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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 부는 사나이 따라 졸졸…조금 특별한 고궁 나들이

<앵커>

객석에 가만히 앉아있는 게 아니라 고궁을 산책하며 연주를 즐기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 등장했습니다.

봄날 경복궁에서 즐기는 관객체험형 공연을 권애리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석양이 질 무렵 조선 시대 왕의 행차에 따르던 대취타 선율이 고궁을 거니는 사람들을 불러모읍니다.

태평소와 나발, 나각 같은 전통 관악기가 앞장서서 궁을 누비면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를 좇듯 관객은 줄이어 뒤를 따릅니다.

음악이 잘 들리는 객석에 앉아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게 아니라 공간을 흠뻑 느끼며 적극적으로 소리에 다가섭니다.

[이아람/'경복궁 음악회' 연출 겸 대금 연주자 : (음향장비가 없는데도) 국악기랑 어울리는 음향 (공간) 상태에서 연주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잘 들리는 면이 있어서, 선택적으로 음향을 만들 수 있는 게 연주자로서 재밌습니다.]

왕의 우물 앞에 도착해서는 서양악기 베이스와 조화를 느껴보기도 하고 궁중의 뜰에서는 사방으로 흩어진 연주자들 사이에서 관객들이 가장 자기 귀에 듣기 좋은 소리를 찾아갑니다.

[김성민/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공연기획팀장 : 관객들이 만들어내는 동선 자체도 또 하나의 공연, 퍼포먼스로 (돼서) 교감하고 체험하게 하려고 준비했습니다.]

'이머시브 콘서트', 2011년 뉴욕의 한 호텔 공간을 활용해 시작한 '슬립 노 모어'로 유명해진 체험형 공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시도하고 있는데 고궁을 활용한 공연은 처음입니다.

[정윤혜·김세나/ 모녀 관객 : (공연이) 숨바꼭질 같았어요, 아이들이랑. (진짜 궁궐 사람들 같았어요.)]

음악과 공간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관객은 공연 안으로 쑥 빨려 들어갑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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