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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맛 좋은 전복 실컷 드세요'…가격 폭락에 판촉 행사

정경윤 기자 rousily@sbs.co.kr

작성 2018.06.05 10:40 수정 2018.06.05 14:2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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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매주 화요일 정경윤 기자와 경제 현안 살펴보고 있습니다. 정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전복하면 사러 가서도 너무 비싸서 손 가기가 어려웠던 그런 식품인데 값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다고요?

<기자>

네, 요즘 전복 할인 행사도 정말 많이 하는데 정말 이 가격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할인 폭도 굉장히 큽니다.

<앵커>

전복이 그렇게 비싸던 게 값이 떨어졌다. 어떤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까요?

<기자>

말 그대로 공급 과잉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전국의 전복 4분의 3 정도가 생산되는 전남 완도 양식장에 다녀왔습니다.

지금 바다에 보이는 게 전부 다 전복 양식장입니다. 굉장히 많죠. 요즘 바다에서 막 꺼낸 전복들은 3년을 꽉 채운 대형 전복입니다.

3년을 채웠다는 건 그 전에 출하가 안 됐다는 얘기인데 이 양식장 같은 경우는 원래 매년 5톤에서 6톤 정도를 시장에 내보내는데 올해는 20톤을 보내야 한다고 합니다. 굉장히 많이 늘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미 시장에서 팔렸어야 할 물량이 못 나가고 양식장에 계속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산지 가격이 1kg에 5만 원 하던 게 요즘에는 2만 8천 원까지 크게 떨어졌고요.

어민들은 상황이 좀 안정이 되고 가격이 다시 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싶어도 날이 더 더워지면 전복이 폐사할 수 있어서 여름철 앞두고 어떻게든 출하를 하려고 서두르고 있습니다.

<앵커>

자, 그럼 저렇게 됐다는 얘기는 수요와 공급은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덜 먹거나 아니면, 어민들이 많이 키웠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 아니에요. 어느 쪽으로 봐야 될까요?

<기자>

사실은 둘 다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매년 생산량을 20% 안팎으로 늘려 왔습니다. 게다가 양식 기술도 굉장히 좋아져서 어민들이 생산량을 늘려온 건데 지난해에는 1만 6천 톤 정도였고 올해는 2만 톤 정도로 예상됩니다.

어민들이 이렇게 양을 늘린 건 외국에 수출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6년에 중국이 전복 생산량이 크게 떨어지면서 그때 갑자기 우리 전복 수출량이 크게 늘었거든요. 중국 쪽으로요.

그런데 그다음 해에는 중국이 자체 생산량을 회복하면서 우리나라 전복을 수입하지 않았고요. 그래서 2016년에는 크게 늘었었는데 갑자기 4분의 1 정도가 빠지면서 타격이 컸습니다.

또 전복은 고가 식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명절에 선물을 할 때를 빼고는 국내 소비량도 늘지 않거든요.

한마디로 생산은 폭발하는데 팔 곳이 없어서 유통업체로 보낸 전복을 다시 양식장으로 돌려보내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계속 놔두면 폐사하니까 일단 바다로 돌려보내서 시간을 버는 좀 거죠.

이번 사안의 원인을 두고 중국의 사드 보복인지, 아니면 김영란법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해외 수출 여건이 급변한 게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중국에서 갈수록 많이 사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중국에서 키우면서 우리 걸 덜 사가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어민들이 수요예측을 본인들이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벌어진 것 같은데 그럼 어떻게 해야 됩니까? 어민들 입장에서는?

<기자>

네, 사실 이번에 어떻게 해결을 했는지 보면 어느 정도 앞으로의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 이번에 제가 완도에 갈 때 KTX를 타고 갔는데 열차 안에서 전복 광고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지역에서 체감하는 위기의식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 알 수 있을 정도였는데 이곳 어민들에게는 아무래도 전복이 가장 중요한 소득원이기 때문에 완도군에서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우선은 일정 기간 할인 행사를 계속했고요. 마트나 시장에 가면 전복이 거의 생산원가 수준으로 나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 산후조리원에 있는 산모들이나 산업단지 근로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납품을 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가격 낮추고 일단은 계속해서 판매량을 늘리면서 장기적으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좀 더 쉽게 "한번 먹어 보시라."하고 다가가는 노력을 하는 거고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 쌓여있던 물량 중에서 1천700톤 정도를 한 달 안에 판매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껐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복 최대 3년까지 키운다고 아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내년까지도 이런 공급 과잉 현상 계속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생산량을 줄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고요. 수출도 이렇게 한 국가에 너무 의존하지 않으려면 판로를 유지하는 대책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