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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①] 美, '광주 최종 진압작전' 용인…비밀 문건 첫 확인

<앵커>

지금부터는 미국 국무부 비밀 전문에 담긴 1980년 5월의 진실에 대해서 탐사보도팀이 취재한 내용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오늘(15일)은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미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했냐 하는 내용입니다. 미국 정부가 신군부의 무력 진압을 용인했다는 의혹 제기와 정황은 그동안 많았지만 확실한 물증이 없었는데 SBS 탐사 보도팀이 미국이 최종 무력 진압을 사실상 용인했고 또, 자국 입장에 관한 성명을 내면서 신군부와 상의까지 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럼 먼저 최종 진압을 앞둔 시점에 미국의 움직임이 어땠는지 박세용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계엄군의 최종 진압 작전 돌입 13시간 40분 전인 80년 5월 26일 오전 10시 20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 대사가 미국 국무부에 보고한 긴급 전문입니다.

최광수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27일 0시부터 진압 작전이 시작된다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입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광주의 무법 상황이 길어지는 것의 위험성을 알기 때문에, 한국 정부에 군사 작전을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고 보고합니다.

광주의 참상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최종 진압 작전 계획을 전달받았을 때 사실상 용인하는 자세를 보였던 겁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그러면서 초기 상황을 악화시킨 공수부대에 관해 언급합니다.

"공수부대의 초기 행위가 아주 걱정스러웠다"며 "탈환 작전에 공수부대는 배제했으면 한다"고 최광수 비서실장에게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바로 뒤에는 "그래도 공수부대는 투입될 것"이라는 판단을 덧붙였습니다.

그 뒤 1989년 미국은 5.18에 관해 낸 첫 서면 입장에서 최종 진압 시작 전 시민군이 중재를 요청했는데 글라이스틴 대사가 자기 역할이 아니라면서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의/5·18 기념재단 조사위원 : 전두환의 강경 진압에 동의를 하는 이런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미국 쪽에서 잘 몰랐다, 책임이 없다가 아니고, 잘 알고 있었다.]

계엄군의 강경 진압을 사실상 용인했던 미국은 그 불똥이 반미 감정으로 튀는 것은 걱정했습니다.

당시 광주를 장악한 신군부는 방송을 통해 미국이 계엄군 투입을 용인했고 군의 광주 통제를 격려했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자 미국은 해당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국무부에서 단호하게 부인하는 성명을 낼 것이라고 두 차례에 걸쳐 계엄사령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압박한 것으로 비밀 전문은 기록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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