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제보하기

프랑스 파리, 도심 운하 주변에 난민 몰려들어 골머리

SBS뉴스

작성 2018.05.18 05:36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프랑스 파리 시내 북부의 생마르탱 운하는 트렌디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운하 주변으로 길게 들어선 유명 관광지다.

그러나 이 생마르탱 운하 주변으로 오갈 데 없는 불법 이민자들이 몰려 난민촌을 형성하자 파리시와 프랑스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리시와 중앙정부는 난민촌의 심각한 위생환경과 치안 불안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대립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르 파리지앵 등 프랑스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남성이 생마르탱 운하에서 물에 빠져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 난민은 술에 취해 운하를 건너겠다면서 옷을 벗고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었다.

다음날에는 인근 생드니 운하에서 부패가 진행된 남자 시신이 물에 떠 있는 것을 산책하던 시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소말리아 국적의 난민인 것으로 파악됐다.

난민들은 운하 바로 옆에 텐트를 촘촘히 치고 잠을 청하는데, 운하와 텐트의 거리가 채 1m도 되지 않아 물에 빠져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들은 파리의 화려한 빛에 가려진 불법 난민촌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생마르탱 운하와 그 옆의 생드니 운하 주위에는 2월부터 난민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지금은 2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텐트와 천막을 치고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위생환경이 열악하고 난민 간 폭력사태가 빈발해 도심의 치안도 불안해지고 있다.

파리시와 난민보호단체들은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지난주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파리가 버림받았다. 난민촌은 극도의 카오스 상태로 매일 같이 일어나는 위험과 폭력의 상황에 경찰도 제대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당(중도좌파) 출신인 이달고 시장은 정부가 안식처를 마련하지 않은 채 불법 난민촌을 철거하려는 것이 비인권적이라면서 반대해왔다.

강제퇴거 이전에 제대로 된 안식처를 보장해야 한다는 게 이달고 시장의 주장이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불법 난민촌 철거와 난민 퇴거에 파리시가 반대하고 있다면서 먼저 철거에 협조하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달고 시장은 "이들의 추방을 요구하는 것은 파리시의 역할이 아니다. 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국가"라고 반박했다.

파리 북부의 운하 주변에 이처럼 대규모 불법 난민촌이 형성된 것은 프랑스 정부가 대서양 연안 칼레의 초대형 난민촌 '정글' 등을 2016년 10월 전격 철거하자 갈 곳 없는 난민들이 파리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난민보호단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또 다른 비극적인 죽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난민들에게 적절한 숙식을 제공하는 등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