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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日 건물주들, 세입자 동의 없이 임대료 올리기 어렵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8월 6일 (월)
■ 대담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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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자영업 비율, 2016년 기준 10.6%
- 일본 프랜차이즈 자영업 월 이익 평균 600~800만 원
- 일본 임대료, 매출의 8~10% 수준
- 日 임대료 올리려면 세입자 상대로 재판해야
- 일본 프랜차이즈 기업, 가맹점주가 모든 업무 떠안게 하지 않아



▷ 김성준/진행자:

문재인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자마자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48만 4천 명 정도의 자영업자가 개업을 했는데. 42만 5,200개 가게가 또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이게 퇴직 후 가장 흔히 선택하는 수단이 자영업인데, 국내 자영업자가 처한 현실은 막막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가 편의점 문제 때도 그랬지만 가까운 일본과 늘 비교하게 되는데. 일본의 자영업자들은 우리 자영업 사장님과는 고민이 다르다고 합니다. 도쿄에 있는 최호원 SBS 특파원 연결해서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최호원 특파원.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네. 도쿄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한국은 말 그대로 찜통 폭염이 끊이지 않는데. 일본은 좀 어떤가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도쿄도 오늘 낮 34도까지 올라갔는데요. 

▷ 김성준/진행자: 

그래도 우리보다는 낫네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오후부터는 약한 비가 내리면서 조금 시원해졌습니다. 이번 주 중에 또 태풍이 올라온다고 해서 더위는 이후에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부럽네요. 본격적으로 자영업 얘기로 들어가보죠. 일본의 자영업 상황은 요즘 한 마디로 말하면 어떻습니까?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일본의 자영업 비율이 2016년 기준으로는 10.6%에 불과한데요. 우리나라의 25.5%보다는 훨씬 낮죠. 당장은 실업률이 낮기 때문입니다. 월급쟁이 회사원 자리가 넘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자영업을 할 필요가 없다. 이런 것이 한 이유고요.

그리고 자기 사업을 해보겠다는 일본의 기업가 정신, 이게 일본이 좀 낮습니다. 그리고 또 수많은 가게들이 여전히 있는데. 대부분 개인 자영업자보다는 중소기업체 형태로 본사가 직영하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리보다 사정은 좀 나은 것 같은데. 우리 같은 경우에 보면 자영업이 대개 음식점이나 커피숍 또는 편의점. 이런 류가 아무래도 많은데. 또는 호프집이라든지요. 일본은 업종으로 볼 때는 어떻습니까?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일본도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습니다. 일본 프랜차이즈업 협회가 파악한 자료가 있는데요. 2016년 기준으로 점포수를 보면 중소슈퍼나 100엔숍, 이른바 종합소매업 가게들이 6만여 곳으로 가장 많습니다. 그 다음이 편의점입니다. 한 55,000곳 정도가 있고요. 그 다음 외식업종이 58,000곳 정도 있습니다. 이 외식업종으로는 패스트푸드점, 도시락류가 8,000곳 정도가 있고요. 고기를 굽는 야끼니꾸집, 또 라면집 등이 5,000곳 정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각종 학원들도 3만 곳 정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일본 자영업자들은 어떻게 돈벌이가 되나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제가 도쿄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찾아가서 직접 상담을 받아봤는데요. 사실 업종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말씀드리기 좀 어렵습니다. 일단 창업비용을 우선 말씀드리면요. 프랜차이즈 가맹비가, 일단 우리 돈 기준으로 3천만 원 정도 안팎이고요. 가맹보증금이 다시 1,000만 원 정도 내야하고. 또 점포 인테리어 비용은 1~2억 정도가 듭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도 또 교육비로 초기에 수백만 원 정도를 가져갑니다. 계약 기간은 대부분 5년인데 편의점의 경우는 10년이 많습니다. 이렇게 초기 창업비용은 사실 일본도 만만치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창업비용 중에서 임대료도 있을 것이고. 그 다음에 직원들 고용해야 하니까 인건비 들어갈 것이고. 이건 좀 어떻습니까?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제가 박람회에서 본사 몇 곳과 상담을 해봤는데요. 각 본사에서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수익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기 프랜차이즈에 가입하면 매출이 대충 어느 정도 되고. 그러면 가맹수수료는 얼마를 내고. 비용을 얼마 쓰면 대략 이익이 얼마 정도 남는다. 이런 모델인데요. 대략 정리를 하면 보통 프랜차이즈의 일본 본사들이 월 매출로 우리 돈으로는 6천만 원 안팎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10~15%, 600만 원에서 800만 원 정도를 월 이익으로 남길 수 있다. 이렇게 선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용 부분을 자세히 살펴봤는데요. 대략 상품원가가 매출의 32% 정도 차지합니다. 그리고 인건비는 매출의 25%, 최대 3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고요.

또 일본의 최저임금이 지역마다 다른데요. 전국 평균은 848엔, 실제 도시 지역에서는 1,030엔 이상. 우리 돈으로는 1만 원 이상을. 이 밖에 임대료가 거의 대부분 매출의 8~10% 정도를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아무래도 프랜차이즈 본사가 홍보를 위한, 마케팅을 위한 이상적인 수치일 텐데. 그것을 기준으로 해서 월 600만 원 정도를 자영업주가 이익으로 남긴다. 그러면 일본에서 주요 도시에서의 수입으로는 어느 정도로 봐야 합니까?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보통은 700만 원 정도를 번다고 하면 확실히 월급생활자보다는 많이 버는데요. 일본 같은 경우는 월급생활자들이 20~30대는 굉장히 박하고, 40~50대에 접어들어서야 조금씩 수익이 올라가는 상황이거든요. 자기 사업을 자영업으로 한다면 700만 원 이상이면 결코 적게 버는 것이 아닙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임대료 문제가 눈에 띠는데. 매출의 8~10% 정도다. 이게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임대료 비중이 낮은 것 같은데. 예를 들어서 우리 같은 경우 문제가 장사가 잘 되면 건물주가 임대료를 막 올리고 그러는 게 문제잖아요. 그런데 일본 같은 경우에 그런 일은 없나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일본은 사실 건물주가 세입자의 동의 없이는 임대료를 올리기 좀 어렵습니다. 일단 건물주가 우리 건물 임대료가 주변에 비해서 너무 낮다, 올려야겠다고 하면. 일단 감정인을 고용해서 주변 시세 자료를 만든 다음에 세입자를 상대로 재판을 벌여야 합니다.

그런데 재판부를 설득하기 쉽지 않습니다. SBS 취재진이 만난 일본인 변호사는 이렇게 말을 했는데요. 재판부가 일단 보통은 한 장소에서 오래 장사한 가게를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그 가게가 수 년 동안 손님을 모아온 노력을 인정해주고, 또 그 가게가 없어질 경우에는 가게를 찾던 손님들의 생활 패턴, 삶도 바뀐다는 인식을 갖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변호사 말로는 일단 최소 주변 시세보다는 15% 이상 싸야 임대료 인상을 인정해준다고 하는데요. 그 때도 인상률은 5% 이상을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재판을 하기 싫으면 세입자 이사료를 물어줘야 하는데요. 세입자가 식당일 경우에는 새 장소에서 가게를 여는 비용까지 다 물어줘야 합니다. 이 변호사는 월 임대료 200만 원 짜리 라면집을 만약 내보낸다. 그러면 최대 이사비로 3억을 쓰는 경우도 저희가 직접 봤다.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건물주들 불만이 이만저만 아닐 것 같은데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임대료 올려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세입자에게 이사비를 물어주고, 다음 세입자에게 다시 처음부터 높은 임대료를 받겠다. 이런 건물주가 있습니다. 그리고 세입자 입장에서도 사실 재판이 좀 부담스럽거든요. 장사를 하면서 재판부를 설득할 것을 모아서 건물주와 맞선다. 이게 솔직히 부담스럽거든요. 그래서 3% 안팎 정도 건물주가 인상을 요구하면 들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밖에도 사실은 일본에도 악덕 건물주들이 있거든요. 이럴 경우에는 이런 건물주들이 사실 월세 인상 자체라기보다는 구체적인 계약 조항 중에서 일부를 걸고넘어지면서 계약 위반이다, 또는 이런 것으로 인해서 사업주를 압박하거나. 그래서 결국 내쫓은 경우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디든 그런 경우가 없겠습니까만. 지금 보편적인 상황으로 볼 때는 우리나라 세입자들보다는 안정을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어쨌든 이렇게 가게를 차려서, 이 정도 비용을 부담하고, 잘 될 것인지, 망할 것인지가 관건인데. 예를 들어서 커피숍 같은 곳을 기준으로 하면 성공률이 어느 정도 된다고 봐야 하나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단순하게 말하기는 좀 어려운데요. 일본도 사실 커피숍이 굉장히 많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만 100곳이 넘습니다. 1위가 1,300여 개 점포를 가진 스타벅스인데요. 그 뒤로는 일본 브랜드인 도토로가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도 사실 커피숍은 인테리어 비용 등이 많이 들기 때문에 창업비가 3억 원을 넘어가기 일쑤입니다.

일본 커피숍들은 사실 각종 요리를 함께 제공해서 방문 고객 1인당 소비액, 객단가를 최소 9,000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쉽게 테이크아웃 커피만 팔아서는 사실 장사가 되기 어려운 곳이 일본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커피숍도 그렇고 일본 가보면 사실 붕어빵집 많잖아요. 큰 곳도 있고, 작은 곳도 있는데. 붕어빵집은 장사가 잘 되는 모양이죠?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일본 도쿄 시내에도 수십 곳이 있는데요. 보통 붕어빵 하나에 2,000원 이상합니다. 우리나라는 3개에 1,000원 정도 할까요. 일본에서 이렇게 붕어빵이 인기인 이유는 사실 간식을 하나의 요리로 인정해주는 일본 특유의 간식 문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붕어빵들이 상당히 상품력이 높습니다.

특히 팥소, 앙꼬죠. 앙꼬에 다양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넣어서 고급화를 많이 시켰습니다. 그리고 각 계절마다 끊임없이 신상품을 내놓는 상품력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붕어빵집뿐만 아니라 일본의 일반적인 식당 업종의 특징인데요. 일본인들 굉장히 계절 변화를 중요시합니다.

그래서 계절에 맞춰서, 제철에 맞게 끊임없이 신상품을 내놓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일본입니다. 그래서 일본 주요 식당 체인들은 1년에 4번씩 메뉴판을 바꾸기도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하기는 팥소, 앙꼬라고 불리는 팥소만 가지고 영화가 나올 정도니까. 사실 신제품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 우리도 한 번 본받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마지막으로 어쨌든 일본과 한국 상황이 여러 가지가 다른 게 있습니다만. 그래도 우리 자영업 시장에서 좀 참고할 만한 것 한 가지만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박람회에서 만난 본사들의 수익 모델을 일단 정리해보면. 상품 원가가 매출의 32%, 인건비는 25%가 가장 이상적이다. 매출액을 기준으로요. 30%는 절대 넘어서는 안 된다. 이런 룰이 있고요. 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임대료는 8~10% 수준.

그런데 특이한 점은 일본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가맹점주 혼자 열심히 뛰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적당하게 고용시켜서 적당한 인건비를 내면서. 즉, 넓은 점포에서 많은 종업원을 고용해 어느 정도의 비용을 쓰고 적절한 수익을 낸다. 이런 모델을 추천합니다. 가맹점주가 모든 업무를 다 떠안는 시스템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가장 눈에 띠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한 번 좀 되새겨 들을 만한 내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도쿄 최호원 특파원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 SBS 최호원 도쿄 특파원: 

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SBS 도쿄 특파원 최호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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