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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거리인사해도 최저임금 못 받아"…선거운동원 기피

수당·실비·식비 포함 일당 7만 원…4년전 수준서 동결<br>'선거 알바' 옛말…후보 캠프, 선거사무원 확보 애먹어

"새벽부터 저녁까지 먼지 마셔가며 거리에서 율동을 하고, 명함을 나눠주는 고된 일인데 일당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니 누가 하겠어요"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선거 사무원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한때는 단기간에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선거 알바'로 각광 받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큰 폭으로 오른 최저임금을 밑도는 박한 일당 때문에 사람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선거법을 위반해가며 법으로 정해진 일당에 웃돈을 얹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모 정당 충북지사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31일부터 시작될 공식 선거운동에 투입할 운동원을 소개해달라고 여기저기 부탁해 놓았는데 아직 필요한 인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원 지원자들이 일당 10만∼13만 원을 요구하는데 법적으로 지급할 수 있는 건 최대 7만원"이라고 말했다.

선거사무원들은 이른 아침 출근 시간부터 퇴근 시간까지 거리인사를 하는 등 하루 10∼12시간 선거운동에 나선다.

활동은 고되지만 선거사무원의 일당은 수당 3만원, 실비 2만원 등 5만원이다.

식비 2만 원을 포함해도 7만 원을 넘을 수 없다.

선거사무원의 최대 일당인 7만 원을 시급으로 계산하면 10시간 일할 때는 7천원, 12시간은 5천833 원이다.

올해 최저임금 7천530원을 밑돈다.

식비를 제외한 5만 원을 기준으로 하면 최저임금과 격차는 더 크다.

선거사무원 일당은 2014년 지방선거와 같지만, 최저임금은 매년 인상되면서 4년 전보다 44.5%가 올랐기 때문이다.

선거사무원 경험이 있는 A씨는 "거리에서 율동을 하고,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것이 웬만한 일보다 더 힘든데도 식비를 포함한 일당이 고작 7만원"이라며 "모 선거 캠프에서 연락이 왔지만 확답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선거가 끝난 뒤 추가로 일당을 더 받기도 했는데, 선거법이 강화되면서 웃돈을 아예 기대할 수도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방선거가 영농철과 겹치면서 선거사무원 구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다.

농촌 지역 품삯은 점심과 간식 등을 따로 챙겨주는 조건으로 남자 10만원, 여자 7만원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는 총선이나 대선보다 선거사무원의 수요가 많다.

2014년 충북 도내 지방선거 후보자는 430여명이었다.

올해 출마 인원도 당시와 비슷하다고 보면 이번 지방선거에 필요한 선거사무원은 3천5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거법상 둘 수 있는 선거사무원은 충북지사 후보의 경우 167명, 시장·군수 후보는 읍·면·동수의 3배수, 도의원 후보는 10명, 시·군의원 후보는 8명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사무원 일당 지급 기준을 현실화하거나 전체 법정 선거자금 내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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