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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목숨 걸고 지하철 탈 수 없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6월 15일 (금)
■ 대담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 철폐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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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휠체어 탑승 운동’, 모든 지하철 역에 엘리베이터 설치해야 한다는 것
- 신길역 사고, 리프트 호출 버튼 누르려다 계단 추락
- 끊임없는 리프트 추락사에 ‘살인 기계’라고 불러
- 서울시 관리 지하철 중 27곳에 엘리베이터 없어
- 덜컹거리고 툭하면 고장…리프트 탈 때마다 ‘아찔’
- 휠체어 탑승 운동 중에 시민들 “쓰레기” 욕설


▷ 김성준/진행자:

장애인이 지하철 계단을 내려갈 때 사용하는 휠체어 리프트 있잖아요. 그 휠체어 리프트 내려가는 것을 보면 참 위태위태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사실 지난해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하려던 한 70대 장애인이 계단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었죠. 어제 장애인들이 지하철 1호선에 올라서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휠체어 탑승 운동을 벌였습니다. 목숨 걸고 지하철 탈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한 번 이 목소리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대표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청취자 여러분들 이해를 돕기 위해서요. 어제 휠체어 탑승 운동 취지가. 휠체어 리프트는 너무 위험하다, 또 불편하다. 그러니까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 이렇게 요약하면 되겠습니까?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예.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한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일반인들이 이것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된 게 아마 작년 신길역 사고 아닌가 싶은데요. 그때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 간략하게 말씀 좀 해주시죠.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신길역 사고는 1호선에서 5호선으로 이동하려고 하는 신길역 중앙 환승장에 긴 리프트가 있습니다. 그 긴 리프트를 이용하기 위해서 꼭 역무원을 불러야 되거든요. 그런데 왼쪽 편에 누르는 호출기가 있는데. 이 분은 왼손을 전혀 쓰지 못하는 휠체어 탄 장애인이거든요. 그래서 오른손으로 누르기 위해서 뒤로 돌아가게 되는 과정에서. 그 호출기와 계단 사이의 간격이 좁아 리프트를 사이에 두고 뒤로 떨어져서 추락해서. 중상을 입게 되고 98일 동안 혼자서 외롭게 사경을 헤매다가 올해 돌아가게 되는 사건입니다. 

이런 사건들이 이 분 한 분뿐만 아니라 2001년도에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이 떨어졌고, 2002년도에 발산역에서 또 한 분이 떨어져 죽고, 2006년도에 화서역에서 떨어져 죽고, 인천 신연수역에서도 떨어져 죽고. 이렇게 매번 많은 장애인들이 떨어져 사고가 나는 것이고요. 그래서 저희는 그것을 살인 기계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러면 제가 듣기에도 아예 리프트 자체 운용 전에 호출 버튼 누르는 데에도 위험한 상황이면. 참 심각한 것 아닌가 싶은데. 제가 지하철 타고 다니다 보면 웬만한 지하철역에는 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그 휠체어 탄 분들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던데 아직도 안 돼 있는 곳이 꽤 있는 모양이죠?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그렇습니다. 지금 서울시가 관리하는 지하철 전체 역사 중 27개 역사가 아직 안 되고 있고요. 이것은 박원순 서울시장님이 계실 때 2015년도에 저희들과 약속한 것입니다. 이것이 2022년도까지 모든 지하철 역사에 100% 설치하겠다는 약속을 한 게 있거든요. 그런데 그 약속조차도 지금 상황에서는 제대로 못 지키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왜 못 지키겠답니까?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똑같은 이유입니다. 2001년도에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이 떨어졌고, 2002년도에 발산역에서 장애인이 떨어져 죽었을 때도 똑같은 이유로 역사의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다, 또 주변의 환경이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거든요. 그런 이유들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 있고, 그런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부분들을 2015년도에 그러면 다 같이 조사해서 충분한 협의 끝에 만들어진 게 2015년도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이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그 때는 다 하겠다고 약속을 했거든요. 그런데 3년이 지나서 지금 와서 또 16개 역사는 못 하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 얘기를 들어보면, 그쪽 입장을 생각해보면. 실제로 역사 중에서 구조적으로 엘리베이터 설치하기가 어려운 곳도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이 지금까지의 과정들을 보면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것이 저희들이 가지고 있는 결과입니다. 왜냐하면 2001년도도 그 말을 똑같이 했거든요. 2002년도에도 똑같이 했고, 2015년 선언 전에 똑같은 이유로, 똑같은 방법으로 못 한다고 했었는데. 사람이 죽고 다치고 이야기하니까 조금 몇 개 역사가 더 가능하고. 또 조금 더 하니까 역사가 더 가능하고. 이런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시켜왔다는 겁니다. 그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 리프트를 대표님도 이용해보셨을 것 아니에요? 리프트 이용하실 때 리프트에 탑승하신다고 해야 하나요? 연결이 되면 기분이 어떠세요?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굉장히 높은 지하철이 있습니다. 광화문도 그렇고요. 광화문역도 그렇고. 그런 역사에서 위에서 보면 아찔해요. 바로 밑으로 떨어지게 돼 있기 때문에. 그런데 이 리프트가 가다가 덜컹덜컹합니다. 왜냐하면 연결하는 부위가 고르지 않아서. 그때마다 덜컹덜컹하면 굉장히 가슴이 툭툭 떨어져요. 그런데 문제는 그럴 때마다 고장이 나요. 고장이 나면 거기에 매달려 있어야 해요.

▷ 김성준/진행자:

내려가던 중간에요?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그럼요. 그래서 119 불러서 내리게 하고. 이런 것들이 하루에도 수 번에 걸쳐서 일어난다는 겁니다. 일상적으로 그런 리프트를 이용하게끔 하는 것이라는 거죠. 그런데 서울시의 공식적인 발표에도 리프트가 위험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그것은 위험한 리프트라고 하고 있는데. 대중교통에서 위험하다고 판정받는 리프트를 어떻게 장애인들을 이용하라고. 그렇게 공공의 책임으로 이용하게끔 해놓는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 정도 상황인 줄은 몰랐는데 참 상당히 위험하네요.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한 번 입장 바꿔놓고 생각을 하면. 비장애인들에게 위험한 지하철을 타라고 이야기한다면 이게 말이 되는 이야기입니까?

▷ 김성준/진행자:

그래서 어제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휠체어 탑승 운동을 하셨는데. 어제 해보니까 주변 시민 반응은 어땠습니까?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욕을 굉장히 많이 먹었죠. 저희가 신길역에서 사고 난 곳에서 시청까지 탔다 내렸다 하면서 대략 한 역사당 10분 정도씩 지연돼서 총 60분 넘게 지연이 됐던 과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물론 시민들께서 이런 부분이 늦어짐으로 해서 그 당시 많은 화가 나서 저희들에게 굉장히 많은 욕을 했습니다. 쓰레기 같다고 얘기하기도 하고, 이런 방식으로 수없이 많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바라는 것은, 이런 욕을 수없이 들어도 저희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장애인들과 같이 지하철을 타면서 이렇게 위험한 처지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서. 서울시에게 이런 책임을 좀 물어줬으면 참 좋겠다는 바람은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시민들 욕하시는 분들이 있었겠지만, 또 침묵하시면서도 장애인분들의 이동권에 대한 걱정 많이 하신 분도 있었을 것이라고 믿고요. 서울시가 좀 빨리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네.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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