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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정세현 "핵 폐기, 김정은만 결심하면 2년 안에 가능"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4월 30일 (월)
■ 대담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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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단선 넘어오는 장면이 가장 인상 깊어
- 도보다리 비공개 회담, 북미회담 조언이었을 것
- 도보다리 30분, 북미회담 위한 기초공사라 생각
- 김정은, 예상 뛰어넘는 변신 보였던 김일성 닮아
- 아버지와 달리 김정은, 핵 완성으로 큰 게임 가능
- 북핵 2년 내 해결 위해선 평화협정도 2년 내 끝내야
- 차이나 패싱 걱정하는 중국, 빨리 끌어들여야
- 김정은과 트럼프 조합 ‘한반도 비핵화’ 절호의 기회


 

▷ 김성준/진행자:

앞으로 한반도에 사철 없이 봄만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스튜디오에 모신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의 말씀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 지내면서 현재 남북 관계의 성공적인 기틀을 다진 분이기도 하고요. 정 이사장님 모시고 이번 4.27 판문점 선언의 의미와 북미정상회담을 전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네. 반갑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선 많은 사람들이 대개 비슷한 대답을 하기는 합니다만. 이번 판문점에서의 하루. 보실 때 가장 장관님 보시기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어느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역시 분단선 넘어올 때죠. 그러니까 넘어오는 장면은 아마 연말에는 10대 뉴스에 들어가지 않겠는가. 그리고 저라면 타임지 같은 곳의 표지로 올라갈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을 하는데. 

▷ 김성준/진행자: 

앞으로 최신호 타임지의 표지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사실은 저희가 여론조사는 안 해봤지만 많은 분들에게 질문드릴 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면 도보다리에서의 30분이라고 하거든요.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그것도 참 인상적인 장면이었는데. 역시 처음에 있었던 일이. 그게 넘어왔기 때문에 도보다리에서도 할 수 있었으니까. 첫째와 둘째가 같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그리고 사실 제 생각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도 인상적인 장면이 계속 나열되다 보니까. 벌써 아침 장면 다 잊어버리고 도보다리 30분이 인상적이었다고 얘기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얘기 나온 김에 도보다리에서의 30분. 제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그냥 표정만 보고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장관님은 오랫동안 남북 관계를 다뤄보신 입장에서 추측하실 때, 그 30분 동안 남북 정상의 대화는 뭐였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틀릴 수 있습니다. 그러한 비공개 회담이라고 할까, 접촉해서 주로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얘기를 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만 보고 짐작을 하면.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러한 것은 확실하게 입장을 정해서 나가는 게 좋겠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보기도 했고, 또 특사들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대화를 해본 결과 미국이 바라는 것은 이러한 것이고. 물론 폼페이오의 방북 과정에서 상당한 정도 북미 간에 조율이 됐지만. 그래도 폼페이오가 보는 김정은과 문 대통령이 보는 트럼프, 이것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 시간이 아마 그것이었지 않나.

그러니까 예를 들면 완전한 비핵화 같은 것은 확실하게 얘기해야 하니까 남북정상회담에서도 그것을 막연하게 비핵화하지 말고 ‘완전’을 붙이자. 그래야 여기서 반 정도 말하자면 완제품이라도 만들어서 북미정상회담으로 넘겨야 트럼프가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최종 결론은 트럼프가 내게 해줘야 됩니다.

왜냐하면 비핵화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북미 수교나 평화협정은 미국이 결정해야 끝나는 문제이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무리 애국심을 가지고 해도 미북 수교 우리가 어떻게 결정합니까. 그런 완전한 비핵화를 확실하게 이번에 못 박자. 그리고 종전 선언도 여기서 결론을 내자. 시작은 여기서 하고 결국 중요한 부분은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되어야 하겠지만.

그 두 가지, 종전 선언 문제와 완전한 비핵화. 이것은 오늘 우리가 확실하게 도장을 찍자.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겠는가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니까 북미정상회담 하기 좋게 기초공사를 해주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0분이지만. 

▷ 김성준/진행자: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기초공사. 그런데 어쨌든 그 30분도 그렇고 하루 종일 남북 정상이 같이 마주앉아있으면서 저희가 가장 놀랐던 게 사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변신이거든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핵과 미사일로 세상을 위협하던 인물이었는데. 표정도 그렇고 말의 화통함도 그렇고, 사실 또 합의문의 내용 자체가 결과적으로 이제까지의 북한 지도자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변신인데. 그 변신이 글쎄요. 어떻게 이렇게 변신을 할 수 있을까요, 똑같은 사람이?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그 동안 남북 관계라든가 남북 대화사를 보면 변신 잘 해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습니까?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예. 예를 들면 94년 북핵 위기 때. 그 때 영변 폭격론이 나올 때입니다, 미국에서. 그 때 당시에는 김일성 주석이 결정을 했지만. 미국과 끝장을 볼 것처럼 밀어붙이다가. 그래서 미국에서 북폭 계획까지 나오지 않았습니까. 안 되겠다. 도저히 말로는 안 되겠고 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고 북폭을 준비하고 있을 때. 카터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해서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꺼내지 않았습니까.

그 때는 제가 청와대 통일비서관으로 있을 때입니다. 김일성의 변신이 저렇게, 불과 며칠 사이에 저렇게 일어나는구나. 진짜 용감할 때는 용감하지만 변신을 한다든지 할 때는 정말 예상을 뛰어넘는구나.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보다는 할아버지 성향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체구도 그렇고, 목소리도 그렇고. 목소리는 갈 데 없이 할아버지입니다.

아버지는 그렇게 목소리가 굵지 않아요. 키도 그렇고. 김정은 위원장의 여러 가지 스타일은 김일성 주석, 그 할아버지를 많이 닮아서. 너그러운 폼을 잡고 할 때는 도저히 누가 흉내 낼 수 없는 것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통 크게 변신을 하고. 김정일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보다는 운신의 폭을 키울 수 있는 역할이 못 됐어요. 

▷ 김성준/진행자: 

여건이 사실 어려운 면이 있었죠.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경제가 어렵고. 또 미국과 일전불사에 건곤일척의 자세로 빅딜을 할 수 있는 정도의 핵 능력도 없었고. 그러니까 조그마한 핵 능력을 가지고 큰 것을 받아내려고 하다 보니까 미국이. 그런 상황에서 미국으로부터 그런 반대급부를 받아내려다 보니까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의 소위 회담 전략을 쓸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시간은 길어졌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작년 12월 29일 날 국가 핵무력이 완성됐다고 선언을 한 마당이기 때문에. 이제 큰 게임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나가는 것이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지금 장관님이 북한 지도자들이 변신 잘 한다, 변신에 능하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으면. 이제까지의 역사는 변신했다가 다시 돌아가고, 변신했다가 다시 돌아가고. 그런 반복의 역사였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만한 근거는 뭐가 있을까요?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북한이 변신했다가 다시 돌아가고, 변신했다가 다시 돌아가는데. 그게 그 사람들의 속성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변신을 했는데 다시 돌아가지 못하도록 만들지 못한 책임은 우리 쪽에 있습니다, 미국 쪽에 있죠. 한 말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길 수밖에 없도록 여건을 만들어가면서 그야말로 토끼몰이를 하든지, 외골수로 몰아놓고 약속을 이행할 수밖에 없는 반대급부를 분명히 줘야 하거든요.

변신을 하는 것은 특히 미국으로부터 변신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변신한 것인데. 줄 것처럼 해서 변신시켜놓고는 안 준 게 많거든요. 김정은 위원장의 변신도 주로 미국이 해야 될 일이 많습니다만. 북미 수교나 평화 협정은 미국이 결정해야 하니까. 그게 일정이 빨리 안 잡히고 지지부진하고, 비핵화 먼저 하라는 식으로 한다면 그 변신은 소용없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확실하게 변신할 수 있도록 확실한 선물을 줘야 한다. 그런데 이게 선물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물을 어느 단계에서 어떤 속도로 주는 것도 중요한 것 아닙니까?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그건 이번에 북미정상회담에서 결정해야죠. 그러니까 비핵화의 시한을 우리가 정할 수 없는 것이. 북미 수교와 평화 협정을 반대급부로 줘야 하는데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걸 결정 못해요. 일각에서 그 일정도 못 잡았는데 아무 소용없는 협상 했다고 하는데, 그건 대한민국 대통령 권한 밖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나 빨리 북미 수교를 해주고 얼마나 빨리 평화 협정을 마무리해줄 것이냐에 따라서 북한은 거기에 맞춰 그 일정 내에 마무리하겠다. 정상적으로 한다면 3단계, 4단계로 가야겠지만 미국이 빨리 해준다면 나도 거기에 맞춰서 2단계에 끝장내겠다는 식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시간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도 자기 재선에 북핵 문제 해결을 성과로 내놓고 재선하고 싶어 한다면 2년 이내에 끝장내고 싶어 할 겁니다. 북핵을 2년 내에 끝내려면 북미 수교나 평화 협정을 2년 내에 끝을 내야죠.

그런데 그 평화 협정은 또 중국이 관련되어 있어요. 북미 수교는 미국이 혼자 결정하면 되지만, 평화 협정은 중국을 어차피 불러들여야 합니다. 정전 협장의 서명 당사자니까. 그런 문제가 있는데. 지금 중국을 일단 밖에다 내놓고 있단 말이에요. 차이나 패싱을 걱정하고 있어요. 빨리 우리가 손을 써서라도 중국을 여기에 끌어들여야 합니다. 일본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실 중국이에요.

그런데 중국이 지금 지난번에 김정은 위원장을 4월 26일 날, 저는 불러들였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이 간 게 아니고, 시진핑이 어떻게 된 것이냐. 네가 무슨 얘기를 트럼프에게 전달했길래 트럼프가 저렇게 몸이 달아서 북미정상회담을 빨리 하겠다고 나오느냐. 좀 나도 알자. 그리고 도와줄 수 있으면, 내가 도와줄 일이 있으면 도와주는 것이고. 또 내가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 나도 알고 당해야 할 것 아니냐는 얘기를 주고받았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것은 지금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북미정상회담에서 중국을 평화 협정 관련해서 넣느냐, 안 넣느냐 문제는 우리 대통령도 한미정상회담에서 얘기를 해야 되겠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아마도 지난번 베이징 다녀온 뒤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중국은 넣고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리라고 보고. 그것을 또 5월 중순에 예정되어 있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을 될 수 있으면 빼고 싶어 하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평화 협정을 제대로 마무리하려면 빼서는 안 된다. 이 얘기를 우리가 해야죠. 

▷ 김성준/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비즈니스맨입니다.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할 때도 절대 손해 볼 생각은 안 할 것이고. 당연히 북한이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를 확실히 보기 전에는 북한이 원하는 것들을 제대로 다 주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게, 표현으로서 완전한 비핵화는 좋은 얘기입니다만. 그게 물리적으로 가능한가요?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그럼요. 폐기하면 되는 거죠. 그동안 반대급부를 줄 생각을 안 하고. 너는 나쁜 짓을 했으니까 폐기해라, 그런 식으로 협상을 해왔어요. 반대급부를 줄 것처럼 해놓고는 북한이 일정을 지키지 않으면 너 왜 약속 안 지켰어. 그걸 가지고 압박을 하면서 자기가 줘야 될 것은 안 주는 식으로 하면서도 책임은 북한에게 씌운 측면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2008년 7월 달에 영변의 첨성대처럼 생긴 냉각탑이 있는데, 그걸 폭파하지 않았어요. 미국 사람 부르고 기술자들 다 불러서 보여주고 확실히 핵 시설 폐기로 들어간다. 핵 시설 폐기라는 얘기는 핵 물질 생산을 더 이상 안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그 때 어떤 합의가 있어서 북한이 그런 행동을 했냐면. 그걸 폭파하면 24만 톤인가 식량 지원을 하기로 하고 한 거예요. 그런데 안 줬거든. 폭파한 것은 봤는데 주고 안 주는 것은 배가 떠난 것이기 때문에 우리 눈에 안 보이니까. 미국이 약속을 지켰다, 안 지켰다는 것을 우리가 검증할 수가 없었고. 미국은 자기 책임 문제가 생기니까, 다음 단계로 북한이 안 넘어가는 책임 문제가 생기니까 나중에 슬그머니 식량을 주기는 줬지만. 시간을 안 지키는 약속 이행은 의미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번에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그야말로 빅딜이 이뤄진다면. 김정은만 소위 동시 행동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도 동시 행동으로 나가야 김정은의 비핵화를 끌어낼 수 있고. 기술적으로는 빨리 작심하면 3년이면 된다고 하지만. 김정은의 결심 여하에 따라서는 저는 2년 안에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 기술적이라는 부분이 저희가 궁금한데. 이런 의심을 하는 분도 있잖아요. 북한이 이미 SLBM이라고 해서 잠수함에도 핵미사일을 갖고 있고. 어디서 이동식 장비를 이용해서 여기저기서 미사일을 쏘고 그랬는데. 어디 조용한 곳 한 군데에서 숨겨놓고 나머지 다 폐기했다고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SLBM이라는 것은 거리가 한정되어 있잖아요. ICBM이 아니잖아요. 미사일의 동체가 크지는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잠수함이 어쨌든 미국 본토 근처까지 가야죠.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그런데 그렇게 핵무기가 자기들 말로는 경량화, 소형화됐다고 하지만. 거기다가 실어서 쏠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것은 아니에요. SLBM에 쓰기에는 일종에 과하죠. 그것은 북한은 무슨 짓이든지 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는 무슨 의심이든 할 수 있지만. 북한이 할 수 있는 일도 능력 범위 안에서 하는 것이고, 기술 범위 안에서 하는 것인데. 핵은 쉽게 얘기해서 물질 폐기, 시설 폐기, 무기 폐기. 이 세 가지입니다.

핵 기술 폐기는 별도의 문제예요. 머릿속에 들어있으니까. 핵 과학기술자들의 재취업이라든지 또는 그 사람들이 다른 일을 할 수 있도록, 일종의 재취업이죠. 우크라이나 핵문제 해결할 때는 그런 사람들을 돈 주고 재취업 시키고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되면 네 가지로 볼 수 있겠네요. 물질, 시설, 무기, 그 다음에 핵 기술. 핵 기술도 사람이에요. 그건 폐기할 수가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그러니까 IAEA가 자기들의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대로 하면 신고하고 검증하고 폐기하는 것 확인하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이렇게 되면 사실은 시간을 한없이 끌 수 있어요. 나쁜 말로 하면 IAEA 사찰관들이 북핵 폐기 핑계대고 수시로 평양 출입하면서 재밌게 관광도 하고 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결심해서 2년 안에 끝내줄 테니까 수교도 평화 협정도 2년 안에 끝내시오.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그 따위 소리하지 말고 끝내라. 그러면 이행이 되는 거예요. 미국은 오히려 기술적으로 어렵고, IAEA의 기술 검증을 받아야 하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겠지만. 북한은 그야말로 수령이 지시하면 목숨으로 이행해야 되기 때문에. 시간은 미국이 결정할 일이 없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번에 표준시간 바꾸겠다고 한 것도 보니까, 우리 같으면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데 5월 5일까지 그냥 바꿔버린다고 하더라고요.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5월 5일이 가만히 보니까 숫자가 겹치는 날이에요. 상징성이 있는데. 참 그것 보고 결단을 하니까 저렇게 얘기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정책 결정 과정이라는 것이 사실은 없는 나라예요.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는 동네입니다. 당이라는 게 수령인데. 미국이 그 전에는 정책 결정하는 과정이 복잡했습니다. 실무적으로 부처 간 협의하고 과장급, 국장급, 차관보급 이렇게 쭉 해서 다단계로 올라가다 보면 정책 결정하려면 6개월, 7개월 걸리고 그랬는데. 요즘은 트럼프가 기분 나면 트위터로 날려버리면 정책 아니에요. 

▷ 김성준/진행자:

심지어는 장관 해임할 때도 트위터로 하고 그랬으니까요.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그러니까요. 인사 수석도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속전속결로 일을 끝내는 트럼프의 성향과. 공산독재국가라고 하지만 공산독재국가이기 때문에 김정은이 트럼프의 요구에 맞게 결정하면 그 단계는 얼마든지 줄여질 수 있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트럼프와 김정은이라는 조합. 이것이 한반도의 비핵화, 우리가 끌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핵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상황을 벗어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는 없잖아요 하는 큰 소리를 쳤는데.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고 난 뒤에 핵을 머리에 이고 살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열릴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걱정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이것은 비핵화라는 거대한 그림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사소한 일일 수 있겠습니다만. 북미정상회담 장소 가지고 지금 설왕설래하지 않습니까. 장관님 보시기에는 어디가 제일 적당하다고 보십니까?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글쎄. 스위스, 울란바토르, 싱가포르 이런 얘기가 나오고. 심지어 스웨덴 스톡홀름까지 나왔었는데. 명색이 정상회담 하러 가면서 우리 비행 거리가 짧아서 거기는 못 하겠다고 말은 못하고. 싱가포르가 그런 점에서는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사실 우리 생각으로는 판문점에서 다시 했으면 좋겠는데. 상징성이 있으니까.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요. 당연히 그렇죠.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미국도 여기 오면 얼마나 편합니까.

▷ 김성준/진행자:

분단의 한복판인데.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상징성 면에서는 여기가 참 좋고. 더 좋은 곳은 북한으로서는 평양으로 유치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평양으로 가면 사실 김정은이 뉴스 메이커가 되는 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뉴스 메이커가 되니까.

▷ 김성준/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상징성만 생각한다면 평양이 좋겠죠.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어디서 하든 간에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금요일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의 가치를, 의미를 그야말로 빛내주는 최종적인 비핵화에 협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장관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을 맡고 계시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말씀을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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