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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김상조 경고 한마디에…재벌 회사 주가 '털썩'

친절한 경제입니다. 지난주 금요일날 주식시장에서 삼성, 현대차, 신세계 이런 대기업들 일부 회사 주식값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삼성 같은 경우는 직원들이 회사에서 일할 때 컴퓨터 써야 되잖아요.

이런 컴퓨터 시스템을 도맡아서 관리하는 SDS란 회사가 있는데 이 회사 주식값이 14%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하루 만에 전체 주식값 중의 2조 5천억 원 가까운 돈이 사라졌고요.

비슷하게 신세계 그룹에도 컴퓨터 시스템 관리하는 I&C란 회사가 있는데 여기도 13%, 또 현대차그룹에 광고를 도맡아서 찍는 이노션이란 회사도 7% 가깝게 주식값이 떨어졌습니다.

그룹에 다른 회사들은 멀쩡했는데 이 회사들만 왜 이렇게 떨어졌느냐 삼성SDS, 신세계 I&C, 이노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룹 회장에 아들, 딸들이 많게는 20% 넘게까지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회사라는 건데 그 이유 때문에 주식값이 한날한시에 뚝 같이 떨어진 겁니다.

"그렇게 힘센 사람들이 갖고 있는 회사 주식이면 좋은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이 들죠. 그런데 이런 대기업들 감시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김상조 위원장이 "그 주식들 웬만하면 파시죠"라고 얘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목요일에 기자회견에서 한 말인데 조금 말이 길지만, 무슨 말을 했는지 함께 들어보시죠. 

[김상조/공정거래위원장 (지난주 목요일) : 각 그룹에서 특히 대주주 일가가 지분을 다수 보유한 부동산 관리회사가 꼭 있어야 되는가, 물류도 마찬가지고, 광고도 그럴 것이고요. 대주주 일가께서는 주력 핵심 계열사의 주식만을 보유해주시고 나머지는 가능한 한 빨리 매각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법적으로는 공정위원장이 "팔아라" 이렇게 지시할 권한은 없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무서운 사람이니까 저렇게 얘기를 하면 회장 일가가 주식 팔고 나가는 거 아니야 그러면 주식값 떨어질 텐데, 이런 생각이 들면서 주식을 팔면서 주식값이 떨어진 겁니다.

공정위원장이 저 말을 왜 했냐, 잘했냐 이걸 놓고 말이 나오는데 이건 배경을 봐야지 이해가 되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재벌 일가들이 재산을 자식한테 물려줄 때 주식이나 돈을 그대로 물려주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금을 내야 되니까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회사를 물려주면서 가장 많이 상속세를 낸 모범사례가 무려 15년 전 일입니다.

교보생명 자손들이 제대로 신고하고 1천800억 원을 다 낸 게 거의 그때도 유일했고 재작년에 오뚜기 자손들이 1천500억 원을 내면서 2등에 올라있는데 훨씬 큰 회사들 많잖아요.

그러면 당연히 세금을 더 낸 회사들이 쭉 있어야 되는데 저게 끝입니다. 대부분 편법을 써서 그렇습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뭐냐 하면 자식들 앞으로 회사를 만들어줍니다.

컴퓨터 관리하는 회사, 혹은 수출할 물건 실어 나르는 회사 이런 게 대표적인데 그러면 그룹 전체가 이 자식들 회사하고 계약을 하고요. 일을 몰아줍니다.

그러면 땅 짚고 헤엄치듯이 그룹 전체에서 큰 어려움 없이 돈이 막 들어오기 때문에 회사가 계속 커지겠죠.

그럼 나중에 이 회사를 지렛대 삼아서 그룹 전체를 먹게 하든가, 아니면 회사에서 돈을 많이 뽑아가게 하든가 해서 세금 한 푼 안 내고 부자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각 그룹마다 이런 회사 한두 개씩은 꼭 있습니다.

이건 세금도 세금인데 경제계 전체로도 불만이 많아서요. 선주협회라고 배로 물건 수출하는 회사들 협회가 재벌 자식들이 이러는 바람에 우리가 어려워진다면서 김상조 위원장 말을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낼 정도입니다.

그런데 김상조 위원장 말 한마디에 정말 이 주식 팔고 세금 내가면서 상속할 거냐, 글쎄요. 저 방법으로 재미를 많이 보고 있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 규제를 피하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그렇거든요. 쉽게 포기 안 할 거라는 게 중론입니다.

김상조 위원장도 안 하면 내가 다음 조치하겠다. 이렇게 말까지 해둔 상태라서 계속 이쪽에서 벌어질 것 같습니다. 경제계에서 올해 내년 계속 지켜볼 일이 하나 더 생긴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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