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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9·9절 열병식 D-29…'미사일 가림막' 등장

[취재파일] 北 9·9절 열병식 D-29…'미사일 가림막' 등장
북한의 정권 수립일은 1948년 9월 9일입니다. 9·9절이라고 부르며 크게 기념합니다. 다음 달 9일은 70주년 9·9절이 됩니다. 5년, 10년씩 꺾어지는 이른바 정주년에는 특히 행사를 성대하게 치릅니다. 북한은 70주년 9·9절을 맞아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김일성 광장 열병식을 하게 되면 한두 달 전부터 티가 납니다. 김일성 광장에서 약 7km 남쪽 미림 비행장에서 병력과 화력을 모아놓고 연습을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주부터 미림 비행장에 병력과 각종 지상 화력들이 집결하는 모습이 한미 군 당국에 포착됐습니다.

관건은 북미가 비핵화 협상을 벌이는 지금 국면에서 북한이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들이미느냐입니다. ICBM은 핵탄두를 장착해 미국 대륙을 직격할 수 있는 비핵화의 제1 타깃입니다. 열병식에 나오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의심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미사일을 탑재한 발사차량이 식별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사일 발사차량을 서방 정찰위성으로부터 숨겨놓기 위해 설치하는 가림막이 미림 비행장에서 식별됐습니다. 북한이 열병식에 미사일을 내놓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북한이 가림막을 치고 비핵화 수 싸움에 들어섰습니다.

● 겨울 가림막보다 작아진 여름 가림막

일본의 북한 전문가 타라오 구씨가 오늘(10일) 상업위성에서 7월 말 촬영한 미림 비행장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주목할 지점은 미림 비행장 북동쪽 공터입니다. 북한은 통상 이곳에 가림막을 치고 열병식에 참가하는 미사일 발사차량들을 숨겨둡니다.

타라오 구씨가 공개한 위성 사진을 보면 가림막이 'ㅗ'자형으로 설치됐습니다. 미사일 발사차량 은닉을 위한 전형적인 대형입니다. 그런데 규모가 좀 줄었습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책임분석관이 지난 2월 8일 북한 건군절 열병식 때 설치됐던 미림 비행장 가림막과 비교해 보니 가로·세로 모두 30m 정도 짧아졌습니다.
(사진=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제공)
신종우 책임분석관은 "가림막의 크기로 볼 때 일단 열병식에 등장할 미사일의 양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질이 문제입니다. 가로로 160m, 세로로 80m 길이로 세워진 가림막 안에는 ICBM 발사차량 여러 대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신종우 책임 분석관은 "북한이 질적으로 향상된 미사일 실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며 "신형 단거리 미사일은 기본으로 나올 테고 ICBM이나 중거리 미사일도 등장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체제 결속을 위해서라도 대대적인 열병식을 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금의 북미 대화 국면이 굴복이 아니라 투쟁을 통해 얻어낸 것이라고 북한은 선전하고 있다"며 "특히 정권 창립 70주년인 2018년 열병식은 대형 미사일을 공개하는 대규모 행사로 치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 평소대로 하는 북한

북한은 열병식도 열병식대로 할뿐 아니라 훈련도, 신무기 개발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군 관계자는 "북한 특수전 부대의 해상·공중·지상 침투 훈련 활동이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침투 훈련 장소도 접경 지역 즉 최전방의 육지와 서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판문점 선언을 통해 비무장지대 DMZ와 서해 북방한계선 NLL의 평화지대화 추진을 약속해 놓고 DMZ와 NLL 근처에서 불장난을 하는 셈입니다.
김정은의 청진 조선소 시찰과, 청진 앞바다의 VSV
북한은 방사포, 자주포 등 각종 포의 사격 훈련도 다른 해와 다름없이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포 사격 훈련을 자제하는 남측과는 대비되는 장면입니다.

김정은은 지난달 새로 개발한 함정의 시험 운항을 참관하기도 했습니다. 파도 관통형 고속정(VSV·Very Slender Vessel)이었습니다. 3년 전에 파도 관통형 고속정을 만들어 실전 배치하더니 또 업그레이드된 고속정을 선보인 겁니다. 파도 관통형 고속정 역시 NLL을 위협하는 북한 전력입니다. 북한의 최근 움직임을 보면 북미가 벌이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순항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진=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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