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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중·장년 싱글남이 더 외로운 이유? '소비' 봤더니 보인다

<앵커>

친절한 경제, 목요일은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1인 가구가 우리나라에서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 아주 고령층 혹은 20대 말고 그 중간 계층도 요새 많이 늘어나고 있단 말이죠. 그래서 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 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네요.

<기자>

네, 한 카드사가 정부와 함께 가운데 낀 세대 중·장년층 1인 가구의 소비생활을 회원 빅데이터로 분석을 하고 2천500명에 대한 설문조사까지 결합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중·장년층은 남녀 모두 젊은 사람들보다는 혼자 사는 것에 대한 어려움, 외로움을 확실히 더 많이 느끼는 편입니다. 그런데 좀 눈에 띄는 점이 시간이 지날수록 여성보다 남성이 정서적으로 1인 가구로 사는 게 점점 더 힘들다고 느끼는 경향이 커진다는 겁니다.

들여다보면 40대에는 남녀 모두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는 정도가 비슷합니다. 여성이 이때도 남성보단 약간 적은 편이지만 남녀 차이가 크진 않습니다. 그런데 50대로 넘어가면서 혼자 사는 게 정서적으로 힘들다는 여성들은 쑥 줄어듭니다. 그래서 이 정도가 30대보다 낮고요. 20대 때와 거의 같은 비율로 돌아갑니다.

반면에 남성은 50대에서 40대보다도 10% 포인트 가까이 늘면서 절반 이상이 감성적으로 혼자 사는 게 어렵다고 대답을 한 겁니다.

그러니까 40대에는 남녀 할 것 없이 2, 30대들보다 정서적 어려움이 커지는 걸 겪지만, 50대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외로움을 느끼는 남성이 많아지기 때문에 결과가 전체적으로 그렇게 된다는 거죠.

<앵커>

50대 싱글 여성은 20대 싱글 여성과 만족도가 비슷한데 50대 남성은 굉장히 우울해진다는 거네요. 이유를 알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하고요. 그런데 그만큼 남자들이 정서적으로는 혼자 사는 게 버겁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기자>

네, 실제로 혼자 여가를 보내는 걸 남성들이 어려워한다는 게 데이터를 봐도 확실히 엿볼 수가 있습니다. 4, 50대 1인 가구 남녀의 소비생활을 좀 추적해 봤더니 일단 여가에서 차이가 크게 났습니다.

전체 생활비에서 여가에 들이는 비중이 4, 50대 여성이 전체 중에 가장 높은 세대입니다. 특히 비행기 표를 사거나 숙박에, 그러니까 돌아다니고 여행하고 이런 활동에 여성들이 전체 생활비에서 쏟는 비중이 높았습니다. 반면에 4, 50대 남성은 여가에 들이는 소비의 비중이 가장 적었습니다. 쇼핑의 비중도 여성들이 훨씬 더 높습니다.

혼자 사는 데 있어서 뭐가 불편하냐고 물었을 때 4, 50대들도 혼밥을 하거나 일상생활하는 데 불편을 느끼는 정도는 2, 30대와 큰 차이가 남녀 모두 없었습니다.

그런데 여가활동을 혼자 하는 건 불편하다는 답에서 확실히 차이가 났습니다. 여기서 특히 남성들이, 말하자면 혼자 노는 데 혼자 여유시간을 보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더 크다는 거죠.

<앵커>

왠지 남의 눈치도 보이고요. 50대가 그런 생각들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데 2, 30대보다 돈이 부족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닐 것 같아요.

<기자>

네, 일단 이번 조사를 봐도 중·장년층 1인 가구는 젊은이들보다 경제적으로 여유는 확실히 더 있습니다. 현재의 1인 노인 가구는 여가 이런 문제보다 당장의 생활고가 가장 큰 문제인 비중이 상당히 높지만요.

요즘 혼자 사는 4, 50대는 남녀 모두 경제적으로 자립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당장 수입은 2, 30대보다 높아도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 크죠. 그리고 의료비의 비중이 2, 30대보다 확연히 높아집니다.

그런데 특히 의료비가 남성이 확 늘어납니다. 물론 이 중에는 치료비도 있지만, 예비적으로 건강관리 하는 데 지출하는 비용도 상당한 걸로 봅니다.

그러면서 남성들은 외식, 쇼핑, 여가를 다 줄이고 소비패턴으로 봤을 때 좀 더 고립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여성들은 의료비가 늘면서 외식은 줄이지만, 20대부터 50대까지 독거남녀들 중에서 여가에 들이는 소비 비중은 가장 높습니다.

산업연구원도 1인 가구가 고령화될수록 이들이 문화 소비나 여가에서 고립되면서 심리적으로도 고립될 수 있는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조사로 보면 중·장년층 1인 가구의 심리적인 고립감, 특히 남성 1인 가구의 정서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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