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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도대체 언제 정상화되나요?"…사흘째 '기내식 대란', 아시아나에 무슨 일 있었나?

[리포트+] "도대체 언제 정상화되나요?"…사흘째 '기내식 대란', 아시아나에 무슨 일 있었나?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내식이 제때 실리지 못해 1시간 이상 출발이 지연된 아시아나의 국제선 여객기는 어제(2일)까지 58편에 달했습니다. 그제 36편과 어제 16편은 아예 기내식을 싣지 못한 채 출발해야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는 아시아나 항공기 이용을 앞둔 승객들의 우려가 담긴 글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리포트+] '도대체 언제 정상화되나요?
기내식을 제시간에 싣지 못해 비행기 출발이 늦어지거나, 승객들과 기내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들까지 굶어야 하는 황당한 상황. 아시아나항공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기내식 대란'…공급업체 바꾼 것이 발단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은 최근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꾼 것이 발단이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은 2003년부터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 계열사인 기내식 공급 전문업체 'LSG스카이셰프코리아(이하 LSG)'가 맡아왔습니다. 하지만 지난2016년, 돌연 아시아나항공 측은 15년간 기내식을 공급받았던 LSG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LSG 대신 아시아나항공이 선택한 것은 게이트고메코리아(이하 GGK)였습니다. GGK는 아시아나항공과 중국의 하이난 그룹 계열사가 합작해 만든 회사로, 올 7월부터 30년 동안 아시아나의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계약한 상태였죠. 그런데 지난 3월 인천공항에 짓고 있던 GGK 공장에 불이 나면서 계획은 틀어지게 됩니다.
[리포트+] '도대체 언제 정상화되나요?
기내식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한 아시아나항공은 저가 항공사에 기내식을 공급해온 샤프도앤코코리아(이하 샤프도앤코)를 통해 3개월 동안 기내식을 공급받는 임시방편을 택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생겼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2만 5천 인분의 기내식을 필요로 하는데, 샤프도앤코는 하루 3천 인분 정도를 공급해온 업체였던 겁니다.

이는 결국 기내식 대란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어제는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 대표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습니다. A 씨가 숨지기 전 통화했다는 업계 관계자는 SBS 취재진에게 A 씨가 납품에 차질이 생기면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문제를 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측은 업체 대표의 부고는 알고 있다면서도 기내식 대란과의 연관성은 부인한 상태인데요. 오늘 아시아나항공 김수천 사장은 공식 홈페이지에 "최근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겼다.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 아시아나항공의 석연찮은 움직임…갑자기 새로운 업체와 계약 맺은 이유는?

그런데 아시아나항공은 왜 갑자기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꾼 걸까요? 일각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과 연관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이 LSG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시점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이 계약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에 약 1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요구했다는 게 LSG 측의 주장입니다. LSG 측이 투자를 거부하자 아시아나항공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고, 금호홀딩스에 투자하겠다고 한 중국 하이난 그룹이 지분을 가진 GGK에 기내식 독점 공급 기회를 줬다는 겁니다. 실제로 비슷한 시기 하이난 그룹은 금호홀딩스에 16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리포트+] '도대체 언제 정상화되나요?
당시 금호홀딩스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해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또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던 상황이었죠. 기내식을 공급받던 아시아나항공이 아닌 금호홀딩스를 LSG 측에 투자 대상으로 내놓은 것도 그룹 재건의 연장선이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LSG 측은 지난해 8월, "기내식 사업 계약을 빌미로 금호홀딩스에 지원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거래 및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을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제소했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당시 결정에 대해 "LSG가 공급하는 기내식 품질에 문제가 있어 교체를 결정했고, 아시아나항공은 경영상 더 유리한 조건에 따라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한 상태입니다.

(기획·구성: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소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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