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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풍계리 핵 폐기가 쇼? 비핵화 진전으로 봐야"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5월 23일 (수)
■ 대담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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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담 안 할 수 있다" 트럼프가 北에 원하는 건 CVID
- 회담해야 되는데 하려면 제대로 하자는 쪽에 방점
- 비공개 회담, 트럼프가 문 대통령에게 의지하는 측면 있어
- 문 대통령 '北, 밀어붙이면 안 된다' 라는 조언했을 것
- '비핵화' 트럼프식 해법, 핵 완전 포기 전 보상도 가능
-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비핵화 진전으로 볼 필요 있어



▷ 김성준/진행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23일) 새벽에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는데. 단독 회담 전에 가진 기자들의 질의응답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원하는 조건이 충족 안 되면 북미회담을 안 할 것이다. 이러면서 다들 화들짝 놀라서 참 걱정도 하고 그랬는데. 배석자 없는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궁금하고요.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에 국정기획 자문위원이었고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자문단에 계셨습니다. 한동대 김준형 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관련된 말씀을 나눠보겠습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깜짝 놀랄 만한 말 한 것. 원하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미회담을 안 하겠다. 원하는 조건이 무엇인 것 같습니까?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다들 아슬아슬해 하고 좀 숨죽여서 지켜보다 보니까 이런 부분이 굉장히 크게 다가오는데요. 사실 트럼프나 미국이 북한에 원하는 조건이라는 것은 CVID죠. 6월 12일 회담에서 어떤 방식으로, 어떤 진정성으로 CVID를, 비핵화를 할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한 확실한 보장 또는 합의가 사전에 없다면 안 할 수도 없다. 이런 얘기가 되는데. 특별한 얘기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해왔던 얘기고. 또 북한이 저렇게 나오니까 무언가 여기에 대해서 맞받아치는 부분이었는데. 안 한다는 데에 방점이 있다기보다는, 해야 되는데 하려면 제대로 하자는 쪽에 방점이 있는 것으로 봐서. 그렇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밤에 문 대통령에게 전화도 걸고. 이런저런 측근들 다그치고 이런 것을 보니까 최근 북한의 언행에 대한 심기가 불편하기는 한 것 같아요.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예. 불편하다는 표현도 맞고요, 좀 당황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실상 굉장히 순조로웠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두 차례 방문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뒤에 계속 긍정적인, 무언가 대단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성공적일 것이다. 이러다가...

▷ 김성준/진행자:

그리고 미국인들 풀어줬을 때 김정은에게 감사하다는 말까지 했잖아요.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그랬죠. 아주 명예로운 사람이다, Honorable Man이라고까지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그렇게 잘 가다가. 무언가 북한에서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고 오니까. 북한 측에서는 미국이 지나치게 자기들의 선의에 의해서 선제적으로 여러 가지를 양보했음에도 불구하고. 리비아 모델이 나오니까 북한이 반발했고. 그것에 대해서 트럼프는 예상하지 못한 측면에서 갑자기 불편하기도 하고 좀 당황한 측면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제 지금 아무도 모르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비공개 단독 회담. 어떤 얘기가 있었을 것 같습니까?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아무도 모른다고 얘기하시면서 저에게 물으시면 어떻게 합니까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작은 가능하죠. 이 전체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이게 어려울수록, 주위의 비판과 의심이 많을수록, 어떤 의미에서 이 세 정상은 한 곳으로 모아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시 말해서 6월 12일은 어찌 됐든 성공해야 된다는 데에 대해 일치하는 묘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트럼프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의지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고요. 문재인 대통령이 이것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김정은을 먼저 만났던 사람으로서 위로, 확신, 또는 이건 성공할 수 있다는 부분에 집중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건 어떨까요? 예를 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이 시진핑 국가주석 만나고 나더니 굉장히 강경해지고 입장이 바뀌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나기 전으로 돌려 놔줬으면 좋겠다. 그랬더니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변한 것은 아니고, 이게 협상 막바지의 힘겨루기 차원인 것 같으니까 너무 북한의 말 한마디, 한 마디에 너무 당황하거나 긴장하지 말고 우리 가는 길을 지켰으면 좋겠다. 이 정도 대화일 가능성은 있을까요?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예. 저도 제가 만약 문 대통령이라면 그렇게 말했을 것 같고요. 조금 더 얘기한다면 지금 사실상 북한은 상당히 결심하고 나왔고.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만나기 전에 볼튼, 폼페이오와 사전 만남을 50분 했었습니다. 거기서 가장 했던 게 뭐냐면, 북한이 25년 전 국면과 지금은 완전히 차이가 난다고 얘기했고요. 특히 최고 지도자의 입장에서 이 부분을 확실하게 비핵화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기 때문에. 과거 방식은 아니고 이것을 제대로 봐야 한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비슷한 차원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이걸 했을 것이다. 다만 북한이 불안해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이 부분을 열어주고 들어주는 부분이 좀 필요하지 않겠나. 좀 면을 세워주라. 북한 내부에도 사실 북한 내부 전체에 공개를 했고. 이것을 굴복하듯이 밀어붙이면 오히려 될 것도 안 된다. 이 부분을 만약 제가 그랬다면 덧붙였을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사실 그런 이유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습니다만. 볼튼 국가안보 보좌관이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하고 나서 북한이 화를 내고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식이 아니라 트럼프식이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이것 역시 사실은 어떻게 보면 북한을 달래려는 시도의 일환일 것이라고 생각도 되는데. 트럼프식 해법이라는 것은 도대체 뭘까요?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아직 없는 거죠. 그러니까 세라 허커비 샌더스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고, 말하자면 트럼프식 모델 아니겠느냐. 이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식이라고 하는 것은 리비아식과는 반대된다는 거겠죠. 그러니까 리비아식 때 얘기했던 일방적 선 핵 포기 이후에 보상이라는 것과는 다르다. 다시 말해서 보상을 핵을 완전히 포기하기 전에도 좀 동시적으로 해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는 게 트럼프식 해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오늘부터 시작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와 관련된 일정 몇 가지 질문 좀 드리겠습니다. 우선은 우리 측 취재 명단을 오늘 오전에야 미루다 접수를 해줘서 부랴부랴 공동 취재단이 갔는데. 이것은 지금 와서 되돌아 생각해보면 북한이 일정상의 계산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예. 제가 이틀 전에 어떤 모 방송에 나가서 그런 얘기를 했는데. 아마 애먹이다가 (결국엔 풍계리로) 가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실질적으로 그렇게 됐는데요. 저는 북한이 한국에 대해서 이것을 소위 말해 길들이기라고 하면 심하고요. 그동안 섭섭한 부분을 항의하고. 한국에 대한 문제나 미국에 대한 불만들이 전체 판을 깨자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리고 이것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직접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을 보도해도 된다고 얘기할 정도였으니까. 이 부분은 가는 게 맞고요. 아마 말씀하신 것처럼 일정상 원래 계획대로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우리 측 취재단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하자. 이럴 수도 있었을까요?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그런데 이럴 수는 있었을 것 같아요. 만약에 한미정상회담을 하면서 전혀 진전이 없었거나 북한이 다시 섭섭할 말이 나왔다면 그냥 안 받아들였을 텐데. 반드시 한미정상회담 때문에 마음을 바꿔서 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리고 말이죠. 지금 조금 전에 나온 보도에 따르면 취재단이 핵 실험장을 향해서 곧 출발하는 모양인데. 내일 오전 중에는 현장에 도착할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취재진만 가고 전문가나 검증기관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게 영변 냉각탑 폭파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것은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던데. 교수님도 똑같은 생각이십니까?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아니요. 저는 좀 다른데요. 아쉽죠. 예를 들면 전문가들이 갔으면 보다 큰 양보가 됐을 텐데. 그런데 이것을 따지고 보면 북한이 어떤 조건을 가지고 협상하거나 또는 합의사항이 아니지 않습니까. 선제적으로 북한이 하는 측면이 있고. 또 나중에 핵 사찰을 할 때 검증의 문제와는 좀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물론 전문가들이 가서 그것을 할 수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것은 진전이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만약 대부분이 북한이 이렇게 하는 것을 쇼라든지, 위장이라고 얘기하기 시작한다면 전체 결과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거든요. 우리가 기대하는 것보다는 좀 부족하지만 여전히 진전이다. 비핵화라는 진전의 입장에서 좀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알겠습니다. 조금 별도의 문제입니다만 지금 기획 탈북설이 제기된 탈북 종업원들 있지 않습니까. 북한 식당 종업원들. 북한은 지금 돌려보내라고 요구하고 있고.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기획 탈북설이 나오니까 난감한 상황이고. 그렇다고 해서 종업원 개개인의 의사를 확인해서 누구는 보내주고, 누구는 남겨두고 그럴 수도 없고. 이게 굉장히 어려운 남북 관계 한 가지 숙제가 생긴 셈인데. 이 문제는 어떻게 푸는 게 좋을 것 같으세요?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이게 저도 난감할 정도로 방법이 생각이 안 나게 문제가 꼬여가고 있는데요. 이게 결국은 처음 출발부터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그런 건데요. 중간에 자기 의사와는 반대로 왔다 하더라도. 처음에는 가고 싶었더라도 지금은 또 변했을 수 있고. 말씀하신 것처럼 개개인으로 보낼 수도 없고. 이게 참 골치 아픈데. 제 생각에는 이게 전면에 등장해서 이 문제만 예민하게 모든 초점을 받는다면 오히려 문제 해결은 힘들다고 봅니다. 

오히려 전반적인 남북 관계 전체적인 개선 속에서, 사실 로우키로 가면서 이 사람들을 보호해가며 남북 간의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 문제가 어려워지면 이 예민한 문제가 앞에 차지하거든요. 사실 남북정상회담이 잘 될 때는 이게 수면에서 내려가거든요.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풀리는 가운데 좀 섞여서 실용적으로 풀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걸림돌도 많고 꼬이는 것도 많은 게 남북 관계인 것 같습니다.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매번 조심스럽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김준형 한동대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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