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pick]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 "한예슬 의료사고 'VIP 신드롬' 때문"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배우 한예슬의 의료사고를 두고 'VIP 신드롬' 때문이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유명인인 환자의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려운 수술 방법을 시도했다가 실수를 해 안타까운 결과를 낳았다는 주장입니다.

37대 대한의사협회장을 지낸 노환규 하트웰의원 원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블로그에 '한예슬 씨 의료사고와 VIP 신드롬'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노 원장은 "혹을 가장 손쉽게 제거하는 방법은 혹이 있는 위치의 바로 위를 절개하는 것"이라며 "그러자니 흉터가 보일 것 같다고 생각한 집도의는 '기술적으로 까다롭더라도 혹의 아래쪽을 절개하면 브래지어 라인에 걸쳐 흉터가 안 보이도록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같은 수술방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노 원장은 이를 두고 "결국 환자에게 더 잘해주려다 더 나쁜 결과가 발생한 것"이라며 "병원에서 종종 발생하는 전형적인 'VIP 신드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 원장은 결과가 좋은 경우 환자에게 좋은 수술방법이 되지만, 결과가 나쁜 이번 같은 경우에는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재앙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VIP 신드롬'이 시행되는 이유는 '확률'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 원장은 "결과가 좋을 확률이 나쁠 확률보다 높다고 판단될 때, 의사들은 환자를 위한 방법을 선택하는 유혹을 받는다"면서 "그 방법을 선택하고 결과가 좋으면 의사 혼자 만족하고 기뻐한다"고 전했습니다.
노 원장은 한예슬 의료사고를 두고 "건너편 피부까지 떼어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주치의는 지방종(혹)에 붙어있는 피부를 떼어내서 피부 이식을 했다. 그러나 흉터의 발생은 피할 수 없게 되었다"라고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또 "한예슬이 겪은 것은 의료사고가 맞다"며 "한예슬 씨의 경우 의료진이 생각한 최선은 단순한 종양의 제거가 아니라, 배우라는 직업을 고려한 '종양의 제거'와 '가려질 수 있는 흉터'였던 것"이었지만 2가지 목표를 모두 취하려다 결과가 '종양의 제거'와 '더 크게 남은 흉터'가 되어버렸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노 원장은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원치 않은 결과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의료사고가 맞다. 그래도 그 의도는 선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한 의도가 결과의 책임에 대한 면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선한 의도는 의도대로 인정받고, 감안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20일 한예슬은 지방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던 도중 의료사고를 당했지만 2주가 지나도록 보상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노환규 블로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