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화학공격의혹 2주만에 시료확보…"지연에 증거훼손 우려"

시리아 수도 동쪽 반군 거점에서 화학공격 의혹이 제기된 지 2주가 지나서야 국제기구가 분석용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화학무기금지기구 OPCW는 현지시간으로 21일 시리아에 파견된 조사단이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두마 구역에서 분석 시료를 채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화학공격 의혹이 제기된 지 2주 만입니다.

전문가 9명으로 구성된 OPCW 조사단이 채취한 시료는 OPCW 본부가 있는 헤이그 레이스베이크의 분석실로 보내지며, OPCW가 분석 결과와 조사단이 수집한 다른 정보를 바탕으로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앞서 러시아 외교부는 OPCW 조사단이 두마에 도착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러시아 외교부는 "시리아 정부 뿐만 아니라 러시아군이 OPCW 조사단의 안전을 보장했다"면서 러시아와 시리아 탓에 OPCW 조사단의 두마 진입이 지연되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이달 7일 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두마에서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으로 주민이 최대 100명 정도까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시리아 정부를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지난 14일 새벽 시리아 시설물 3곳을 목표로 '응징' 공습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서방은 시리아 정부가 화학공격의 주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며 공습의 정당성을 강조했으나, 그런 주장의 증거가 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와 시리아는 화학공격 자체가 없었으며, 의혹은 서방 정보기구가 개입된 조작극이라는 주장을 펴왔습니다.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OPCW 조사단은 지난 14일 오후 다마스쿠스에 도착하고도 일주일간 두마의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으며, 지난 17일엔 OPCW에 앞서 안전을 점검하려 두마에 진입한 유엔 보안팀을 향해 총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미국 등은 러시아가 OPCW의 조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나, 러시아는 서방의 비난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서방 언론들은 OPCW의 조사 지연으로 인해, 현장의 증거가 대부분 제거됐거나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