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 좁게 해석…침묵 강요하는 판결" 여성단체 반발

<앵커>

피해자 쪽을 지원했던 여성단체들은 재판부가 잘못된 판결을 내렸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판결이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여성계 반응은 박재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무죄 판결이 선고된 직후 김지은 씨를 지원해온 여성단체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한다.]

규탄의 대상은 재판부가 위력의 개념을 너무 엄격하고 좁게 해석했다는 겁니다.

도지사라는 위력만으로도 김지은 씨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었는데 재판부가 그런 상황을 폭넓게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 : 구체적인 현실을 들여다봐야 하는 건 사법부의 몫입니다. 위력이 무엇인가,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는 어떻게 교묘하게 (일어나는가)]

여성계는 김지은 씨가 권력자를 보좌하는 여성 노동자로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힘든 상황이었는데도, 재판부가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합니다.

또, 유무형의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포괄적으로 인정한 판례가 나오고 있는데 재판부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김미순/천주교성폭력상담소 소장 : 성폭력 사건이 사회적으로 변화한다면서 변화의 시기를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성단체들은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판결이라고 비판하면서 대법원까지 계속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서진호,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