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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2천900만 원짜리' 투표권, 버리지 말고 꼭 투표하세요!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8.06.08 10:33 수정 2018.06.08 13:4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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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민의 선택]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지방선거 사전투표 오늘(8일)내일 시작이 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 가실 것 같은데 중앙선관위가 재미있는 계산을 했네요. 이 한 표 투표를 할 때 이게 얼마짜리인가 이걸 계산을 했다면서요?

<기자>

네, 내 표 경제적으로 보면 얼마짜리일까, 계산하기에 따라서 2만 5천 원짜리이기도 하고요. 보기에 따라서는 2천900만 원짜리, 말 그대로 금덩이이기도 합니다.

전국 단위의 선거를 한 번 하는 데는 돈이 굉장히 많이 들죠. 이번 6·13 지방선거에 들어가는 돈만 1조 700억 원입니다. 경기도 김포시의 올 한 해 전체 예산과 비슷한 돈입니다.

당장 생각하실 수 있는 투표함 만들고 투표용지 찍어내고 투표소나 개표장에서 일하는 인력들 인건비 이런 돈만 5천100억 원이 넘어서 절반 정도입니다.

<앵커>

1조700억 원 중의 5천100억은 인건비다. 그럼 나머지 5천600억 원 이건 어디 들어가는 건가요?

<기자>

5천억이 그렇고 5천억 정도 나머지 남았는데 이건 우리의 투표로 당선인이 정해진 후에 당선인은 물론이고 득표율이 15%를 넘은 후보에게 선거를 치르느라 들인 비용을 전액 다 보전해 주고요.

10~15% 미만으로 득표율 얻은 후보에게는 쓴 돈의 절반을 돌려줍니다. 이게 또 5천억 원이 넘어서 1조의 나머지 절반 거의 다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다른 비용이 500억 원 정도 조금 더 있습니다.

아니 왜, 우리가 세금으로 후보들 선거운동 비용을 대줘야 하는가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후보로 돈이 많은 사람, 또는 부자와 사적인 관계를 만든 사람만 많은 돈이 드는 선거에 나서지 않도록 자질 있는 사람이 선거에 나설 기회를 보장하면서 법적으로 제한된 선거비용 안에서 돈을 떳떳하게 쓸 수 있게 하려는 제도입니다.

아무튼 돈은 이렇고 올해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 그러니까 1999년 6월 13일까지 태어난 모든 국민이 4천200만여 명입니다.

그래서 나 한 사람이 투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평균적으로 따져보면 2만 5천 원 정도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만약에 투표를 안 하신다고 하면 다른 사람의 내 지자체에 대한 결정권이 훨씬 더 커질 뿐만 아니라, 당장 그 사람의 표가 더 비싸지겠죠.

지난 지방선거 때는 투표율이 56.8%였습니다. 만약 그때와 투표율이 비슷하다면 1조 넘는 선거 치르는 비용에서 거의 절반 가까이 되는 4천600억 원 넘는 돈이 그냥 버려지는 거고요.

또는 투표 안 한 나는 내 옆의 누군가들이 권리를 행사하는데 내 세금으로 한 사람당 4만 4천 원씩을 그냥 주는 셈이 됩니다.

<앵커>

그런데 아까 처음에는 표가 2천900만 원어치일 수도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잖아요. 그건 무슨 뜻인가요?

<기자>

방금 말씀하신 2만 5천 원은 내가 선거에 참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고요. 제가 투표를 해서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가장 보수적으로 환산했을 때도 그 정도의 값은 된다는 겁니다.

올해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이 310조 1천612억 원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뽑히는 지자체장, 의원, 교육감들 전체 다해서 3천 994명인데요, 이 예산을 갖고 지자체 살림을 4년간 하겠죠.

이들이 운용할 지방재정이 4년간 무려 1천240조 원 정도가 됩니다. 그렇게 계산했을 때 평균적으로 내가 행사하는 한 표가 앞으로 운명을 결정지을 돈이 2천900만 원 정도가 된다는 거죠.

만약에 아까 말씀드린 56%를 조금 넘는 수준의 투표율로 내가 투표를 안 한다 하면 투표한 이웃이 간접 운용하게 되는 내가 낸 세금 포함한 돈은 5천만 원 넘는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저도 선관위 자료 보고 이렇게 저렇게 계산하면서 보니까 심지어 1천 240조 원은 휴대전화 계산기에도 안 찍히는 숫자더라고요. 새삼 "투표해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게다가 지자체 살림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4년간 내 삶의 질, 또 교육현장의 질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사실 숫자를 떠나서 당연히 내 한 표의 가치는 값으로 따질 수 있는 그 이상입니다.

내가 낸 세금으로 얻는 선택의 기회를 다른 사람들에게 넘기지 말고 6월 13일에 꼭 투표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