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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승강기 고장에 '수상'…새것으로 둔갑한 중고 부품

<앵커>

어제(8일) 발생한 엘리베이터 추락사고 구조 장면입니다. 2층에서 지하 2층까지 추락했고 영아를 포함한 8명이 30분간 갇혀 있었습니다. 조사해봤더니 승강기 로프를 끌어 올리는 도르래가 심하게 마모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승강기 사고는 하루 평균 65건 넘게 일어나고, 원인은 주로 부품 이상입니다. 그런데 SBS 취재 결과 승강기 유지 보수업체들이 중고 부품을 새것처럼 속여 쓰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게 확인됐습니다.

먼저 한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천 세대가 사는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유독 승강기가 멈추는 사고가 잦았습니다.

[이영식/입주자 대표 감사 : 너무 자주 고장 나. 그러니깐 이상하다 생각을 한거죠. 두 시간 갇혀 있어 보십시오. 얼마나 공포예요. 고쳤는데 또 발생하는 거야.]

이상하게 여긴 한 입주자가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고장 원인으로 지목된 전력공급 부품의 제조 일자를 일일이 알아봤습니다.

[채동균/입주자 대표회장 : 이 일련번호를 가지고 저희가 그 제조사에다가, ○○엘리베이터 쪽에다가 조회를 했어요.]

교체된 승강기 21대 가운데 14대에서 새 부품이라고 설치한 게 모두 중고품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0년에서 16년 전에 만들어진 부품이 새 부품으로 둔갑해 있던 겁니다.

이 주민이 따지고 들자 업체는 뒤늦게 중고부품을 새 부품인 양 갈아 끼운 사실을 실토하고 6천여만 원을 물어줬습니다.

[아파트 관리소장 : 새 거(라고 하면) 새 걸로 교체된 걸로 알고 있지 말을 안 하면.]

[승강기 유지관리 업체 대표 : 대부분 그렇게 아는 게 정상이죠. 제가 지금 뭐 인정하고 교체하려는 입장에서….]

이른바 부품 속이기는 비단 이 업체 일만은 아닙니다.

[타 유지관리업체 직원 :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는 거죠. 빈번히 발생 되는 일들인데….]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94개 아파트, 승강기 294대를 무작위로 뽑아 전력공급 부품을 조사해 봤습니다.

전체의 15%인 44대에 중고부품이 새 부품인 양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고 부품이라도 새 제품 상자에 담아가면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타 유지관리업체 직원 : 고객은 모르잖아요. 겉포장은 일단 새것처럼 보이잖아요. (고객이) 일일이 다 확인을 안 하잖아요.]

시민 안전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 뱃속만 채우려는 비양심적인 부품 속이기.

승강기 사고는 해마다 늘어 119구조대가 출동한 건수만 지난해 2만 4천 건에 달합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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