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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넥센 성폭행 혐의…프로선수들 왜 이러나?"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5월 23일 (수)
■ 대담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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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 두 명, 원정 경기 갔다 술 마시고 성폭행 혐의 휘말려
- 해당 선수들 "성관계 인정하지만 강압이나 폭력 없었다"
- 성폭행 혐의 휘말린 선수들은 넥센의 핵심이지만 1군 제외
- 스포츠 선수들의 성폭행 사건, 과거부터 반복돼
- 다른 분야의 직업보다 스포츠 선수들의 일탈 행위가 많아
- 학생 때부터 인성 교육보다 승부만 따지는 운동 기계 강요
- 독일과 미국, 고등학생부터 B 학점 이하는 운동할 수 없어



▷ 김성준/진행자:

이제 날도 좋고 야구장 찾는 재미에 푹 빠지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오늘(23일) 새벽이죠. 넥센 히어로즈의 선수 두 명이 성폭행 혐의에 휘말려서 팬들이 큰 충격에 빠져있습니다. 잊을만하면 이렇게 스포츠 선수들의 성 추문, 음주, 도박, 승부 조작 이런 사건이 터지니까. 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많은데요.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전화로 연결해서 관련한 말씀 좀 나눠보겠습니다. 평론가님 안녕하십니까.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무슨 일입니까. 원정 경기를 인천에 갔다가, 거기서 넥센 히어로즈 선수 두 명이 성폭행 혐의에 휘말렸습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여성과 술을 마시고 숙소에 들어와서 새벽 2시에 일을 벌인 모양이에요. 그러고 나서 새벽 5시 21분에 성폭행을 당한 여성의 친구가 경찰에 신고해서 이 일이 밝혀졌습니다. 일단 선수들이 술을 마셨다는 게 가장 큰 의미가 있고, 성폭행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또 넥센 팀이 서울 연고지인데 인천 밖에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호텔을 잡아서 하루라도 합숙을 했다. 이것도 또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원래 이렇게 시즌 중에, 레이스가 계속 진행되는데 술 마셔도 되나요?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절대로 안 되죠. 예를 들어서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재일동포 장훈 씨 있잖아요. 3,085개의 일본 최다 홈런을 친 장훈 씨는 시즌 도중에는 맥주 한 방울도 안 마셔요. 끝나는 날 아주 대취를 합니다. 10달 동안 참았던 것을. 이게 프로예요. 누구든 술을 마시고 싶지 않겠습니까? 절대로 되어서는 안 되는데. 시즌 도중에 술을 마셨다, 더군다나 숙소를 이탈해서. 그것도 그렇고 여성을 숙소에 끌어들인 것도 더 큰 문제고. 더 말도 안 되는 것은 성폭행 혐의로 조사까지 받는 건 더 이상 말할 것도 없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럼요. 넥센 히어로즈 측이나 혐의를 받고 있는 선수들은 어떤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까?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넥센은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얘기고. 일단 1군에서 제외를 시켰지만. 두 선수는 성관계는 인정하지만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런 혐의 받는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하는 말이죠.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예.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박동원 선수는 주전포수인데 2년 전에 결혼했어요. 조상우 선수는 마무리 투수고요.

▷ 김성준/진행자:

팬들 충격이 이만저만 아닐 텐데. 두 선수 모두 넥센의 핵심 선수잖아요.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예. 차와 포가 떨어졌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오늘 경기 자체는 그대로 진행되겠죠? 두 선수는 참여 못 하겠지만.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예. 그대로 3연전이니까 내일까지 SK와 넥센전이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그대로 치러지고. 오늘 로저스와 박종훈 선수 선발 매치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 김성준/진행자:

오늘 보니까 네티즌들이 이런저런 비난과 분통 터뜨리는 말들을 많이 올렸던데. 보니까 그중에서는 아예 구단을 해체해야 한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더라고요.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이제까지 선수 개인의 잘못으로 구단이 해체된 것은 150년 가까운 메이저리그나 80년이 넘는 일본이나 36년째인 우리나라나 한 번도 없습니다. 구단 폐쇄까지는 너무 지나치고요. 하지만 분명히 넥센 히어로즈가 선수 관리에 대한 뼈저린 반성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사실 성인 선수들이니까, 그리고 나름대로 스타성을 갖춘 선수들이다 보니까 구단에서도 무조건 몇 시까지 들어와라, 술은 절대로 안 된다, 방에서 꼼짝 마라. 이럴 수는 없는 것은 사실인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보시면 스포츠 선수들이 이런 비슷한 사건사고를 많이 일으키잖아요.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예. 과거 김응룡 감독이 해태 타이거즈 감독 시절에 야구 배트를 들고 호텔 로비에서 밤 12시, 1시까지 지킨 적이 있어요.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는 CCTV를 설치해서 선수들이 오가는 것을 찍다가 이게 억센 역풍을 맞기도 했었죠. 프로 야구 선수쯤 되면 자율에 맡기는 겁니다. 혼자서 무한 책임을 져야 하고, 거기에 대해서 이같이 술을 먹는다든지, 이탈 행위가 있을 때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거든요. 구단이 감시하는 시대는 아니에요. 이것은 메이저리그나,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마찬가지인데. 재작년이었죠. 강정호 선수도 메이저리그에서 여성을 끌어들이지 않았습니까. 성폭행 혐의가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선수에게 맡기는 거예요. 

한두 살 먹은 어린아이도 아니고. 전부 다 스무 살이 넘었기 때문에, 그리고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모든 행위를 다 자유롭게 하고 그 대신에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과거 기아의 유창식 선수도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제명됐었고. 또한 KT 위즈의 김상현 선수도 음란 행위로 야구계를 떠났습니다. 이번도 박동원 선수와 조상우 선수도 설사 무혐의로 밝혀진다 하더라도, 이게 숙소를 이탈해 술을 먹고 여성을 끌어들인 행위만 해도 엄청난 잘못이기 때문에. 아마 선수 생활하는데 커다란 지장을 받게 될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이렇게 잇따르는 일탈이 무언가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고 보시나요?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많이 보고 싶거든요. 물론 프로야구 선수라든지 스포츠맨이 다른 분야, 그러니까 교사라든지 회사원이라든지. 다른 분야보다 일탈 행위를 하는 확률이 높은 것은 통계적으로 나와 있어요. 그 원인은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산수를 수학으로 느끼면서 운동선수가 되는 선수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인성교육을 받아요. 교사들이 교실에 들어와서 많은 학생을 놓고서, 자신은 전날 술을 마셨을지 몰라도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은 학생들의 모범이 되게 대개 교사분들이 하세요. 

그런데 코치나 감독들은 승부를 권유하죠. 승부에 관한 한 조금도 용서하지 않고. 거기에 인성교육이 따를 시간이 별로 없는 거죠. 일단 선수 학생이냐, 학생 선수냐가 문제인데. 학생 선수가 아니고 선수 학생이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이게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은 그만큼 더 인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고. 주로 야구 기량만 쌓는, 축구 기량만 쌓는 운동 기계가 되다 보니까. 결국 인성 면에서 다른 분야보다 일탈할 확률이 더 높다. 그렇다고 해서 스포츠맨들이 다 그런 건 아니고요.

▷ 김성준/진행자:

물론이죠.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예를 들어 아까 제가 장훈 씨 얘기도 드렸지만. 이승엽 같은 선수도 일절 알코올을 대지 않고도 아시아 최고의 선수가 되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그러면 우리가 유난한 겁니까? 해외의 경우는 상황이 다른가요? 미국이라든지 프로 스포츠가 발달한 나라의 경우에 어떻습니까?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독일과 미국을 예로 들 수 있는데. 특히 고등학생부터 그런데. B 학점 이하는 운동을 할 수 없죠. 그러니까 농구부에 들어가려면 공부가 B 학점 이상이 되어야 하죠.

▷ 김성준/진행자: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요.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예. 메이저리거들은 최소 2년, 길게는 10년 동안 마이너리그를 견딘다는 것은 바로 인성이 갖춰지는 거예요. 인성이 다른 게 아니고 참을성과도 거의 비슷한 말인데. 마이너리그에서 거의 5, 6년 이상을 견디면서 인성을 갖추게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메이저리그는 700명이 넘습니다만, 일탈하는 선수가 나오기는 나오지만. 확률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나 다른 곳보다는 낮다는 얘기죠. 그러니까 독일이라든지, 미국이라든지, 심지어 일본까지도 운동선수는 B 학점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렇다면 운동할 선수는 거의 1%도 안 남죠. 앞으로 국가적인 시스템에서 운동선수가 제대로 운동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는 80점 이상, 이런 식으로 해서. 그런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될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러다가 운동선수가 진짜 1명도 안 나오면 그 스포츠 자체가 사라지는 것 아닙니까.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그 시스템을 클럽 시스템으로 가는 거죠. 학원 스포츠가 아니고. 일본처럼 클럽 시스템으로 가는 거죠. 클럽에서 잘 하는 선수는 학교에서도 엘리트 쪽으로 가서 프로가 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선수는 그대로 공부만 하게 되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는 거죠. 학원 시스템을 클럽 시스템과 병행하게 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클럽에서 활동한다고 해서 학교에서 빠진다든가 봐줄 수는 없는 것이고.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예. 일본 시스템이 바로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팬들이 많이 실망했을 뿐만 아니라. 사실 스포츠 스타들,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 어린 학생들인데. 이 아이들이 보고 뭘 배우겠습니까. 저는 이번 사건도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빨리 대책이 마련되어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예. 안녕히 계십시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기영노 스포츠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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