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취재파일] 재판거래는 왜 근거 있는 의혹인가 : 시나리오와 결과

임찬종 기자 cjyim@sbs.co.kr

작성 2018.06.03 10:05 수정 2018.07.06 09:28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재판거래는 왜 근거 있는 의혹인가 : 시나리오와 결과
며칠 전 부터 재판거래라는 거짓 선동을 멈추라는 주장이 일부 언론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양승태 前 대법원장도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재판을 흥정거리로 삼아 방향을 왜곡하는 것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로써만 표현하는 것은 부족할 정도로 결단코 그런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청와대와 양승태 사법부가 상고법원을 놓고 재판을 거래하려 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표현이 담긴  문건이 발견됐을 뿐 재판거래 자체는 없었고, 재판거래가 있었을지 모른다는 의혹 제기는 근거 없는 선동이란 주장입니다.

● 재판거래 의혹의 근거는? '시나리오'와 '결과'

이번 사태의 핵심이 '재판거래 의혹'이라고 가장 먼저 지적한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저는 이런 비판에 답할 의무감을 느낍니다. 저 역시 재판거래가 존재했다고 단정하고 있진 않습니다. 그러나 재판거래의 존재에 대한 의혹 제기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봅니다. 의혹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결국 법원의 셀프조사를 넘어서는 방법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의혹의 근거는 '사전 시나리오'의 존재와 '시나리오에서 전제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결과'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한 대기업 임원 A씨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사가 있습니다. 검사는 A씨의 컴퓨터를 압수수색한 결과 "커피 원두 납품 과정 정교화를 통한 자금 조성 방안.hwp"라는 문서 파일을 발견했습니다. 커피 원두를 하청업체로부터 직접 납품받는 대신 중간업체를 끼워 넣어 중간업체의 영업이익을 발생시킨 뒤, 중간업체의 이익을 빼돌리면 비자금을 얼마나 조성할 수 있는지 예측한 시나리오 문건이었습니다. 검사는 문건이 작성된 이후 이 회사의 커피 원두 납품 과정에 갑자기 중간 유통업체가 생겼고, 이에 따른 부외자금이 조성됐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시나리오'가 컴퓨터에서 발견됐고, 시나리오 내용과 동일한 '결과'도 확인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검사가 A씨에 대해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근거 있는 의혹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근거 없는 거짓 선동에 불과한 것일까요?

●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정지'…득실 사전 검토 보고서

이와 비슷한 상황이 양승태 사법부의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 벌어졌다고 합니다.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특별조사단' 조사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특히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에 대해 대법원 재판에 앞서 작성된  것이라고 특별조사단이 발표한 법원행정처의 대외비 보고서에 의혹의 시선이 쏠립니다.

먼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사건을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2013년 10월 박근혜 정부 당시 노동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두고 있다는 이유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를 했습니다. 합법적인 노동조합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겁니다. 전교조는 일단 노동부의 법외노조 결정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서, 본안재판에서 법외노조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합법적인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청구를 법원에 했습니다. 1심·2심에선 전교조가 이겼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서울고등법원에 결과를 바꿔달라고 항고했지만 역시 기각당했습니다. 결국, 고용노동부는 2014년 9월 대법원이 판단해달라며 재항고 조치를 했습니다. 본안 재판의 결론이 나기 전까지 전교조가 합법 활동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대법원이 결정하게 된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런데 이때 대법원 법원행정처에서는 '대외비' 문건이 한 건 생산됩니다. 특별조사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행정처에서 근무하던 정00 심의관(판사)이 2014년 12월 3일 작성해 윗선에 보고한 문건이었습니다. 제목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였습니다.

[※ 해당 문건인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대외비)"는 특별조사단에서 공개한 범위 내에서 문건 그대로 캡처해 취재파일 하단에 첨부했습니다.]

문건이 공개된 부분에 따르면 정00 심의관은 대법원 재판 결과에 따라 청와대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분석합니다. 정 심의관은 "BH 입장분석 [중략] 사법 관련 최대 현안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이라며 "만일 재항1고가 기각될 경우 [청와대가]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 예측. (1) 대법원의 각종 중점 추진 사업(ex. 상고법원 입법 추진 등)에 대한 견제·방해가 예상됨"이라고 전제합니다. 즉, 박근혜 정부의 고용노동부 뜻대로 재판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청와대가 상고법원 추진을 방해할 것이라고 분석한 것입니다.

그다음 항목에서 정00 심의관은 "대법원의 입장 분석"을 내놓습니다. 일단 정00 심의관은 이 사건이 대법원 입장에선 "최대 현안으로 취급하지는 않고 있음"이라며 "많은 사건 중 하나(one of them)에 불과함"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면서 정00 심의관은 "현재 대법원의 최대 현안은 상고법원 입법 추진"이라고 명시한 뒤 "특히 BH 주요 보좌 라인의 親검찰·법무부 성향으로 인하여 BH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이라고 분석합니다.

정리하자면, 이 재판 자체는 대법원으로서는 그다지 특별한 것도 없는 "one of them"이지만, 청와대는 사법 관련 최대 현안으로 보고 있으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대법원의 최대 현안인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00 심의관은 분석한 것입니다.

● "윈윈의 결과"…반발세력 무마도 검토

그다음 항목부터 정00 심의관은 이 재판의 결과에 따른 청와대와 대법원의 득실을 따지면서 정부  뜻대로 재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청와대와 대법원 모두에게 "윈윈의 결과가 될 것임"이라고 결론 내립니다.  정부 뜻과 다른 "재항고 기각은 양측에 모두 손해가 될 것이고" 정부 뜻대로인 "재항고 인용은 양측에 모두 이득이 될 것"이라는 말도 덧붙입니다.

다음 항목은 더욱 의미 심장합니다. 소제목은 "4. 결정 시점"입니다. 그 뒤에는 이런 문장이 이어집니다. "가. 고려 사항 가) 대법원의 이득을 최대화할 시점에 관한 분석 필요." 어느 시점에 대법원 재판 결과가 나와야지만 대법원에게 가장 이득이 될 것인지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항목입니다. 주목할 점은, 정00 심의관이 "대법원이 이득"을 보는 상황을 전제한 채, 그 시점에 대한 분석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청와대 뜻과 달리 고용노동부의 재항고(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처분의 효력을 유지해달라는 요청)를 받아주면 대법원에 손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 내용 기억하십니까? 그런데도 "결정 시점"을 분석한 이 대목에서는 "이득을 최대화할 시점에 관한 분석 필요"라는 내용만 있을 뿐,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내용에 대한 분석은 없습니다. 이 내용만 보면 정00 심의관은 잎사 자신이 표현한 것과 같은 "윈윈의 결과"를 위해 대법원이 청와대의 뜻대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누군가에게 강변하고 있거나, 결론이 청와대 뜻대로 나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 해당 문건을 특별조사단이 완전하게 공개하지 않아서 생략된 부분에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분석에 대한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조사단이 재판개입 및 거래 의혹을 축소할 수 있는 부분을 일부러 생략한 채 언론에 공개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문건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

다음 항목인 "5. 후속 조치"는 더욱 의미심장합니다. 이어지는 제목은 "가. 반발 세력 무마"입니다. 물론 청와대 뜻대로 대법원이 결론을 내지 않아서 청와대가 '반발 세력'이 되는 경우를 상정한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 문건 전체의 톤과 흐름을 봤을 때, 청와대를 '반발 세력'이라고 명시했을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오히려 청와대 뜻대로 재판 결과가 나올 것을 다시 한번 상정하고 '반발 세력 무마' 방안을 검토한 대목이라고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대단히 이해하기 어렵게도, 특별조사단은 "가. 반발 세력 무마" 항목의 내용을 생략 처리해서 정00 심의관이 반발 세력으로 누구를 상정한 것인지, 그리고 대법원 결론이 어떻게 날 것이라고 사전에 전제한 것인지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렵습니다.

● "대법원의 잠정적 결론"…행정처, 결과를 확신했나?

정 00 심의관은 심지어 대법원의 소관이 아닌 "본안 사건 처리"에 대해서도 검토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압권인 대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설령 대법원의 잠정적 결론과 다른 방향의 결론이 본안에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대법원의 심증이 집행정지 사건을 통하여 어느 정도 공개된 이상 BH 등의 동요가 그리 크지 않을 것임"

정00 심의관은 대법원의 잠정적 결론, 즉, 재판이 진행 중이었던 대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 집행정치 사건에 대한 결론에 대해 확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즉, 청와대 뜻대로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처분의 효력을 인정하는 판결을 대법원이 발표할 테니까, 처분에 대한 효력 여부를 따지는 효력정지 사건이 아니라 법외노조 여부 자체를 따지는 본안 재판에서 설사 청와대 뜻과 다른 결론이 나오더라도, 대법원의 심증('전교조는 법외노조')이 집행정지 사건을 통해 이미 공개됐으니 청와대가 크게 반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입니다. 정00 심의관은 다시 한번 아직 발표되지도 않은 대법원의 결론을 전제한 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는 그런 결론이 나와야만 한다고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 대법원 소관이 아닌 본안재판의 내용까지 언급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재판장이 교체될 경우" 제시할 수 있는 조정안의 내용까지 언급합니다. '전교조가 문제가된 해직 노조원 9명을 배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노동부도 노조 신고서를 수리하는 방안'을 본안재판을 담당할 재판장이 제시할 수 있다고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정 심의관은 이와 같이 대법원이 청와대 뜻대로 재판을 한 이후 청와대에 요청할 만한 민원 사항을 정리한 항목으로 보고서를 끝냅니다. 거래 당사자들끼리나 쓸 법한 반대급부라는 표현이 특히 눈에 들어옵니다.


● "반대급부로 요청할만한 사항"…거래의 대가 계산?

"다. 협조 요청 사항
가) BH가 대법원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파트너로 높이 평가하게 될 경우 긍정적인 반대급부로 요청할만한 사항들은 다음과 같음

(1) 상고법원 입법 추진에 적극 협조 -> 법무부의 반대 무마
(2) 대법관 임명 제청 과정에 적극 협조 -> 내년 초 예정
(3) 재외 공관 법관 파견에 적극 협조 -> 외교부의 긍정적·전향적 태도 유도
(4) 한정 위헌결정 관련 적극 협조 -> 헌재와 의견 대립 시 협조 요청
(5) 법관 정원 추진에 적극 협조 -> 약 30명의 추가 증원 등에 국회·기재부의 적극 협조 유도 [끝]"

시각에 따라 달리 볼 수도 있겠지만, 대법원 줄 것이 무엇이고 그 효과는 어떤지 분석한 뒤, 우리가 받아낼 것을 정리한 '거래 득실 검토 보고서'로 보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 다시 한번 밝히지만, 특별조사단은 해당 문건의 곳곳을 생략한 채로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생략된 부분에 청와대 뜻대로 재판이 진행되지 않았을 경우를 상정한 분석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보고서가 청와대 뜻대로 재판이 진행될 거라고 전제한 채 득실을 따졌다는 분석 내용은 수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보고서 전문 공개를 요구합니다. 또한. 410개 문건 가운데 공개하지 않은 문건 전체 공개도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실제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정00 심의관이 대외비 문건에서 마치 확정된 듯이 전제했던 결론이 그대로 발표됐습니다.  정00 심의관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보고한 지 6달 뒤인 2015년 6월 3일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정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정00 심의관의 보고서대로라면 청와대와 대법원에게 "윈윈의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 시나리오와 같은 결론…"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

대법원이 정부 손을 들어주는 재판 결과를 전제한 채로 그런 결론이 나올 경우 취할 수 있는 이득을 분석한 보고서가 발견됐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전제하고 있는 결론이 실제로 현실에서 재판 결과로 발표됐습니다. 시나리오 문건이 있었고, 그 시나리오가 전제하고 있던 결과가 그대로 나온 것입니다. 이 시나리오 보고서에는 반대급부로 무엇을 얻어낼 수 있는지도 검토한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런데도 '재판거래 의혹'을 근거가 없는 거짓 선동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오히려 시나리오와 결과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는지 의혹을 규명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요?

실제로 특별조사단도 이 문건에 대한 판단을 밝히며 "이 문건은 사법행정권이 대법원의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고 쓰고 있습니다. 이 문건의 내용 자체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한 것이라고 규정한 겁니다. 대법원 재판에 행정처가 개입했을 수 있다는 재판개입 의혹, 그리고 재판 결과를 토대로 청와대로부터 반대급부를 얻어내려 했다는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 특별조사단 조사와 관련해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보고서에 해당 문건에 대한 관련자 조사 결과는 담겨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별조사단 보고서를 보면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문건들의 내용을 먼저 분석한 뒤, 그에 대한 관련자 진술 등 조사 결과를 보여주고, 그 뒤에 특별조사단의 결론을 밝힙니다. 그런데 특조단이 '151번 문건'으로 부른 이 문건에 대해선 유독 관련자 진술 등 조사 내용이 전혀 보고서에 명시되지 않은 채, 문건 내용만으로도 부적절하다는 특별조사단의 판단이 곧바로 등장합니다. 이 문건 내용에 대한 정00 심의관이나 상사였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진술 내용도 공개되어야 합니다.]

이밖에도 이미 언론에 여러 번 언급된 것처럼 "사법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해왔"다며 KTX 판결 등을 그 사례로 적시한 "현안관련말씀자료" 같은 문건이나, 행정처가 (아마도 청와대가 대단히 좋아했을 법한 소송인,) 통합진보당 지방의원들이 의원직을 상실하게 하는 소송을 기획까지 했던 것도 재판거래 의혹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정황입니다. 특별조사단이 410개 문건 가운데 일부만 공개한 상태라, 문건 전체가 공개되면 재판거래 의혹은 근거를 더 확보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규명하기 힘든 의혹'…엄정한 과정 없이는 신뢰 없다
 
물론 지금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사건들 중 상당수는 이후 검찰 수사나 별도 조사 이후 재판거래나 재판개입 사실이 없다고 확인될 수도 있습니다. 또, 설사 법원행정처 등의 사건 관련 법관들에 대한 부적절한 로비 시도나 영향력 행사 시도가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더라도, 법관이 스스로 이런 시도에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놓는 비현실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재판개입이 명백하게 확인되기는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대다수의 성실하고 공정한 판사들은  재판거래 의혹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후 재판과 법관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길이 아득하고 난감해진다는 생각을 할 법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분명히 근거가 문건으로 제시되고, 그 정황이 뚜렷한 의혹을 없었다고 덮고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전직 대법원장이 "결단코 아니다"라고 말한다고 하더라도, 그 말 자체를 모두가 신뢰하고 의혹을 불식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정황과 너무 구체적인 문건들이 공개됐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6월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끝나면, 아마도 6월 13일 지방선거 직후에 재판거래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고발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어도 말씀드린 것처럼 재판거래 의혹은 불식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결론이 두렵다고 해서 명백한 의혹을 도외시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절차가 가혹하고 엄정할수록, 그리고 그 과정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국민이 신뢰할수록, 사법부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날이 약간이나마 빨라질 수 있을 겁니다.

재판의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이 취재파일에서 언급하고 있는 문건인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 집행정지 관련 검토(대외비)"를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공개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관련 사진관련 사진관련 사진재판거래는 왜 근거 있는 의혹인가: 시나리오와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