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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조양호 대국민 사과, 이것이 빠졌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4월 23일 (월)
■ 대담 : SBS 원일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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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조현민 경영진 퇴진에도 여론은 싸늘
- '영구적 퇴진'아니라 잠잠해지면 복귀 가능성 있어
- 목영준 준법위원장, 과거 총리 물망에도 올라
- 대한항공 직원 900명 단톡방 "회장실에 방음공사"
- 12% 지분 가진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뭐 했나
- 항공사업법 개정안에 조현아?조현민 패키지 법안 준비


▷ 김성준/진행자:

<원일희의 '왜?'>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해설의 명수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원일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오늘도 대한항공 얘기 해야겠네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글쎄요. 대한항공 2탄이라고 해야 될까요?

▷ 김성준/진행자:

2탄, 3탄, 4탄. 지금 한 4탄 쯤 된 것 같은데. 어쨌든 조양호 회장이 두 딸을 경영진에서 사퇴를 시키겠다.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조양호 회장 당신은 굉장히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일 텐데. 여론의 반응은 굉장히 싸늘한데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좀 그런 것 같죠. 오늘 열흘 만에 결국 사과문을 발표했는데. 죄송합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하나마나 한 소리, 여러 번 들은 얘기 빼고 골자만 말씀 드리면 두 가지잖아요. 조현아, 조현민 두 딸을 경영진에서 퇴진시키겠다. 대신 경영전문인 체제 도입하겠다. 이 두 가지거든요. 그래서 경영전문인으로서 석태수 한진칼 대표를 부회장으로 보임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보강하겠다. 이런 내용이에요. 내용인즉슨 퇴진시키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겠다는데 잘못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여론이 싸늘한 데에는 이유가 좀 있죠. 일단 아들 조원태 사장이 건재한 상태라는 점.

▷ 김성준/진행자:

아들까지 관둬야 하나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아니요. 관둬야 된다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여론이 지금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그 다음에 조현아 큰 딸 같은 경우에 지금 3년 반 지난 다음에 슬그머니 경영 복귀를 했잖아요. 오늘 같은 경우에 진정한 대국민 사과로써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여지려면. 경영진 퇴진 좋다 이거예요. 그런데 거기에 전격 퇴진이 아니라 앞에 형용사가 하나 더 들어가야죠. 영구적으로.

▷ 김성준/진행자:

영구적으로. CVID구나. 북핵처럼.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불가역적으로. 이런 단어가 들어갔었으면 대한항공이 이번에는 정말로 조양호 회장이 결단을 내리셨나보다. 이번에는 정말 달라지려나 보다. 이렇게 국민들이 받아들일 텐데. 전격 퇴진하겠다, 전문경영인 하겠다고 하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조금 지나서 잠잠해지면 슬그머니 경영 복귀하겠군. 이렇게 받아들이고 있는 거죠. 어려운 결단이기는 했지만. 국민들이 여론이 싸늘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봐야겠죠.

▷ 김성준/진행자:

이게 두 딸 경영 퇴진도 있고 전문경영인 체제의 부회장 제도 도입한 것도 있고. 오늘 보니까 저것도 있더라고요. 독립적인 준법위원회라는 것을 출범시켰어요. 그룹 안에.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인선은 잘 됐어요. 목영준 위원장이잖아요. 이 분이 판사 출신이고 경기고등학교 나오고 서울법대 나오고 법원행정처 차장을 해서. 아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법조계에서 이만한 분 찾기 어려워요. 김앤장에서 사회공헌 위원장 했는데 항상 역대 정부에서 총리감 찾을 때 총리로 물망에 오르시는 분이기 때문에. 이런 분을 준법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이름 자체가 준법위원회니까 뭐 하겠다고 하는지는 설명 안 해도 되잖아요. 인선은 참 잘 됐어요. 그런데 이 역시도 여론이 싸늘한 이유가. 2014년도에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 났을 때 대한항공이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 소통위원회를 만들겠다. 이렇게 약속했거든요. 그런데 이 소통위원회 만들어서 무슨 활동했다는 게 기억나는 것 있으세요?

▷ 김성준/진행자:

결과적으로 역할을 못했다는 게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거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만들어졌나요?

▷ 김성준/진행자:

그것도 모르겠네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러니까 이렇게 되는 거예요. 준법위원회. 이번에는 목영준 위원장이라는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달라질 것 같기는 하지만. 세상의 눈이 생각보다 굉장히 날카롭습니다. 조목조목 짚어드릴게요. 첫째, 전문경영인 석태수 한진칼 대표. 이 분이 지분이 없는 분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전문경영인이겠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런데 과거에 삼성에 이학수가 있으면 한진에는 석태수가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삼성과 이학수, 한진과 석태수 그러면 벌써 뉘앙스가. 이 분들이 무언가 칼을 휘둘러서 여기를 개혁하실 분이 아니라 최측근을 갖다 놨구나. 말 잘 듣고 정말로 복심, 눈빛만 봐도 무슨 말을 할지 아실 만한 분들을 경영진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라고 하는구나. 한진이 개혁을 하겠다는 뜻인지, 아니면 사고 안 나게 잘 관리하겠다는 뜻인지 국민들은 다 알아버렸다는 거죠.

그 첫 번째 조치가요. 오늘 아주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방음 공사 했다는 거잖아요. 처음에 그걸 다들 부인했어요. 한진에서. 무슨 방음 공사냐. 시설 점검 좀 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시설을 점검한 것이냐 했더니, 회장실 문틈이 좀 벌어져서 실리콘으로 막았다는 거예요. 이게 알고 봤더니 실리콘 방음 공사 했다는 거잖아요. 지금 대한항공 직원 900명이 들어가서 활동하고 있는 단톡방이 있습니다. 여기서 다 나오는 내용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못 숨기겠더라고요. 어느 구석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제는 다 단톡방에 뜨겠던데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900명의 눈이 1,800개고요. 그들이 듣는 귀도 1,800개가 있는데. 그래서 이 분들 내부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 방음 공사를 하지 말고 고함을 안 지르면 되는 것이지, 소리를 안 지르면 되는 것이지. 왜 방음 공사를 하느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것은 아버지가 딸 둘을 불러서 집무실에서 너희들 손을 놓아야겠다. 이렇게 얘기할 때 딸들이 또 소리 지를 것 걱정해서 방음을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저는 그 생각은 못했는데. 그럴 수도 있었을까요? 어찌 됐든 대한항공 집안 내에서의 갑질 잔혹사. 견제 없는 황제 경영. 갑질 도돌이표. 이게 몇 년 지나면 또 원상 복귀 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의 싸늘한. 본질적 내용에 대해서 대한항공이라는 기업과 오너 일가가 진정성 있게 바라봐줬으면 어떨까. 이런 아쉬움이 남는 거죠. 근본적인 언론도 이렇게 자꾸 자극적인 것 갖고 보도할 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단 한진 오너가 갖고 있는 지분이요. 한진 그룹 전체로 놓고 보면 조양호 회장 일가 지분이 33%쯤 된다고 하고요.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28%쯤 되니까. 대주주로서의 지분을 행사하는 데에는 법적으로 문제는 없답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건 재벌 그룹 중에서 이 정도 지분력이 탄탄한 회사도 찾기 힘들 정도 아닌가.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대요. 그런데 복잡합니다. 이게 우리 대한민국이 삼성만 들여다보면서 삼성의 불법 승계와 삼성의 지분만 가지고 계속 시민단체들이 시비를 걸어서 삼성만 주목받고 있죠. 사실은 대한항공도 못지않게 복잡합니다.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칼네트워크. 복잡하게 얽혀있는 순환출자 구조. 이 지배 구조. 오너 일가가 과연 황제 경영이 3세, 4세로 내려가면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이 대한항공의 지분 구조에 대해서는.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두 번째, 국민연금이 12%나 갖고 있는 2대 주주거든요.

그러면 국민연금 지금까지 뭐 했냐는 거예요. 결국은 뭐냐면 대한항공이라는 거대한 재벌 그룹의 이사회를 사회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이사회가 그동안 뭐 했냐는 말이에요. 우리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임원이 이런 식으로 사고를 쳤어요. 오너 일가가 아니면 경영 복귀가 가능할까요?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잖아요. 그러면 오너 일가라는 이유로 경영 복귀를 했는데. 이게 미국 같으면 사회에서 가만히 있겠습니까? 당장 쫓겨나는 것이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 전에도 지난주에 <경제 포커스> 시간에도 얘기가 나왔지만. 전에 한 번 컵라면 맛없다고 갑질했던, 대한항공 안에서. 포스코 상무. 그 양반은 그냥 잘렸던데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영구 퇴출이죠. 그리고 이렇게 오너 리스크로 지금 시총이 3천억 원이 날아갔다는 거잖아요. 잘 되면 또 복구는 하겠지만. 이렇게 해서 입은 주주 피해는 어디에서 구제받을 거예요? 그래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냐는 거죠. 그래서 이사회를 들여다보면 이사회의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모 유명 로펌의 변호사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대형 로펌의 창업자가 조양호 회장의 매형이에요. 그러면 이 이사회에 있는 분들이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보면서 이것 문제 있습니다, 몰아냅시다. 이게 되겠어요?

▷ 김성준/진행자:

자기가 몰려나가겠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죠. 말 안 들으면 이 이사들이 다 쫓겨나갈 텐데. 그러니까 이런 이사회가 허용되고 이렇게 된다는 것. 참 문제인 거죠. 그래서 국회에서 지금 항공사업법 개정 법률안이 발의가 된다는 것이고요. 조현아, 조현민 패키지 법안도 준비되고 있다고 하거든요. 바른미래당의 채이배 의원이 중심이 돼서 이런 법안을 내고 있다는데. 국회가 워낙 시끄러우니까 지금 주목도 못 받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이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 법안이 될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국회의원들 스스로가 공항 오가고 대한항공 이용할 때 갑질 그만하고, 정상적으로 움직여야 법안도 정상적인 법안이 나오겠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참 대한항공에서 1등석 제공해주지. 그 생각을 못했네요. 그것과 상관없이 어쨌든 상식에 입각해서 우리가 해야 되는 대기업 임원들에 대한 결격 사유 문제. 이것을 굳이 법적으로 해야 될 필요가 있냐는 논란의 소지는 있습니다만. 그렇게 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이걸 바로 잡지 않으면 지금 대국민 사과하고, 경영 퇴진하고,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 이게 몇 년 지나면 다 도돌이표 되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원일희 SBS 논설위원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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