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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때 이른 무더위에 '말벌 피해' 급증…어두운 옷 피해야 하는 이유는?

[리포트+] 때 이른 무더위에 '말벌 피해' 급증…어두운 옷 피해야 하는 이유는?
일찍 찾아온 '가마솥 더위'에 연일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폭염과 함께 벌에 쏘이는 사고가 급증하면서 전국 곳곳에는 '말벌 주의보'도 내려졌습니다. 지난 16일에는 경북 안동에서 60대 A 씨가 말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말벌 목격담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리포트+] 때 이른 무더위에 '말벌 피해' 급증…어두운 옷 피해야 하는 이유는?
6월 초부터 "아파트 베란다에 말벌이 들어왔다"는 글이나 "말벌에 쏘였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벌집을 찾았는데 119에 신고해야 하나"라는 질문이 지금까지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정말 날이 더울수록 말벌의 활동이 늘어나는 걸까요? 말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여름철 활동 왕성해지는 말벌…때 이른 폭염에 빨라진 '습격'

소방청의 '2017년 구조·구급활동 통계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10월 사이 전국 119 구조대의 구조 활동 15만 4,436건 중 90.6%에 달하는 14만 22건이 '벌집 제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말벌은 온도가 높고 비가 적게 올수록 번식하고 벌집을 짓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7월과 8월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합니다. 올해는 온난화의 영향과 함께 예년보다 2주 정도 일찍 폭염이 시작되면서, 말벌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출몰도 늘고 있습니다.

말벌의 공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지역 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벌집을 제거하기 위해 출동한 횟수는 1,169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983건에 비해 19%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7일까지 벌에 쏘인 환자도 185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168명보다 17명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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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쏘임 사고는 주로 산에서 발생하지만, 도심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스팔트와 고층 건물로 둘러싸인 도심은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기온이 높아지는 '열섬 현상'이 발생합니다. 게다가 최근 아파트 단지 안에는 공원이나 화단이 조성돼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심의 녹지 면적이 넓어지면서 말벌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늘어난 겁니다.

또 말벌이 에너지원으로 삼기에 좋은 요소가 도심 곳곳에 있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말벌 성충은 당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여름철이면 시민들이 시원하고 달콤한 탄산음료를 마신 뒤 거리의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이때 버려진 컵에 남은 당분이 말벌을 끌어모으는 것이죠.

■ 말벌 공격성향 분석해봤더니…검은색, 갈색 '어두운색' 옷 피해라?

꿀벌은 성격이 온순해 먼저 건드리지 않는 이상, 사람을 공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말벌은 꿀벌보다 독샘 크기가 크고 여러 차례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말벌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밝은색 옷을 입는 게 낫습니다. 말벌이 어두운 색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공격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6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은 6월~9월 초 사이 가야산국립공원 등에서 말벌이 서식하는 벌집을 건드려 공격성향을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화려한 색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던 것과 달리, 말벌의 공격성은 검은색, 갈색,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순으로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말벌이 검은색이나 갈색에 강한 공격성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천적인 곰, 오소리, 담비 등의 털이 어두운색 계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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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말벌은 사람의 가장 높은 부위인 머리를 우선 공격하고, 머리카락 등 검은색 털이 있는 곳을 집중공격하는 성향을 보였습니다. 소리보다는 진동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벌집을 직접 제거하려고 기둥이나 나무에 충격을 주면 말벌의 공격을 당할 가능성이 큰 겁니다.

때문에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119에 신고하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말벌을 비롯한 벌들은 과일 향과 알코올이 포함된 향수에 끌리기 때문에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실수로 벌집을 건드렸다면, 머리를 감싼 후 최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재빨리 도망쳐야 합니다.

꿀벌에 쏘이면 침이 피부에 박혀 독액이 계속 주입되는 만큼 가능하면 빨리 침을 빼야 합니다. 하지만 말벌은 침이 피부에 박히지 않는 만큼 침을 빼겠다며 플라스틱 등으로 긁으면 오히려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서 피해야 합니다. 벌에 쏘인 부위는 얼음찜질로 독이 퍼지는 속도를 늦추고, 가까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얼음이 없다면 차가운 음료가 담긴 캔이나 패트병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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