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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막바지 황사 내일까지…여름철은 어떨까?

[취재파일] 막바지 황사 내일까지…여름철은 어떨까?
누런 흙먼지가 한반도를 덮고 있다. 하늘은 여전히 푸른색을 띠고 있지만 어제(23일)만큼 눈이 부시게 푸른색은 아니다. 어제 오후 서쪽지방부터 높아지기 시작한 미세먼지(PM10) 농도는 오전 9시 현재 흑산도는 131, 관악산 111, 대관령 101㎍/㎥까지 올라갔다. 서울도 92, 대구는 94㎍/㎥를 기록하고 있는 등 대부분 지방이 50~100㎍/㎥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평소보다 먼지가 최고 2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9시 현재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전국이 여전히 ‘보통(16~35)’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입자가 작은 먼지보다 입자가 큰 먼지가 늘어난 것이다. 입자가 작은 배기가스 같은 중국발 스모그가 들어온 것이 아니라 입자가 큰 흙먼지, 황사가 들어온 것이다.

미세먼지가 최고 2배 정도 늘어났지만 가시거리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9시 현재 대부분지방의 가시거리는 10~20km 정도나 된다. 황사가 없는 맑은 날과 큰 차이가 없다. 미세먼지 농도가 같아도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PM2.5)가 많으면 빛을 많이 차단하기 때문에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지만 입자가 큰 황사만 들어올 경우는 빛을 차단하는 양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멀리까지 볼 수 있고 심지어 하늘도 푸르게 보인다. 이른바 ‘맑은 황사’다.

하지만 맑은 황사라고 해서 건강에 덜 해로운 것은 결코 아니다. 미세먼지를 하늘색이나 가시거리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미세먼지 농도를 보고 판단해야 되는 이유다. 노약자, 아니 건강한 사람도 오늘처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이번 황사는 오늘은 전국에 걸쳐 영향을 주겠고 남부지방은 내일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황사를 마지막으로 올봄 황사는 끝날 가능성이 크다. 5월이 1주일 정도 밖에 남아 있지 않기도 하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6월부터는 황사가 거의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960년부터 2017년까지 58년 동안의 서울지역 황사 관측일수를 보면 4월이 131일로 가장 많고 3월 82일, 5월 72일 순이다(아래 그림 참조). 지난 58년 동안 서울에서 여름철에 황사가 관측된 날은 없다. 9월과 10월에도 황사가 적은데 지난 58년 동안 9월과 10월에 황사가 관측된 것은 2009년 단 한 해뿐이다.
서울 월별 황사 관측일수(1960~2017, 자료: 기상청)
2009년 9월 황사는 21일 백령도부터 관측되기 시작해 22일에는 서울을 비롯한 중서부지방 곳곳에서 황사가 관측됐고 일부 지역은 23일까지도 황사가 이어졌다. 10월에 서울에서 황사가 관측된 것은 2009년 10월 20일 단 하루다.

여름철에는 서울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황사가 거의 관측되지 않는다. 기상청 공식 기록상 여름철에 우리나라에서 황사가 관측된 것은 2015년 6월 12일 제주도가 유일하다. 2015년 6월 12일 제주와 서귀포 등 제주 전역에서 황사가 관측됐다. 제주도에서 관측사상 한차례 6월 황사가 관측된 적이 있기는 하지만 통계적으로 볼 때 이변이 없는 한 올해도 6월이나 여름철 황사가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6월부터는 황사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농도도 크게 떨어진다(아래 그림 참조). 2010~2016년까지 서울의 월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를 보면 3월이 64㎍/㎥로 1년 가운데 가장 높고 5월은 58㎍/㎥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6월부터는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떨어진다. 특히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동안은 월평균 농도가 40㎍/㎥를 넘지 않는다. 6월부터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드물어진다는 뜻이다,
서울 월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 자료: 환경부)

6월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뚝 떨어지는 것은 우리나라나 중국이 6월부터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거나 미세먼지를 줄이는 특단의 대책을 시행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유는 바람 방향이 바뀌기 때문이다. 북서풍이나 서풍 대신 주로 남서풍이 불어오면서 중국발 황사나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또 6월 중순이나 하순부터는 장마가 시작되면서 미세먼지를 자주 씻어 내리는 것도 한 원인이다.

물론 여름철이라고 해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전혀 올라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바람이 약해지고 오랫동안 공기가 정체할 경우 중국발 미세먼지나 황사가 넘어오지 않더라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만으로도 ‘나쁨’ 수준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2017)의 경우 서울에서는 6월에 3일, 7월에 3일, 9월에도 4일 ‘나쁨(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 36㎍/㎥ 이상)’수준이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8월과 10월에는 ‘나쁨’ 수준이 나타나지 않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6월부터는 이변이 없다면 북서풍이나 서풍보다는 남서풍이 불어올 가능성이 크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6월 초에는 서풍과는 정반대인 동풍이 불어오는 경우도 있다. 남서풍과 동풍은 일반적으로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를 한반도로 실어오지 않는다. 일단 내일까지 이어질 이번 황사를 지혜롭게 넘기면 10월까지 한동안은 미세먼지 걱정은 크게 덜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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