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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②] 미용 성형 권하는 군 병원…사병들이 실습 대상?

한세현 기자 vetman@sbs.co.kr

작성 2018.06.04 21:21 수정 2018.06.04 21:5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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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데 저희 탐사보도팀 취재 결과 사병들이 군 병원에서 받는 성형시술 부위는 코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쌍꺼풀 수술에 보톡스, 또 필러 시술, 심지어 모발이식까지 민간 성형외과와 크게 다를 바 없었습니다.

군 복무를 하다 다친 병사를 돌봐야할 군 병원에서 왜 이런 성형시술을 하고 있는 건지, 그 이유를 한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재작년 한 군병원에 나붙은 공고문입니다. 2주 이상 입원한 환자 중 모발 이식에 관심 있는 환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입니다.

공고문을 붙였던 당시 군의관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의사 G씨/당시 해당 병원 군의관 : 실제로 되게 힘들어하는 아이(사병)들이 있어요. (탈모 때문에요?) 네, 물론 이유는 미용상의 문제겠지만, 실제로 많이 힘들어하니까요. 그래서 그랬던 거죠.]

장기 입원 사병을 찾은 건 모발이식이 잘 됐는지 경과를 보기 위해서였다고 당시 군의관은 설명했습니다.

이 모발이식 시술은 군 감찰에 걸려 중도에 무산됐습니다.

탐사보도팀이 만난 다른 전직 군의관들은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이 군에서 심심찮게 이뤄지고 있다고 털어놨습니다.

[의사 H씨/군의관 출신 : 이비인후과에선 코 수술 같은 거 하고요, 눈 그런 쪽은 성형외과에서 (많이 하죠.)

[의사 I씨 : 피부과에서 점을 잘 뺀다더라. 아니면, 쌍꺼풀을 잘한다더라, 그러면 받으러 가요.]

미용 목적이 분명한 필러와 보톡스 시술까지 합니다.

[의무병 출신 예비역 : 필러나 보톡스 맞고 싶다고 (얘기) 하면, 전역 앞둔 병사 중에 맞는 사람이 있어요. (군의관이) 전역 축하한다고 그냥 오면은 자연스럽게 (해주죠.)]

돈벌이도 아니고 귀찮을 수도 있는 시술을 군의관들이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이랬습니다.

[의사 J/군의관 출신 : 자기의 의료 기술을 유지 시키고 싶은 욕구, 굳이 마루타처럼 연습한다고 하기는 조금 많이 간 거고요. 내 기술을 유지하고 싶은 욕구, 왜냐면 조금만 안 해도 그 기술은 녹슬거든요.]

반면 사병들은 이런 이유로 시술을 받고 있습니다.

[정 모 씨/군 병원 성형 수술 경험자 : 소속 부대에 있는 것보다는 그래도 수술 한 번 그냥 딱 하고, 군 병원에서 한 달 정도 더 푹 쉬는 게 아무래도 더 낫지 않을까 해서, 그때 한 것도 있습니다.]

군의관들의 성형 실습장, 사병들의 휴식 공간이 돼 버린 현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지 군 병원은 정체성을 잃고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김승태, 영상편집 : 유미라,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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