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폭염에 웃고 우는 상인들…올여름 대박 난 품목은?

<앵커>

생활 속 친절한 경제 오늘(9일)은 권애리 기자와 소비 트렌드 알아봅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이번 폭염에 우는 상인도 있고 웃는 상인도 있고 희비가 엇갈린다. 이런 얘기가 많은데 오늘 어떤 우는 상품에 대해서 먼저 소개를 해주실 건가요?

<기자>

네, 평범한 여름이 아니다 보니까 전형적인 여름 계절상품인데도 우는 품목들이 나옵니다. 그런 품목들을 먼저 좀 보면요.

먼저 생각해볼 게 돌이켜 보시면 7월 초에는 장마 있었죠. 그냥 평범하게 습하고 더웠습니다. 그러다가 중순부터 이 폭염이 조금씩 시작이 돼서 지금까지 쭉 이어지잖아요.

그러니까 재미있는 현상이 보이는데요, 여름 하면 대표적인 술 맥주죠. 그런데 국내 한 편의점 체인의 매출을 살펴봤더니 평범하게 더웠던 7월 12일까지는 맥주 신장세가 예년이랑 비슷했습니다.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14일이었거든요. 더워지기 시작한 둘째 주 주말인데 그때부터 신장세가 갑자기 반 토막 가까이 뚝 떨어집니다.

원래는 지금 그래프에서 지난 2년간 보시면 아실 수 있듯이 한여름으로 접어들면서 맥주는 더 본격적으로 잘 나가야 됩니다.

그런데 좀 늘긴 하지만, 여름에 기대한 수준이 전혀 아니고 주춤합니다. 그나마 네 캔에 1만 원 이 묶음으로 맥주 신장세가 몇 년째 꾸준한 유통업체인 편의점이 이 정도고요.

대형마트는 요새 손님 많거든요. 폭염 이후로 시원한 대형매장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서 간만에 매출이 판매 부진을 벗어나서 호조입니다.

사람 북적이는데도 지난해 여름보다 대형마트의 맥주 매출은 오히려 줄어든 곳들이 나왔습니다. 웬만큼 더우면 차갑게 식혀놓은 맥주 생각이 나지만, 너무 더우니까 마시고 좀 있으면 열이 오르는 술에는 손이 잘 안 간다는 겁니다.

<앵커>

맥주 말고도 소비가 예년 같지 않은 품목들이 꽤 있죠?

<기자>

네, 대표적으로 여름의 전형적인 인기상품 중에서 아무튼 야외에서 쓰는 용품들은 다 판매가 두드러지게 줄었습니다.

한 온라인 쇼핑 포털을 통해서 여름 계절상품 중의 대표적으로 올해 덜 찾는 품목을 뽑아봤더니 일단 펜션, 캠핑장 예약 줄었고요. 그리고 텐트, 돗자리 다 지난여름보다 확 줄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비가 돌연 지나치게 쏟아져서 강릉처럼 고생하신 곳도 있지만, 대체로는 비교적 건조하고 뜨거운 날씨만 계속돼서 지금 농작물이나 축산농가 폐사 걱정하잖아요.

모기도 비가 자주 와서 웅덩이가 많이 생겨야 개체 수가 확 늘어나는데 안 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올여름에 전기모기향을 일찍 꺼내는 놨는데 한 번도 안 틀었더라고요. 전기모기채, 모기장, 방충망 다 확실히 덜 팔리고 있습니다.

<앵커>

많이들 울었는데 반대로 오히려 여름에 소비가 폭증하는 품목들은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야외는 잘 안 나가는데 지금 도심의 호텔들은 만실돼서 예약이 어려운 곳들 많고요. 서울의 한 대형 실내유원지는 이달 들어서 20년 만에 역대 최다 방문객 기록을 연일 갈아치웠습니다.

산으로 바다로 나가는 게 아니라 그냥 집 근처 호텔이나 레지던스 실내에서 시원하게 쉬면서 휴가 간 기분만 내겠다. 놀아도 안에서 놀겠다. 이런 경향이 보입니다.

물건으로는 올해 진짜 히트한 품목이 우양산, 우산도 되고 양산도 되는 가리개입니다. 양산이 사실 짐 되고 해서 챙겨 들기 쉽지 않은 물건인데 요즘 정말 늘었습니다.

이 쇼핑 포털에서만 소비가 850% 폭증했고요. 그 외에 많이 늘어난 순서대로 봤더니 냉수 매트, 아이스크림 쿠폰, 에어컨, 그리고 아까 보신 그래프에는 없지만, 냉풍기와 써큘레이터, 커피 쿠폰 매출도 급증했습니다.

또 재밌는 게 아까 밖에서 쓰는 진짜 텐트는 소비 줄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아이들 있는 집에서 밖에서 캠핑하는 기분 내도록 거실 같은 데 많이 쳐주는 이른바 인디언 텐트, 삼각형 티피텐트 있죠. 이건 요즘 잘 팔립니다.

음식 배달 급증했고요. 안 그래도 계속 늘고 있는 온라인 쇼핑 비중은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입니다. 아까 잠깐 말씀드렸지만, 대형마트와 백화점, 복합쇼핑몰, 이런 데들은 요새 피서형 손님이 몰려서 요즘 잘 됩니다. 걸어 들어가는 길거리 작은 가게들이 요즘 많이 어렵다고 토로하시는 거와 굉장히 대조적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