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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②] 군 병원장, 약 불법처방 지시…간부들은 새치기 진료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작성 2018.06.01 20:59 수정 2018.06.01 22: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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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은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아프고 다친 병사들을 제대로 보살피고 싶지만, 현실은 인력이 너무 모자란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현실 속에서 일부 군 간부들은 불법 처방을 지시하는가 하면 진료를 새치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지시를 안 된다고 할 수 없고 또 불법이라고 거부할 수 없다고 합니다.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월 중순, 수도권의 한 군병원 병원장이 부하 군의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의사 E씨/해당 병원 군의관 출신 : ○○○○를 처방해 달라고. 원래는 진료를 봐야 약을 처방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냥 유선상으로 전화로 (처방해 달라고 한 거죠.)]

의사가 진찰을 하지 않고 처방하는 이른바 원격 진료는 엄연히 의료법 위반이지만 군의관은 군대 상관의 지시라 거절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의사 E씨/해당 병원 군의관 출신 : 원장님이 그렇게 (지시) 하신 거를 '아 그건 불법이라 못합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솔직히 아니거든요. '진료 보러 오시죠' 이렇게는 잘 못 해요.]

이 일이 문제가 돼 군병원장은 직권남용 혐의로, 군의관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헌병대의 조사를 받고 군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군병원장은 "군인이 민간 병원이 아닌 군 병원을 이용한 솔선수범 사례"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군병원장이 사적인 목적으로 군의관에게 일을 시켰다가 반발을 산 것은 이 일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친한 군 간부의 편의를 위해 새치기 진료를 받게 하라고 지시한 일도 있었다는 겁니다.

오래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병 환자의 눈을 피해 응급실에서 간부를 진료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는 증언마저 있습니다.

[의사 E씨/해당 병원 군의관 출신 : 왜 응급실로 갔냐면 외래에는 환자가 밀려 있고, 계속 대기줄이 길어요. 그러니까 응급실로 가서 먼저 보게 해달라고 지시를 한 거예요.]

응급실 군의관이 이를 거절하자 군병원장의 거친 폭언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의사 F씨/해당 병원 군의관 출신 : (새치기 진료는) 불법 청탁이니까 안 된다고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응급실에서 (거절한) 응급의학과 모 대위(군의관)에게 폭언 및 고성을 했습니다.]

군 간부라고 부당하게 특별 대우를 하면 피해는 병사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의무병 출신 예비역 병장 (올 초 전역) : (간부가) '먼저 진료 좀 봐 줘' 이러면서 들어와서 진료를 봐요. 병사들 다 기다리고 있는데. 한번 몰릴 때 막 9명 이렇게 몰릴 때도 많아요. 그런데 중령이 와서 귀 체온 재고 나가거든요. 그러면 먼저 앞에 온 애들은 어떻게 되겠어요.]

군 의료 체계를 제대로 개선하려면 인력도, 장비도, 지원도 늘려야 하겠지만 군 간부들의 자세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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