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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오늘이 로즈데이?"…유래도 알 수 없는 '데이 문화', 어디까지 챙겨야 하나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18.05.14 16:33 수정 2018.05.14 16: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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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오늘이 로즈데이?"…유래도 알 수 없는 데이 문화, 어디까지 챙겨야 하나
오늘(14일) 온종일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는 '로즈데이'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5월 14일이 연인들끼리 장미꽃을 주고받는 날인 로즈데이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로즈데이는 미국의 한 꽃집 청년이 가게에 있는 모든 장미로 사랑을 고백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게 유력한 가설이지만, 정작 미국에서는 로즈데이를 기념하지 않습니다.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처럼 달력에 쓰여 있는 기념일과 달리, 언제 만들어졌는지 유래도 정확하지 않은 날들이 매달 돌아오는데요. '○○데이'로 불리는 수많은 기념일 도대체 어떻게 봐야 하는 걸까요?
[리포트+] '오늘이 로즈데이?■ "이런 날도 있었구나"…'구구데이'와 '오이데이'를 아시나요?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나 3월 14일 화이트데이처럼 비교적 알려진 기념일도 있지만, '이런 날도 기념일이었나' 싶은 날들도 많습니다. 숫자 3이 두 번 들어가는 3월 3일은 삼겹살데이인데요. 2002년 '구제역 파동'으로 침체된 양돈농가를 살리기 위해 2003년 축협이 지정한 날입니다.

수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만들어진 날도 있습니다. 3월 7일은 '삼치·참치데이'로 숫자 3과 7을 각각 읽으면 삼치, 참치와 발음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비롯됐습니다. 매년 5월 2일은 오이 농가의 소득을 늘리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지정한 '오이데이', 9월 9일은 농림부가 닭고기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닭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인 '구구'를 본 따 만든 '구구데이'입니다.
[리포트+] '오늘이 로즈데이?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인 동시에 우리 먹거리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가래떡데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농·축·수산업과 관련된 날들은 침체한 업계에 돕자는 취지라도 있지만, 유래를 알 수 없는 기념일도 많습니다.

■ 매달 14일이면 돌아오는 기념일…하루에 기념일 2개 겹치는 날까지

누가 정했는지, 어디서 유래했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는 매달 14일이면 기념일이 돌아옵니다. 1년 동안 쓸 다이어리를 선물하는 1월 14일 '다이어리데이', 은으로 만들어진 반지나 목걸이 등을 주고 받는 '실버데이(7월 14일)'도 있습니다. 기념일이 워낙 많다 보니, 겹치는 경우도 생깁니다.

지난달 14일은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에 선물을 받지 못한 남녀가 짜장면을 먹는 날인 '블랙데이'였는데요. 블랙데이까지도 애인이 생기지 않았다면, 한달 뒤에는 카레를 먹어야 한다고 해서 5월 14일은 '로즈데이'이자 '옐로데이'입니다. 또 정확한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12월 14일은 '허그데이(연인이 포옹하는 날)'이자 '머니데이(연인에게 특별한 이벤트를 해주는 날)'입니다.
[리포트+] '오늘이 로즈데이?이런 '데이'들이 한 해 동안 어림잡아 30여 개에 달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종 기념일을 부정적으로 느끼는 소비자도 늘고 있습니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각종 기념일에 대해 성인남녀 5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인 56.7%가 "각종 데이를 챙기고 후회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포트+] '오늘이 로즈데이?■ "각종 기념일 경제적으로 부담된다"…'데이 문화' 어떻게 봐야할까?

유래를 알 수 없는 기념일뿐만 아니라, 특정 제품이나 업체가 날짜를 선점해 '○○데이'라고 이름 붙이는 마케팅도 있습니다. 롯데제과의 빼빼로데이(11월 11일)나 온라인 마켓 11번가의 십일절(11월 11일) 등이 '데이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이처럼 기념일 대부분이 선물을 주고받는 날, 또는 특정 상품을 구매해야 하는 날로 여겨지면서 일각에서는 각종 데이가 지나치게 상업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이 "○○데이에는 △△를 선물해야 한다"고 홍보하면서, 불필요한 소비를 부추긴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3월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8%가 "각종 기념일이 부담스럽다"고 답했는데요. 그 이유로는 '경제적 문제'가 35.5%로 가장 높았고, '번거롭고 귀찮다'는 응답이 22%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각종 데이를 챙기는 것을 하나의 문화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기념일을 챙기고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 주로 젊은 세대에 한정돼 있긴 하지만, 일부 기념일은 경제 활성화에 도움되고 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면 무조건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각종 데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전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