이 많을 것이고요. 내가 돈을 많이 내야 하니까. 그리고 소득대체율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생각하면 지금 은퇴하는 세대들은 좋아할 것이고. 참 서로 세대 갈등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이게 우리가 연금 제도는 여러 가지 노후 소득 보장 중에. 국민연금 제도는 여러 가지 노후 소득 보장 제도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까 이게 누가 이익이고, 누가 손해냐. 이것은 국민연금만 생각하면 그렇게 계산이 될 수 있는데. 이게 우리가 2060년 정도 되는 사이에는 어떤 사회냐면. 보험료를 낼 수 있는 사람보다 급여를 받아가는 사람이 더 많은 사회거든요. 그 사회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냐는 것을 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뭐냐면 예를 들어 국민연금 지금 소득대체율을 조금 낮춘다고 하면. 2060년에 가서 보면 가난한 노인들이 되게 많아질 겁니다.

가난한 노인이 많아지면 우리 사회가, 이 복지 국가 사회가 그 노인 분들을 그냥 둘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든 지금 기초연금을 더 늘린다든지, 기초생활보장제도 같은 것을 통해 더 급여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 때 가서 후세대들이 또 다른 형태의 부담을 하게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조금 더 내더라도 후세대 부담을 줄여줄 것이냐. 이런 종합적인 구도 하에서 보면. 누가 불리하다, 불리하지 않다는 것은 이 인구 구조 안에서 설계되는 문제라고 보셔야 됩니다. 그래서 이게 항상 세대 간 갈등의 소지로 갈 것을 가장 위원회도 염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조정하기로 하는 거죠.

간단한 계산을 해봤는데. 국민연금 급여를, 우리가 국민연금이 없다고 하면 노인빈곤율이 어느 정도 되느냐. 지금 당장 노인빈곤율이 50% 이상 올라갑니다. 이미 우리나라 기초연금을 해도 노인빈곤율이 OECD 최고라고 하는데. 국민연금마저도 없다고 하면 더 많게 되는 것이고. 그러면 더 많은 부담들, 그 부담을 어느 세대든 해야 되는 것이라서. 저는 개인적으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게 맞는다는 입장에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쨌든, 어떤 방안이든 간에 결과적으로 지금 9%로 묶여있는 보험료는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봐야겠네요.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그렇습니다. 다만 그 시기를 언제 할 것이냐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국민연금은 후세대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기금을 쌓고 있는데. 2057년까지 기금이 쌓여있는데. 이게 더 쌓여야 되느냐, 더 많이 쌓아야 되느냐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고령화의 영향이 크다 보니까.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더 쌓아야 되는구나 계산이 나오는 게 재정 계산의 결과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요. 이번에도 또 많은 청취자 여러분들,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던 게 무엇이냐면.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이 지금 1%도 안 된다. 작년까지만 해도 7%였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 도대체 운용 어떻게 한 것이냐. 이런 볼멘 목소리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이것은 어떻게 봐야 됩니까?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기금은 국민연금 제도를 운영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입니다. 여러 가지 도구 중에 후세대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운영 도구인데. 이 기금은 2057년까지 계속해서 있을 제도입니다. 그래서 어느 한 해에 기금 수익률이 낮다고 봐서 문제라고 지적할 수는 없고. 약간 주식 투자 보면 장기 투자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될 문제입니다. 우리가 호미가 부러졌다고 농사를 안 지을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기금이 수익률이 좀 낮다고 하더라도 이게 내년이 되면 높아질 수 있고 이런 것이고. 또 하나 우리가 꼭 주목해야 할 문제가. 기금은 하나의 도구입니다. 기금이 없다고 해서 연금 제도가 망하는 것도 아니고. 다만 기금 수익률이 높아지면 우리가 원래 상정했던 수익의 부담률보다 조금 낮은 부담률을 할 수 있겠죠. 그래서 기금이 잘 작동하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만 잘 작동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세대 간의 합의 등을 통해 연금 제도를 어떻게 운영할지 설계를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참 어느 정책보다도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정책 아닌가 싶고 참 고민스럽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해식 박사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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