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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인 제주살이 '힘겨운 적응'…"공존해야 함께 안정"

<앵커>

여기에 난민도 인도적 체류허가도 못 받은 사람들이 당장 떠나는 것도 아닙니다. 법원에 소송을 걸면 3~4년 이상 우리나라에 머물 수 있습니다. 현실이 이렇다면 어떻게 같이 지낼지, 이 예멘 사람들이 지금 제주도에서 사는 모습을 보면서 더 정교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자>

예멘인들의 제주살이는 팍팍해 보였습니다.

구인난을 겪는 업종에 예멘인들이 임시 취업할 수 있도록 법무부가 허가했지만 절반 가까운 예멘인들은 일자리가 없는 상태입니다.

어업과 관련된 일자리는 많은 편인데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경우에는 의욕을 앞세워도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메스 카리마/예멘인 : 눈에 문제가 있어서 바다에서 작업하기가 어려워요. 다른 일은 뭐든 할 수 있어요.]

한국 문화에 서툴러 며칠 만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박광석/어선 선장 : 저희 같은 업종에서는 3분의 1만 남고 거의 다 (도중에) 나간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돈벌이가 여의치 않다 보니 방세가 떨어지면 갈 곳은 없는데 숙소를 비워야 합니다.

[알리 알호다비/예멘인 : 방세가 없어요. 몇몇은 무료로 지낼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났어요.]

외부의 후원이 끊기는 날에는 점심을 굶는 일도 생깁니다.

[알리 알호다비/예멘인 : 많은 예멘인들이 식당 앞에서 점심을 기다렸는데요, 오늘 점심이 없다고 해서 다 흩어졌어요.]

예멘인들을 지원하는 시민단체들은 인권도 인권이지만 예멘인들의 생활고가 지속되면 사회 불안 요소가 되지 않겠느냐 그런 면에서라도 공존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석윤/제주예멘난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 : 노숙이 되면 자연스럽게 충돌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고요. 이분들한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나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나 이런 네트워크를 만들어간다면.]

예멘인들을 맞이한 지 두 달째 된 이곳 제주에는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겠다고 나서는 도민들도 많아졌습니다.

[심한기/양어장 사장 : 열심히 한다면 양어장 운영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방법이 있으면 오래 좀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예멘인들이 난민인지를 가리는 첫 결정은 이르면 2주 뒤 나올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위원양)     

▶ 제주 예멘 난민, 이르면 2주 뒤 결정…심사 어떻게 될까
▶ [마부작침] '난민 문제, 이것부터 보고 보자'…최초 공개 대한민국 난민 보고서 ①
▶ [마부작침] '난민 문제, 이것부터 보고 보자' 최초공개 대한민국 난민 보고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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