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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文 대통령, 왜 은산분리 완화 카드 꺼냈나?"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8월 8일 (수)
■ 대담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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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산분리 완화, 대선공약 정면 파기하는 것
- 인터넷전문은행, 점포 줄이고 사람 줄이는 추세
- 산업자본의 힘 과소평가하면 안 돼
- 은산분리 완화, 고용촉진정책 아냐…실익 없는 정책
- 케이뱅크, 설립 이후 분기마다 약 200억 원 당기순손실
- 인가 신청 당시 1700억 증자 가능하다고 얘기
- 은산분리 안 돼서 못 한다는 말은 인가요건 거짓말밖에 안 돼



▷ 김성준/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이 은산분리 규제를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 예외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이런 입장을 밝힌 뒤에 앞서도 전해드렸습니다만 여야가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할 정도로 진전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오히려 여권 내부, 또는 여권 지지층에서 대선 공약 파괴하는 것이냐. 산업자본이 은행 지배를 못 하게 하는 원칙을 훼손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 논란의 쟁점, 전성인 홍익대 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이것은 은산분리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일단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인데. 구체적인 내용을 우선 간단히 말씀해주시고 진행을 해보죠.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우선 현행 은행법 상 대기업과 같은 산업자본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보통주 은행 주식을 4%까지만 가질 수 있는데. 이것을 34% 또는 50%까지 늘리는 안을 두고 특례법을 만들겠다. 오늘 이렇게 발표가 된 것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은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의결권 주식은 4% 이하, 그 다음에 의결권이 없는 주식을 포함한 전체 최대는 10%까지 가질 수 있는 거죠.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네.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은 이 인터넷은행 산업이라는 게 혁신 성장, 일자리 만들기. 이런 쪽에 굉장히 절실하기 때문에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 이렇게 설명을 했거든요. 교수님은 이 부분에서 동의하십니까?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저는 동의하기 어렵고요. 이것은 명시적으로 본인의 대선 공약을 정면으로 파괴하는 것이고. 생산성 향상이나 일자리 증가와 관련해서도 의문점이 많이 있습니다. 은행 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리면 좋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수 없겠죠. 문제는 인터넷전문은행, 또 그것을 산업자본이 소유해야 비로소 은행 산업의 생산성이 늘어나고 일자리가 늘어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은행 산업의 생산성 높이려면 통상 컨설턴트들은 점포 줄이고 사람 잘라라.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실제로 그게 진행이 되고 있죠.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네. 그래야 1인당 생산성이 올라가기 때문인데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씨티은행 같은 경우 그렇게 추진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업 모델이라는 게 이런 형태의 점포 줄이고, 사람을 자르고, 비대면 업무를 하는 것을 극단까지 추구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모델에서 일자리가 늘어나겠습니까? 이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고 논리적 서커스에 불과하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사실 기본적으로 지금 말씀하신 부분과 관련해서. 은행이 결국 대기업의 사금고가 되는 게 문제기 때문에 은산분리라는 게 존재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문 대통령이 얘기했던 인터넷전문은행 산업이 혁신 성장이나 일자리 만드는 데에 큰 도움이 안 된다 하더라도. 어쨌든 이런 규제 완화가 안전장치를 잘 만들어서, 은행이 대기업의 사금고가 되지 않도록 한다면 큰 문제는 없는 것 아닌가요?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우선 실익이 없는데 모험을 감수해보자는 것은 은행업이 보험자본이 영업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행태를 발목 잡는,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요. 설사 사금고로 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강화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산업자본이 가진 힘을 과소평가하거나 또는 일부러 무시하는 데에서 나오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런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듯이 산업자본은 이미 사실상 용도가 폐기돼서 쓰레기통에 들어가 버린 은산분리 규제 완화 정책을. 먼지를 떨구고 세탁을 해서 문재인 대통령 앞세우고 오늘 국회를 당당히 통과하겠다. 이렇게 각 당 지도부까지 영향력을 미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 과정에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공약 뒤집고, 민주당은 기존 당론을 꺾었거든요. 이런 힘을 가진 게 산업자본인데. 이런 산업자본이 특례법에 있는 자산 운용 규제 하나 나중에 못 바꾸겠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것을 했으니까 괜찮다는 것은 정말로 현실을 너무나 간단하게 보는 주장에 불과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지금의 청와대가. 어느 정부보다 산업자본의 힘에 대해서 훨씬 인식을 높게 갖고 있을 것이고요. 그런 부담도 분명히 있을 텐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공약 파기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강행하려는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저도 그 부분을 여러 번 생각해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도대체 왜 이것을 하고 있는지. 주변에 있는 분들과 얘기를 해봐도, 언론에 계신 분들과 얘기를 해봐도 사석에서 도대체 이것 왜 하는 것이냐, 자기도 모르겠다. 까놓고 말해서 고용 촉진 정책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마음속으로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이거든요. 왜냐하면 이것 하다가 잘못해서 기존 은행이 점포 줄이고 사람 자르면 어떻게 할 것이냐. 이것부터 걱정해야 할 텐데. 도대체 누가 대통령에게 당신의 대선 공약 포기하고 이런 일에 앞장서라.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람의 동기는 무엇일까. 저도 대단히 궁금하고요.

한 가지 현상적으로 짚이는 부분은 케이뱅크 인허가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많았는데. 그러한 정책 실패를 은폐하기 위해서다. 특히 금융위나 KT 쪽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서,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서 이런 것을 하는 게 아니냐. 이런 전망도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 다만 그것이 대통령을 앞세워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도로 급박하고 중대한 사안이냐는 점에서는 조금 의문이 있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글쎄요. 저도 솔직히 말씀드려서 지금 말씀하신 것 중에서 케이뱅크가 문제가 생길 경우 부담이 되니까 대통령이 앞장서서 은산분리 완화를 추진한다. 이것은 조금 너무 많이 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사실은 야당도 얘기를 하고, 여러 가지 학계에서도, 산업계에서도 얘기를 합니다만. 이른바 핀테크가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굉장히 중요한 먹거리 요소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그것의 한 분야로서 인터넷 뱅킹 제도의 활성화는 절실한 것이다.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도 많잖아요.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때. 거기에 찬성해도, 핀테크의 일반적인 활성화에 찬성해도 인터넷전문은행과 그것은 구분하는 논리도 있을 수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명시적으로 선을 그은 바가 있거든요. 알려진 바로는 2017년 4월 달에 디지털타임즈와 서면 인터뷰를 하면서. 이것은 특정 기업에 이런 식으로 특혜를 줄 수는 없고, 현행법 하에서 하는 게 원칙이다. 또 현재 은행들도 다 현행법 하에서 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서 은산분리 완화에 선을 그었다. 이런 식으로 언론 보도가 나왔거든요. 그것은 말실수가 아니라 서면 답변이기 때문에 잘 준비된 답변이라고 보는데. 그런 점에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서 케이뱅크 얘기로 조금 구체적으로 들어가서요. 케이뱅크의 부실을 막기 위해서 서둘러서 은산분리 완화 카드를 내민 것이든, 아닌 것이든 간에. 케이뱅크는 지금 어쨌든 부실 걱정을 해야 되는 상황이잖아요. 그게 어느 정도로 큰 문제라고 봐야 합니까?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케이뱅크가 현재 설립 이후로 매 분기마다 대략 200억 원씩 당기순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돈을 까먹고 있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 200억 원이라는 게 어느 정도 규모냐면. BIS 자기자본비율로 환산하면 대략 2%가 조금 안 되는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1분기가 지날 때마다 BIS 비율이 2%씩 하락한다. 더 하락할 수도 있고, 덜 하락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런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6월 말 BIS 비율이 잠정 집계된 게 10.7%로 알려지고 있는데. 7월 달에 300억 증자밖에 못 했거든요. 이런 것을 감안하면...

▷ 김성준/진행자:

그것 역시 사실 은산분리 완화가 잘 안 됐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닙니까?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그렇죠. 그런데 케이뱅크는 당초에 은행업 인가 신청을 할 때 현행 은행법 하에서 충분히 비례적 증자 방안으로 1,700억의 증자를 할 수 있다. 그렇게 얘기했기 때문에 지금 와서 은산분리 안 돼서 못 한다는 말은 인가요건의 거짓말이었다는 말밖에 안 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이게 워낙 복잡한 이야기여서 짧은 시간 인터뷰로 다 말씀을 듣기 어려울 것 같은데. 어쨌든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좀 더 진전 논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오늘(8일)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홍익대 전성인 교수와 함께 은산분리 완화 문제에 대한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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