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하는 집값 잡자"…홍콩 정부 '빈집세' 걷는다

폭등하는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홍콩 정부가 빈집으로 남아있는 아파트에 세금을 매길 방침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가 보도했습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람 행정장관이 주재한 행정회의가 열려 이 같은 대책을 담은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홍콩 정부가 부과하는 '빈집세'는 주택 개발업자가 분양한 아파트가 1년 이상 팔리지 않고 빈집으로 남아있으면, 여기에 임대료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금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시가 20억 원 아파트의 연간 임대료가 시가의 2%인 4천만 원이라면, 빈집세는 연 임대료의 두 배인 8천만 원이 됩니다.

홍콩 정부가 이러한 빈집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은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부동산 개발업자의 행태를 방치할 경우 폭등하는 집값을 안정시킬 방도가 없다는 판단에서입니다.

홍콩 집값은 지난 4월까지 25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중산층 아파트 가격은 평(3.3㎡)당 1억 원을 넘어서 내 집 마련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실정입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이러한 집값 폭등세를 악용해 미분양을 핑계로 신축 아파트의 일부를 매물로 쌓아두고 집값이 더 오르기만을 기다리는 행태를 보입니다.

빈집세는 이러한 행태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홍콩 정부는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아파트를 분양하는 입찰 형태 아파트 판매도 엄격하게 규제하기로 했습니다.

입찰 형태로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 입찰자의 경쟁 심리를 유발해 시세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아파트가 팔려나가고, 이는 결국 주택시장 전반의 거품을 키운다는 것이 홍콩 정부의 판단입니다.

공공주택 공급도 확대해 당초 입찰을 통해 민간 주택 개발업자에게 공급하기로 했던 택지 9곳을 공공주택 건설용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공주택 1만 채를 추가 공급할 계획입니다.

정부 보조주택의 판매 가격은 시세만 고려하지 않고, 이를 사는 사람의 소득 등을 고려해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현재 시세의 70% 수준인 정부 보조주택의 판매가를 시세의 50% 수준까지 낮춘다는 것이 홍콩 정부의 목표입니다.

다만 이러한 주택 가격 안정정책에 대한 부동산 개발업자 등의 반대가 심해 홍콩 의회인 입법회 통과 과정에서 다소 수정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