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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트럼프 판문점 선호 분명한데…"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5월 7일 (월)
■ 대담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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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담 날짜와 장소 확정 미루는 북미 '샅바 싸움'
- 김정은과 트럼프, 서로 국면을 끌고 가려고 해
- 北, 트럼프 끌어내는 데 세 명의 억류자들 활용
- 북한이 가장 듣기 싫은 말 "제재 때문에 대화"
- 세세한 부분 정리하는 과정…부정적인 것만은 아냐
- 트럼프, 판문점 선호도 있지만 참모들, 보수적 접근
- 미국의 PVID 발언, 협상에서 우위 점하기 위한 전술



▷ 김성준/진행자:

조금 전 이승원 평론가와 얘기 나눠봤습니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날짜, 장소 확정됐다고 자꾸 강조하다 보니까. 저희도 사실은 지난 주말 정도, 또는 일요일 어제 정도까지 발표가 나오겠구나. 이렇게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아직도 얘기가 없습니다. 며칠째 이렇게 군불만 때는 이유가 무엇인지, 남북정상회담 자문단 일을 하셨죠. 동국대 김용현 북한학과 교수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이게 이렇게 시간을 자꾸 끄는 이유가 뭘까요? 뭐가 잘 안 되는 걸까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잘 안 된다기보다는 두 가지 측면을 봐야 할 것 같은데요. 하나는 북미가 샅바 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샅바 싸움. 그러니까 본격적으로 씨름이 들어가기 전에 누가 더 유리하게 샅바를 잡느냐. 이 얘기란 말씀이시죠?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지금 북미정상회담에서 큰 틀에서 합의는 대체로 이뤄졌다고 보는데요. 대체로 세부적인 부분들, 예를 들면 북미 간의 비핵화 평화 체제의 결과를 트럼프 정부 1기 임기 내에 완료할 것인지의 여부. 또는 전체적으로 이행과 관련돼서 어떤 식의 이행을 할 것인지, 또는 보상과 관련해서 어떤 식의 보상을 할 것인지. 이런 부분들은 정리가 다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하나는 샅바 싸움이라고 봐야 될 것 같고요. 

두 번째 측면은 북미 간에 지금 보면 전체적으로 판 자체를 끌고 가는 데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역시 지금의 국면 자체를 본인이 다 끌고 가는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 것 같고요. 또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이 끌고 가려는 부분에 있어서 김정은 위원장이 판을 주도하는. 그런 전체적인 그림들을 그리고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부분에서 북미 간에 좀 더 세밀한 부분에서의 협의랄지, 이런 것들이 마무리가 덜 된. 그런 차원에서의 시간과 장소가 아직 확정이 안 되는. 그런 이유는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어쨌든 북미정상회담은 우리 4월 27일의 남북정상회담 같은 분위기를 기대할 수는 없겠죠. 그런 굉장한 신경전과 아까 말씀하신 샅바 싸움 같은 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텐데. 이게 참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또 한 가지의 이유가. 지난 주말에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한국계 미국인 세 명이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았잖아요. 심지어는 수용소에서 평양에 있는 호텔에 머물면서 적응 연습도 하고 이런다는 얘기까지 나왔었는데. 이것도 또 안 되고 나니까 걱정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거든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런데 세 명의 억류자들이 호텔에 있다, 이런 것은 확인된 사안은 아니었습니다. 그때에는 대체로 미국 쪽에서 보면 세 명의 억류자들이 곧 석방될 것이고. 아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을 전후로 해서 석방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그렇게 큰 틀에서 손은 봤고요. 일부에서 석방 가능성이 상당히 빠른 것 아니냐는 판단들을 한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지금 샅바 싸움 구도 속에 세 명의 억류자의 석방도 연관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지금 세 명의 억류자가 다 한국계 미국인들입니다. 이 세 사람의 억류자 문제는 북한 입장에서는 어쨌든 인도적 차원에서 빨리 석방을 해야 되겠다, 이런 판단을 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차원에서 보면 어쨌든 북미정상회담을 하는데 있어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을 보다 북한의 입장에 조금은 더 가까운 입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활용하는 측면도 한편으로는 있다. 이렇게 봐야 될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다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나 발언으로 굉장히 모든 게 잘 풀려나가고 정상회담도 금방 있을 것 같고. 심지어 이 세 명 풀려나는 것도 ‘Stay tuned’ 그래서, Stay tuned라면 자리 떠나지 말고 가만히 기다리라는 얘기인데. 그런데 자리 떠나지 않고 주말을 기다렸는데 안 나오길래 참 다들 걱정을 하는 건데. 거꾸로 또 북한도 말이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 오래간만에 미국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인, 어떤 경고성 입장을 내놨어요. 판문점 선언이 압박의 결과인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것도 결국은 샅바 싸움의 북한 쪽 버전이라고 봐야겠네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지금 북한 입장에서는 가장 듣기 싫은 소리가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이 제재 때문에 지금 북한이 대화 쪽으로 나오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북한은 상당히 불편해하는 것 같습니다. 또 북한 입장에서는 어쨌든 북한이 판을 끌고 가는 흐름들을 생각하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제재를 해서 북한이 움직인다. 이런 쪽으로 분위기를 끌고가는. 이런 것에 대해서는 북한은 현재로서는 이 샅바 싸움의 과정에서 이렇게 밀리기 시작하면 계속 북미회담에서도 미국 쪽에 밀릴 수 있다. 그래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샅바 싸움이다. 다만 이 샅바 싸움이 부정적 의미에서의 샅바 싸움은 아니라고 봅니다. 

판을 상당히 어렵게 하는 샅바 싸움이라기보다는 어쨌든 판 자체는 큰 틀에서 북미정상회담으로 가고, 그 과정에서 큰 부분들은 대체로 정리가 돼있다고 보는데. 세세한 부분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아직은 조금 더 북미 간에 정리가 덜 되고 있다. 이렇게 봐야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고 샅바 싸움이기 때문에 시간 문제다. 이렇게 본다면 말이죠. 결국은 우리가 이어서 생각할 게 장소 문제가 나오는 건데.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을 꽤 선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이 며칠 사이에 다시 또 싱가포르가 무게가 실린 언론 보도들이 나오고요. 이건 왜 이런 혼선이 있는 것 같습니까?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지금 보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판문점 또는 평양에 대한 선호도가 분명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도 아마 그 선호는 완전히 지워졌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다만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비롯한 참모진들의 입장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참모진들은 상당히 보수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안전을 생각해야 하고.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북미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나머지 참모들은 보수적인 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결국 이번 회담에서의 성과가 아주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최고의 성과를 올린다면 평양도 좋다. 이렇게 생각할 것 같은데.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미국이 완벽한 성과를 거두는,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그렇게 본다면 싱가포르나 보다 중립적인 지역을 찾는. 그것을 통해서 좀 더 안전장치를 마련해두는. 그런 부분도 분명히 작동하고 있다. 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제 장소가 결정돼서 본격적으로 북미정상회담으로 간다면. 미국 측이 요구할 수 있는 게. 미국 측이 지금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북핵 폐기. 이것을 더 나아가서 이제는 PVID라고 해서 ‘완전하고’를 ‘영구적으로’라는 말로 바꿨더라고요. 이것은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정말 미국이 북한을 샅샅이 뒤지더라도, 어떤 사찰을 해서라도 핵과 미사일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얘기와 마찬가지인데. 이게 가능할까요?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런데 우리가 좀 주목해야 할 게요. 우리가 PVID, 그러니까 Permanent인데요. 이 PVID를 얘기한 사람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자기 취임식에서 한 얘기입니다. 그리고 볼튼 보좌관도 그런 유사한 얘기를 했고요. 이것이 미국의 공식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확정해놓고 날짜와 장소만 남겨놓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미국은 좀 더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 또는 회담의 전략성, 또는 전술적으로 좀 더 북한에 대해서 세게 나갈 수 있는 범위들을 더 높이 찾고 있다. 이렇게 봐야될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 PVID까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실제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그 모든 것들을 미국이 다 가져갈 수는 없다고 봅니다. 북한도 역시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가져갈 수는 없는 것이고. 그래서 외교에서는 표현이 그렇습니다만 100:0은 저는 외교가 아니라고 보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그건 전쟁이죠.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또는 50:50, 때로는 40:60으로 40만 가져가도 외교적 승리가 나올 수도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지금 상황에서는 전반적인 판 자체를 신중하고 차분하게 지켜보는 부분도 필요할 것 같고요. 미국의 입장이 PVID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그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기보다는 좀 더 미국의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그런 전술적 측면도 있다. 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동국대 김용현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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