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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졸혼했어요"…23년 차 부부, 각자 독립을 선언하다

[SBS 스페셜]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졸혼 연습'

결혼과 동시에 전쟁처럼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부부들. 그런데, 막상 삶에 여유가 생기는 중년 이후, 오히려 부부관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부부 사이에 대화는 줄어들고 사랑해서 해오던 일들이 의무로만 느껴지며 갈등이 커지는 것이다. 그 결과, 2017년 전체 이혼 건수 가운데 황혼이혼이 차지한 비율은 무려 31.2%.

이렇게 백년해로 대신 이혼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 가면서, 부부관계를 회복시켜줄 대안의 하나로 얘기되는 것이 바로, 결혼에서 졸업한다는 의미의 '졸혼'이다.

◇ '가상 졸혼 프로젝트'를 시작하다

기존의 결혼생활에서 졸업하는 만큼, 이제까지 해온 의무를 줄이고 각자 독립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졸혼. 그런데, 막상 졸혼하면 어떤 삶이 펼쳐지는지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다.

대체, 졸혼하고 나면 무엇이 달라질까? 또, 이혼과 별거, 그리고 졸혼에는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궁금한 점은 많지만, 누구도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졸혼.

우리는 부부관계를 회복시킬 대안으로 떠오른 졸혼의 민낯을 알아보기 위해 ‘가상 졸혼 프로젝트’를 시도해보기로 했다.

졸혼을 체험하면서 '우리'가 아닌, '너'와 '나'로 마주하는 부부. 이들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될까.

◇ 배우 차광수, 아내로부터 졸혼을 제안받다

결혼생활 23년 동안 남편에게 10첩 반상을 차려낸 아내 강수미 씨.

젊은 시절 거문고 연주자로 활동해왔지만, 결혼 이후 자신의 꿈은 접고 남편을 내조하며 살아왔다. 스스로 90점짜리 아내라고 평할 만큼 현모양처로 열심히 살아온 삶.

그런데 어느 날, 아내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강수미라는 이름 대신,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만 살아온 내 인생, 정말 괜찮은 걸 까? 지금이라도 자신의 이름 아래 서보고 싶은 강수미 씨는 남편에게 졸혼을 제안한다.

1년에 한 번씩 해외여행을 데려가겠다는 결혼 초 약속을 23년 동안 지키며 살아온 남편 차광수 씨.

중견 배우로 자리를 잡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지만, 항상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그는 갑작스러운 아내의 이런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졸혼을 남의 집 일로만 생각했다는 남편과 남편의 성공이 곧 자신의 행복이라 여겨온 아내가 시작한 새로운 형태의 결혼생활.

과연 이들에게 졸혼은 행복한 부부관계를 열어주는 열쇠일까, 아니면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인 걸까.

◇ "우리는 행복한 졸혼 생활 중입니다"

이안수 씨(61세)와 강민지 씨(58세)는 10년 넘게 따로 또 같이 살고 있다.

남편은 파주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아내는 서울에서 일하며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예정 없이 즉흥적으로 만난다.

최근에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휴가를 받아 남미로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는 강민지 씨. 지금이 자신의 삶에서 절정기라고 말하는 그녀는 필리핀에서 어학연수 중이다.

이런 삶을 보아온 아들은 여전히 사랑표현을 즐기는 부모님의 졸혼 생활에 장점이 더 많다고 말한다.

서울에서 살던 임지수 씨(59세)는 13년 전, 아무 연고가 없는 전라도 산속에 홀로 들어가 황무지였던 땅을 아름다운 꽃밭으로 일궈냈다.

여전히 도시에서 일하는 남편과 한 달에 한두 번 보지만, 부부관계는 함께 살 때보다 오히려 좋아졌다. 남편과 떨어져 살아보니 보이는 게 있었다는 그녀에겐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일까.

◇ 행복한 부부가 되는 방법을 고민해보다

부부가 함께 사는 게 당연하다는 결혼의 공식을 깨고, 대신 새로운 관계를 시작한 사람들.

그러나, 과연 이들의 해피엔딩이 모든 부부에게 통하는 이야기일까? '졸혼'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결혼을 경험하는 부부의 모습을 통해, 함께 성장하고 함께 늙어가는 행복한 부부가 되는 방법을 고민해봤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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