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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수다①] 정해인 "손예진과 진짜 사귀어라? 진심 전해져 뿌듯"

[스브수다①] 정해인 "손예진과 진짜 사귀어라? 진심 전해져 뿌듯"
2018년 봄, 대한민국을 달군 단 한명의 남자 배우를 꼽는다면 단연코 정해인이다.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윤진아(손예진 분)의 연하 남자친구 서준희 역을 매력적으로 소화해내며 ‘대세 중에 대세’로 떠오른 정해인. TV를 켜면 그가 출연한 광고가 쏟아지고, 주변엔 “정해인에게 밥 한 끼 사주고 싶다”는 여성팬들이 넘쳐난다.

맑고 순수한 느낌의 얼굴, 웃을 때 드러나는 이른바 ‘멍뭉미’, 다부진 몸매, 여기에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내걸 수 있는 순정까지. 정해인의 비주얼에 입혀진 서준희란 캐릭터는 여성들이 바라는 환상 속 남자친구 그 자체였다. 그래서 여심은 정해인에게 빠졌다. ‘정해인 신드롬’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드라마 속 정해인이 더 매력적인 남자로 보인 이유는 상대역 손예진과의 달달한 케미가 부러움, 혹은 대리만족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정해인과 손예진이 소화한 서준희와 윤진아는 사랑을 시작하고, 뜨겁게 불타올랐다가, 주변 반대로 인해 헤어지고 다시 재회하는 순간까지, 연인들의 사랑의 과정을 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그려냈다. 이들이 실제로 사귀면 좋겠다는 시청자 반응이 나올 정도로, 정해인과 손예진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예쁜 커플이었다.

생애 첫 멜로 주연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 배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정해인. 드라마를 끝낸 소회부터 ‘멜로 여신’ 손예진과의 호흡, 갑작스러운 스포트라이트와 뜨거운 인기에 대한 속내까지. 정해인에게 모든 것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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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첫 멜로 주연작에서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었다. 느낌이 어떤가?
정해인: 신드롬이란 말이 실감이 안 난다. 드라마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촬영할 때 현장을 찾아와주시거나 응원해주신 분들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얼떨떨했다.

Q. 서준희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서준희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정해인: 제가 생각해도 서준희는 멋있는 남자였다. 이 친구는 일편단심 사랑밖에 몰랐다. 어떻게 보면 판타지 속의 남자다. 남자 나이 서른 하나에 사랑에만 전념하는 게 쉬운 일인가. 대본 속 서준희를 보며 스스로 놀란 점이 많았다.

Q. 서준희와 정해인,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정해인: 서준희의 진지하고 어른스러운 면은 저와 비슷한 거 같다. 전 재미없는 인간이다. 서준희는 그에 비해 미국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저보다 위트있고 유머러스하다. 자기 감정표현에도 솔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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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만의 매력은 뭐였다고 생각하나?
정해인: 안판석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사랑하는 남녀 사이에는 한 쪽이 연락이 안 될 때가 그 어떤 일보다도 큰 공포라고 하셨다. 그런 사소한 이야기들을 드라마로 잘 풀어낸 것 같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또 이 드라마는 카메라가 다른 드라마들과 달랐다. 카메라 위치가 많이 바뀌지 않았고, 어떤 장면은 제 뒤통수만 나오기도 했다. 그래서 시청자는 드라마 속 인물들을 자신이 실제로 보는 듯한, 훔쳐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거다. 그런 게 이 드라마의 매력이 아니었나 싶다.

Q. 안판석 감독이 빨리 찍으면서도 감각적인 연출력, 정적인 카메라 워킹으로 유명하다. 그런 안감독과 함께 해보니 어땠나.
정해인: 드라마에서 이렇게 찍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드라마 촬영할 때 밤샘촬영 하는 게 보통인데, 여기선 하루 12시간 이상 촬영한 적이 없다. 방송에 5분동안 나가는 장면을 찍는다면, 촬영 시간도 5분이다. 감독님이 그 신에 대한 철학과 목적, 전체적인 그림을 명확하게 머릿속에 그리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다. 딱 찍어야할 것만, 원테이크 원신으로 찍으신다. 덕분에 이 작품을 하는 동안엔 잘 자고 잘 쉴 수 있었다. 대신 배우들은 촬영전, 자신의 신에 대해 완벽하게 숙지해야 했다. 안 그러면 촬영장은 공포의 현장이다. 그래서 저도 대본을 정말 많이 읽었다. 수도 없이 읽으며 숙지하려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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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드라마계 거장 안판석 감독에, 대한민국 최고의 멜로 배우라 여겨지는 손예진과 호흡을 맞췄다. 첫 멜로 주연작인데 이런 어마어마한 사람들과 함께 했다는 것에 기분이 남다를 거 같다.
정해인: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안판석 감독님, 손예진 선배님과 같이 호흡한다는 거 자체가 저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촬영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다. 전 경험이 부족한 반면 손예진 선배님은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있지 않나. 제가 거기에 누가 될 까봐 걱정했다. 그래서 초반엔 그런 어색함이 연기로도 나왔다. 그 때 손예진 누나가 제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해인이란 사람이 서준희 자체다. 네가 어색하다면 어색한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연기하면 그게 서준희다’라며 응원하는 내용이었다. 그게 제게 엄청난 힘이 됐다. 그 메시지를 캡처해두고 촬영하며 보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 누나가 절 그냥 연기자 후배가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해주고 있단 걸 피부로 느꼈다.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게 좋은 연기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Q. 손예진의 첫인상과, 실제 연기해보며 달라진 점이 있는가.
정해인: 솔직히 말하면, 첫인상은 많이 어렵고 무서웠다. 워낙 대선배고, TV랑 영화로만 뵙던 분이라 어려웠다. 처음엔 그 어려움이 제 얼굴 표정으로도 나왔다. 근데 실제 만나 대화를 해보니, 제가 전에 갖고 있던 손예진이란 배우에 대한 생각이 모두 박살났다. 생각보다 더 털털하고 가식이 전혀 없더라. 또 남을 무장해제 시키는 웃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현장 스태프들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무엇보다 절 존중해주는 게 피부로 느껴져서, 거기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저도 더 편하게 마음을 열었다.

Q. 윤진아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였다면, 손예진은 어떤 누나로 정의할 수 있겠나.
정해인: 밥은 준희가 거의 다 샀다.(웃음) 손예진 누나는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이 안 될 거 같다. 제가 지금껏 같이 촬영했던 배우 중에 연기열정이 가장 뜨거웠다. 감히 후배가 ‘열정’이란 단어를 선배에게 갖다 붙이는 게 맞나 싶지만, 연기에 임하는 그 자세는 정말 놀라웠다. 대기실에서 나와 촬영장에 걸어가고 카메라 앞에 서기 전까지, 링 위에 올라가는 권투선수처럼 보였다. 절대 가볍지 않고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그만큼 진지하게, 매 순간에 임하는 게 보였다. 그래서 감독님이 ‘무하마드 알리 같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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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극중 서준희와 윤진아가 너무 잘 어울려 보여서, 팬들 사이에는 “둘이 진짜 사귀면 좋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정해인: 그런 반응을 보면서, 누나랑 저랑 너무 뿌듯해 했다. 우리가 매순간 진심을 다해 연기하려 했는데, 그 진심이 전달된 거 같아 뿌듯하고 감사했다.

Q.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서준희보단 윤진아의 성장기였다. 거기서 섭섭한 마음은 없었나?
정해인: 전혀 섭섭하지 않았다. 이 드라마는 윤진아라는 여자의 성장기고, 난 그 여자가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남자였다. 윤진아 입장에선 회사, 가족, 친구 등 여러가지 영향을 받을 존재들이 있다. 그 가운데 전 윤진아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 그런 역할이었다.

Q. 준희처럼 실제로 친구의 누나를 사랑할 수 있겠나?
정해인: 이해는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거 같다. 친구와의 관계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도 있으니. 둘 다 지키려면 쉽지 않을 거 같다.

→스브수다②로 계속.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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