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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삼성, 100조 투자계획 발표 미룬 까닭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8월 7일 (화)
■ 대담 : SBS 원일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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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구걸 하지마라" 발언은 사실무근
- 투자계획 발표 놓고 靑-기재부-삼성 간 의견 조율 있었던 건 사실
- 청와대, 삼성 투자 계획 발표 당일 제동 건 듯
- 정부, 지지층 비판 목소리 외면 어려울 것
- 올해 6월 고용률 67% 하락세…靑, 경제문제 고심
- 최저임금·노동시간 단축 정책, 타격은 자영업자에게



▷ 김성준/진행자:

<원일희의 '왜?'>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해설의 명수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원일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제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취임 후 처음이죠.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만났는데. 이것저것 뭐랄까요. 명쾌하지가 않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어제 삼성이 만난 것을 계기로 해서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별도 투자 계획을 밝히는 것을 유보했고. 이것저것 뒷얘기도 나오고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러게요. 반갑게 만났는데 하여튼 만남 자체가 두 분이 불편한 모습이 역력했죠.

▷ 김성준/진행자:

우선은 이것부터 확인을 하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김 부총리의 이재용 부회장 만나는 것 관련해서 청와대와 경제부총리 간 의견 조율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청와대 쪽에서 구걸하지 마라. 이런 발언이 나왔다는 소문이 있던데. 이게 팩트입니까?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청취자 여러분들 언론 보도 다 보셨으니까. 엄마 찾아 삼만리도 아니고 제가 이 진실 찾아 삼만리로 지금. 구걸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낸 사람이 누군가를 찾아서 이틀을 소비했습니다. 찾아도 보고, 전화도 하고, 쫓아도 다녀봤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어요. 구걸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낸 사람은 청와대에서는 없다는 게 뒤늦은 해명이고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사실무근이라고 똑부러지게 얘기했고. 윤영찬 수석은 장하성 실정이나 윤 수석은 기재부에 전화한 사실조차 없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구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사실무근이고, 언론에서만 나왔다는 게 지금까지 나온 정답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윤종원 경제수석도 관련되어 있는 사람인데, 그 쪽에서 뭐라고 안 합니까?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정확하게 워딩만 말씀 드리면요. 정부에서 누가 가면 기업이 화답하듯이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오해를 살 필요는 없지 않느냐. 정부와 기업이 건강한 관계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은 있다. 그 말을 한 적은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기자들이 그렇다면 청와대와 기재부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 이렇게 되물었더니, 투자 계획 발표 방식과 시기를 청와대와 의견 조율했던 것은 사실이다, Said 윤종원 수석 and 김의겸 대변인. 이게 공통적으로 나왔거든요. 그렇다면 투자 계획과 발표의 방식과 시기를 놓고 청와대와 기재부, 삼성 간의 의견 조율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험한 말로 가서 구걸하는 모양새, 구걸이라는 말은 쓰지 않았다. 여기가 지금까지 정리된 내용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삼성이 지금 100조가 된다고 소문은 났었는데. 100조짜리 투자 계획을 발표하려다가 일단 유보했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결과적으로 구걸이라는 표현이 아니라 하더라도 청와대에서 당일날, 어제 삼성의 투자 계획 발표는 하지 못 하도록 제동을 건 것은 사실일 수 있겠네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딩동댕, 정답. 저는 이렇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 취재 결과도 하여튼 그래요. 삼성은 인도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 만났잖아요. 거기서 말씀 드렸듯이 인도에서 삼성 공장 하나에 취직한 사람 일자리가 6만 5천 개에서 7만 개라는 것이거든요.

문재인 대통령이 부러워했잖아요. 한국에도 이런 것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우리도 최선을 다 하겠다, 삼성이 화답을 했고. 김동연 부총리와 조율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기존에 해왔던 대로 김동연 부총리가 방문하고 그것이 방송에 나가면, 삼성이 화답하듯이 그 다음 날 대대적으로 100조 짜리 짠 해서 일자리 몇 개 창출. 이런 쪽으로 계획을 세웠는데.

이게 너무 스타일이 올드하다. 국민들이 보기에 너무 식상하지 않느냐. 이런 의견 조율 끝에 삼성이 일단 이번에는 단순 방문으로 하고 투자 계획은 발표하지 않는다고. 이게 제동이 걸리고 순서가 바뀐 것은 팩트가 맞는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게 조삼모사 아닌가요? 방문해서 서로 좋은 얘기하고 발표하는 것 하고. 방문해서 서로 좋은 얘기 한 다음에 며칠 기다렸다 발표하는 것하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삼성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첫째는 청와대 쪽에서는 뒷얘기를 들어보니까 삼성 팔 비튼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고요. 왜냐하면 누가 뭐라고 해도,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국민들 보기에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 대법원 3심 판결 기다리고 있잖아요. 지금 줄줄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이 다시 감옥에 갈 수도 있는 것이고. 이게 무죄로, 집행유예로 정리돼서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도 있는 것이고. 이것을 100조가 됐든, 얼마가 됐든 돈 주고 샀다는 의혹의 눈길. 이거 부담스럽다는 겁니다.

이게 만일 삼성이 아니라 다른 기업 같았으면 아무리 올드한 스타일이래도 경제부총리 가서 덕담 한 번 해주고. 그 기업이 일자리 창출하는 투자 계획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삼성이기 때문에 이게 좀 껄끄러웠다. 이런 내용들이 속사정이 좀 있는 것이고. 내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에 민감한 청와대 입장에서는 문재인 지지층들, 진보학자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현재 어려운 상황입니다.

대놓고 실명으로들 얘기하고 있잖아요. 재벌 개혁이 후퇴한다고 판단되면 국민들이 다시 촛불 들고 광화문 사거리로 뛰쳐나갈 것이라고 대놓고 공공연하게 비판하고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정부 입장에서는 좀 딜레마겠어요. 경제는 살려야겠고, 그러려면 대기업이 앞장서는 게 불가피한 것인데. 그렇다고 대기업이 앞장서라고 뒤에서만 얘기할 수도 없고, 무언가 정부와 손을 잡는다는 모습은 보여줘야 되는데. 손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 내부의 반발은 심한 것이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청와대와 기재부 사이에, 특히 장하성 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사이에 미묘한 의견 차이가 있다는 것은 국민 여러분들도 잘 아실 테니까. 분명한 것은 그러면 지금 상황은 어떻게 된 것이냐. 윤종원 수석 입성한 이후에 기류 변화가 있는 것은 맞는다고 봐야 될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분명해 보이는 것 같아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첫째는 소득 주도 성장을 포용 성장이라 이름을 바꿨지만.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단축 가지고 경제부와 문제가 해결 안 된다는 것을 청와대도 이제는 수치로 입증이 되어가고 있잖아요. 가장 결정적이었던 게 고용률인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

잠깐 설명을 드리면 15세부터 64세, 노동가능인구가 분모거든요. 실제로 취업자 숫자가 분자고. 그런데 이게 6월 달에 67%를 기록했어요. 이것은 100명 중 67명만 취업했다는 얘기인데. 이 숫자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숫자를 기억할 필요가 있는 게 아니라. 최저임금 때문에 임금이 보전돼서 소득이 늘어나고, 그것 때문에 장사가 잘 되고, 다시 또 기업들이 장사가 잘 되니 고용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로 가지 않고.

시장은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 최저임금 올려주니까 최저임금 받아야 될 사람들이 오히려 잘려나가고. 두 명의 임금을 올려주는 게 아니라 아예 한 명은 해고를 시켜버리고. 그래서 고용률은 실제로 떨어지고 있다. 이 논란 속에서도 이 수치는 굉장히 아파한다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아프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해고가 되니까 돈이 없어서 저녁이 있는 삶은 실현됐는데 저녁 사먹을 돈이 없고. 동네 가게가 망하고. 그래서 경제가 나빠지고 내수가 침체되는 이 악순환의 고리. 한 번은 끊어야 되는데, 이 한 번의 마중물이 소득 주도 가지고는 안 된다. 결국은 곳간에 돈을 쌓아놓고 있는 대기업들이 풀어야 된다.

삼성이 20조만 풀면 200만 명에게 1,000만 원씩 줄 수 있다는 말은 잘못된 표현이지만. 삼성이 20조만 풀고 SK가 20조만 풀어서 투자로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어내면. 이게 선순환의 마중물이다. 이 논리의 기조는 분명히 변화는 있다고 봐야 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어쨌든 청와대 입장에서는 그렇게 됐으면 좋겠는데 마치 기업 봐주기를 통해 거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싫은 것이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바로 그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김동연 부총리는 거래를 하는 것처럼 보이든 말든 간에 어쨌든 경제는 살려야 되겠다고 나서는 것이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더니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김동연 부총리가 지금 일자리만 창출된다면 광화문 한복판에서 춤이라도 추겠다고 얘기했잖아요. 아마 다 들으셨을 거예요. 그 얘기는 무엇이냐면 김동연 부총리 심정은 일자리만 늘어나고 고용률만 올라간다면 악마와도 손을 잡고 거래를 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는 거예요. 우리가 지금 보통 경기가 좋다, 미국이 좋다고 하잖아요. 그러면 분기별로 30만 명 이상의 신규 채용이 되어야 한 대요. 저희는 경제 비전문가니까 인용할 수밖에 없는 건데. 이게 갑자기 우리가 지난 1월 이후에 10만 명 아래로 뚝 떨어졌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계속 그렇게 되고 있죠. 심각한 상황입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20대 젊은이 중 4명 중 1명은 실업 상태를 못 벗어나고 있고.

▷ 김성준/진행자:

다른 정부보다도 일자리 수석이 있고, 일자리 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는데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심각한 문제가 생겼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바로 그겁니다. 오늘 점심때도 모 대기업 임원을 만났는데. 최저임금 문제, 노동시간 단축. 대기업들은 끄떡없다는 거예요. 해도 그만이라는 거예요. 중견기업, 버틴다는 거예요. 그런데 자영업자들이 통계적으로 640만 명이라고 하는데. 장사가 돼서 경쟁력이 있는 한 200만 명 빼고. 그러면 400여 만 명 되잖아요. 그 중 150만 명이 비고용 자영업자라고 불리는, 종업원 없이 본인과 가족들이 근근이 버티는 곳이래요. 그런데 이 분들은, 이 영세 자영업자들은 자영업이라고 할 수도 없는. 중소기업에서도 밀려나서 자영업 말고는 할 게 없는 분들이 줄 잡아 150만 명이라는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을 하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러면 이 분들은 서서히 경제 구조를 재편해서 기업들에게 흡수될 수 있도록 경제 구조를 재편해주는 것이 정부의 급한 임무인 것이지. 이들에게 지금 최저임금 올려줘서 이들이 장사 잘 되게 돼서, 계속 영세 자영업자들이 장사를 잘 되게끔 하겠다. 이것은 허구라는 얘기죠.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일본과 비교해봐도 자영업자 비율이 두 배를 넘어서고 있고. 사실 그 자영업자들의 경영 퀄리티로 봐서는, 품질로 봐서는 훨씬 더 떨어지는 상황이고. 결국은 상당수의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들을 대기업이 투자를 통해 월급을 받는 근로자로 만들어줘야 되는 건데. 참 정부도 그렇고 청와대도 그렇고 딜레마겠어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우리가 자영업자가 너무 많다는 것은 청취자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고. 청와대가 지금 자영업 비서관을 신설한 것 자체는 환영할 만해서. 자영업자를 특정 산업 집단으로 보고 정책으로 다루겠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게 한 쪽 을에서 빼서 다른 을에게 뺏어주는 정책으로 가면, 이게 지금 최저임금 후폭풍처럼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청와대가 잘 알았으면 좋겠다. 이런 얘기들이 경제계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고민입니다. 여기까지 정리를 하죠. 지금까지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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