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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얼음 천궁', 평창 하늘 지켰다

[취재파일] '얼음 천궁', 평창 하늘 지켰다
최신예 국산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입니다. 얼핏 보면 오래된 사진 같기도 하고 특수 효과를 입힌 것도 같은데 혹한 속에 꽁꽁 얼어붙은 천궁의 모습입니다. 공군 2여단 8930부대는 작년 9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폐막할 때까지 7개월 동안 천궁 포대로 평창 일대 하늘을 지키는 '중첩-집중 방공작전'을 펼쳤습니다. 강원 지역의 기존 방공망에 더해 평창의 하늘을 이중으로 방어한 겁니다. 그들의 지난겨울 희생과 노고를 보면 지긋지긋한 폭염 나기가 좀 수월해질 것 같습니다.
[취재파일] '얼음 천궁', 평창 하늘 지켰다
동계올림픽 기간 평창은 참 추웠습니다. 게다가 천궁 포대가 설치된 곳은 평창에서도 고지대였습니다. 영하 20도는 보통이었고 초속 25m에 달하는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40~50도까지도 쉽게 떨어졌습니다. 꽁꽁 언 천궁의 뒷모습이 악천후를 웅변합니다. 이런 악조건에서 천궁의 성능을 완벽하게 유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취재파일] '얼음 천궁', 평창 하늘 지켰다
육군 전방 부대야 눈에 이골이 났겠지만 공군에게 50cm 이상 적설량은 낯설었습니다. 그렇다고 천궁이 얼어 작동 불능 상태에 놓이게 할 수는 없는 일. 공군 8930부대원들은 난생처음 겪는 추위 속에 천궁을 덮은 얼음을 녹였고 눈을 치웠습니다. 언제든 천궁을 발사할 태세를 갖추기 위해 얼음 녹이는 작업은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했습니다.
[취재파일] '얼음 천궁', 평창 하늘 지켰다
천궁은 2000년 개발을 시작해 2016년부터 실전배치되고 있습니다. 천궁 포대는 다기능레이더, 교전통제소, 발전장비, 미사일 적재기, 발사대 등으로 구성됩니다. 다기능 레이더는 고도 10km 이상에서도 공중 목표물 40개 이상을 추적해 수개를 동시에 요격할 수 있습니다. 요격 미사일의 비행 속도는 마하 5입니다. 천궁의 성능을 개량하는 철매-Ⅱ 사업을 통해 중거리 요격 체계 M-SAM이 개발됐습니다. 8930부대장 이주형 소령은 "작전 기간 올림픽 분위기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면서도 "올림픽이 열리는 현장 앞에서 군인으로서 올림픽 방어작전 임무를 수행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파일] '얼음 천궁', 평창 하늘 지켰다
공군만이 아니었습니다. 육군과 해병대 장병들도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평창의 높은 산에 배치돼 있었습니다. 육군 특공연대와 해병대 특수수색대는 경기장 인근 산악 지역에서 경계와 감시 작전을 묵묵히 펼쳤습니다. 이들의 활동은 올림픽 열기와 남북 화해 분위기를 해칠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추운 겨울을 가장 춥게 보낸 그들은 지금 더운 군복 입고 무더운 여름을 나고 있습니다.

(사진=국방홍보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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