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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배 4개가 70명 아이들 간식이었다" 충격 폭로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4월 20일 (금)
■ 대담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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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깍두기 크기 배 20조각, 10명의 아이가 나눠 먹어
- 권장하는 간식량은 일반적인 크기의 과일 두 조각
- 조리사 바뀔 때마다 아이들 식사량도 줄어들어
- 배고파하는 아이들에게 개인 간식 나눠주기도 해
- 구청이 미리 연락하고 방문할 땐 정량만큼 배식
- 선생님들은 라면이나 고추장에 밥 비벼 먹어
- 유기농의 좋은 식재료를 원장이 빼돌릴 수 있는 상황


▷ 김성준/진행자:

어린이집에서 아이들 학대하고 이런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니까 아무래도 부모님들은 좀 더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많이 선호하게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실제로 국공립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 정원이 21만 명인데. 대기하는 아이들이 정원보다 더 많은 23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국공립 어린이집에서도 일부에서 아이들에게 터무니없이 적은 양의 식사를 배식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번 배고파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했던 한 선생님이 사진을 찍어서 제보까지 했는데. 이 분 직접 연결해서 한 번 말씀을 들어보겠습니다. 신원 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연결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우선 제보하신 사진을 보니까. 깍두기 정도 크기로 작은 배 스무 조각, 그 다음에 종이컵 정도 사이즈의 컵 석 잔에 우유가 담겨있던데. 이것을 몇 명이 나눠먹은 겁니까?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그 사진만으로는 저희가 총 10명의 아이들이 나눠 먹었어요.

▷ 김성준/진행자:

10명이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그런데 저희가 총 인원이 70명 정도 되고요. 저희가 검조서를 확인해보니까 배가 그 때 네 개가 입고됐더라고요. 그래서 네 개를 가지고 70명이 나눠먹다 보니까 이걸 조각조각 내주셨어요. 우유도 사실 저희가 900ml가 들어오면 총 다섯 반이니 한 반으로 한 팩씩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게 돌아가지 못하고 종이컵으로 컵 양으로 나가다 보니까. 한 팩씩 다 못 돌아가고 3, 4개 정도. 그것을 가지고 저희가 70명이 나눠 먹게 된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아이들에게, 한 세 살 정도 나이잖아요. 이 아이들에게 권장하는 간식량이 있을 텐데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저희가 사과나 배, 과일 같은 경우에는 배 두 조각이 나오게 돼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 두 조각이라는 게 지금 사진에 보이는 깍두기 크기의 두 조각은 아닐 것 아닙니까.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네. 그렇죠. 어른들이 과일 내갔을 때 하는 두 조각 정도. 그리고 우유는 100ml 이상이요.

▷ 김성준/진행자:

100ml면 이 한 컵에 몇 ml 정도 되나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그게 원래 1인당 하나씩 먹어야 하는 양이에요.

▷ 김성준/진행자:

그걸 하나씩 먹어야 되는데 10명이 나눠 먹었으면 이걸 1/3 정도씩밖에 못 먹은 거네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예. 한 30ml 정도 먹은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간식은 그렇다고 치고. 식사도 그렇게 적게 줬나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제가 3년 동안 근무하게 됐을 때 식사량이 원래 처음부터 그렇게 적은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에 계셨던 조리사 선생님께서도 식사가 좀 부족하다 싶으면 원장님에게 건의해서 더 많이 확보하신 상황이었거든요. 그리고 새로운 원장님도 2015년 6월에 부임하셨는데, 그 전에도 위탁처의 문제로 급식에도 문제가 있었고. 또 아동학대 문제에 휘말려서 전 원장님이 그만두시고 새로 현재 원장님이 오신 거예요.

그래서 이 원장님도 어쨌든 어머님들도 계속 급식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까. 음식을 그렇게 많이 줄이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운영위원회 구성도 바뀌고 하다 보니까 원장님이 조금씩 양을 줄이시는데. 이게 조리사 선생님하고 계속 많이 다툼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 조리사 선생님이 개인 사정으로 그만두셨는데, 새로운 조리사 선생님이 오셨을 때 또 양을 줄이시는 거예요. 그래서 조리사님이 또 싸우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음식이 부족하면 교사들도 가서 항의를 하게 돼서. 너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교사들이 계속 확보하려고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조리사 선생님도 계속 싸우다 보니까 그만두시고. 또 새로운 조리사 선생님이 오시니까 음식을 또 줄인 거예요. 조리사 선생님이 잘 모른다는 명목 하에 계속 줄이신 거예요. 그래서 교사들도 계속 항의했지만 이 조리사 선생님도 몇 개월 못 계시고 또 그만두셨어요. 그러고 나서 지금 현재 계신 마지막 조리사 선생님이 오셨는데. 이 선생님은 급식이 모자란 것을 가지고 원장님에게 항의하지 않고 그대로 모자라게 음식을 하다 보니까. 저희가 사진에 나온 양 만큼 더 줄어들게 된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제가 지금 이 사진을 보고 있는데. 점심 메뉴라고 돼있는데. 닭고기가 거의 식기 바닥이 보일 정도고. 나물 반찬도 거의 바닥이 보이고. 이것을 세 살 아이 10명하고 선생님 두 분이 나눠 먹었다고 하는데. 이것은 한 사람이 먹어도 모자랄 것 같은데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네. 맞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아이들이 굉장히 배고파했을 것 같은데.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그래서 저희도 그런 상황이 될 때는. 나물이나 그런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잖아요. 고기를 좋아하거나 짜장밥 같은 게 나올 때는. 좀 풍족하면 저희도 좋은데 그렇게 부족하게 될 때에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개인 간식이나. 빵 같은 것이나 간식류가 있으면 아이들 밥 먹고 나서 항상 챙겨주고 그랬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직접 집에서 가져오신 간식을 갖고.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네. 그러니까 어머님들이 가끔 친구들끼리 나눠 먹었으면 좋겠다고 보내주시면 저희도 그것을 가지고. 점심 먹고 아이들과 나눠 먹거나. 아니면 그렇게 밥이 적은 날은 저희가 원장님에게 항의를 해서 라면도 끓여먹고 그랬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원장 이 분의 해명을 들어보면 아이들이 어리니까 나이에 맞게 배식한 것이라고 주장하시는데. 선생님 보시기에 이 주장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지금 구청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민원이 들어간 상황에서. 그렇게 했을 때 구청이 나왔으니까 당연히 구청 보는 시선이 있으니까 그만큼 맞춰서 주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본인은 그것에 대해서 떳떳하신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제보했던 것 중 하나는 1월 달에도 민원이 들어갔었어요. 기사에도 있겠지만. 민원이 들어간 상황에서 한 달 이후에 또 다시 한 번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주게 된 거잖아요. 원장님은 한 달이 지나고 나서 구청이 더 이상 나오지 않자 또 이렇게 하셨는데. 지금 구청에서 막상 나오지 않는다면 언제 또 유통기한 지난 것을 줄지 모르는 상황이잖아요. 그러니까 저희는 원장님을 신뢰할 수 없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구청 입장에서는. 구청이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데. 구청 입장에서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점검은 나오지만 이것을 근본적인 해결을 할 생각이 별로 없어 보이네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구청에서는 원장님 이렇게 시정하세요 하면 원장님이 네, 하고 시정하면 되는데. 그 구청은 계속 원장님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불시로 나오지도 않고. 항상 감사 나오면 나오기 전에 미리 연락을 하고 나오면. 원장님은 항상 준비할 수 있으신 거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미리 연락하고 나온다. 그러면 그 날은 좀 많이 주면 되겠네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그렇죠.

▷ 김성준/진행자:

참. 아이들이 혹시 이렇게 적게 먹는 일이 지속되면서. 아이들 태도에 변화가 있다거나 힘들어 한다거나. 이런 모습은 보신 적이 있습니까?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우선은 세 살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언어가 되지 않잖아요. 그리고 아이들은 우선 먹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 놀이하는 것에 집중하다 보니까 언어 전달이 될 수는 없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만약 아이들이 하루하루 활동이 다르기 때문에. 활동이 많거나 그랬으면 좀 배고파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는 한데 저희도 그것에 대해 대안을 해줄 수 없으니까.

▷ 김성준/진행자:

배고파해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그렇죠. 아이들이 사실 점심시간에도 선생님 배고파요, 우리 그러면 점심 먹자 하고 줬을 때. 음식의 양이 적거나 아니면 입맛에 맞지 않았을 때. 아이들이 선생님 먹기 싫어요 하면 줄 수도 없고. 저희는 어쨌든 아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나서. 최대한 어쨌든 저희는 주지만 교사는 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거나. 아니면 선생님들 반찬을 따로 싸오거나 그러기는 했었거든요. 아이들이 선생님 왜 라면 먹냐고 물어봤을 때도 선생님 밥이 없어서 라면 먹어. 이렇게 얘기한 적도 있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무슨 일입니까. 그런데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선생님들도 그렇고, 조리사 분들도 그렇고. 원장님에게 계속 항의를 했다고 그러셨는데. 그렇게 항의하면 원장 입장에서는 굉장히 화가 났을 것 같은데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네. 그것으로 저희를 많이 꾸짖고, 오히려 조리사 선생님에게 뭐라고 하시는 거예요. 저희 입장에서는 그 다음 날 밥을 많이 하셔서 혹시 밥만 많이 해서 남는 상황이 되면 바보라고. 내가 밥 많이 하지 말라고 딱 맞게 하라고 했는데 이렇게 남기냐고. 오히려 꾸짖으니까. 조리사 선생님도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 입장이신 거예요. 그리고 아이들이 다 등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쌀을 항상 똑같이 하시는 게 아니라 오늘은 이만큼밖에 안 왔어, 그렇게 하고 주시니. 조리사 선생님도 감당을 할 수 없는 것이고. 항상 신발장 확인하면서 아이들 이만큼밖에 안 왔다고 원장님이 그러시고.

▷ 김성준/진행자:

조리사 선생님이 직접 예를 들어 음식 재료를 사거나 확보해서 갖고 있는 게 아니라. 매일매일 원장님이 음식을 주고 그랬습니까?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네. 음식을 주문하는 것도 원장님이세요. 그래서 저희가 레시피가 있어요. 아이들이 몇 그램을 먹어야 하는지 계산해서 사면 사실 되거든요. 고기 같은 것을 30g을 사야 하면 아이들이 70명일 때 넉넉히 교사까지 먹으면 3kg 이상을 사야 되는 상황이 생기는데. 그렇게 사지 않고 1kg도 안 되게 사서 하니까. 조리사 선생님은 없는 재료로도 음식을 만드시는 상황이 되는 거예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무슨 성경에 나오는 오병이어의 기적도 아니고.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네. 맞아요. 저희 그런 기적을 많이 경험하죠.

▷ 김성준/진행자:

참. 그런데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이렇게 식자재 값을 아낀다고 해서 원장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있나요?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우선은 원장님이 만약 3kg 이상 샀다 하고 나물 같은 것도 정량을 사더라도. 만약에 저희에게 다 돌아가지 않으면 원장님이 개별로 집으로 가져가실 수 있는 상황이고요. 어쨌든 아이들이 음식을 먹는 것은 유기농이고 가장 좋은 식자재가 들어오는 것은 맞아요. 그런데 그것을 원장님이 개인이 취할 수가 있는 상황이 되는 거죠. 저희가 확인하지 않으면.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한참 열심히 먹고 자라야 할 아이들의 먹거리를 쉽게 말해서 빼돌리고. 이런 식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한다는 것은 정말 용서받을 수 없는 일 같은데. 하여튼 용기 있게 제보해주시고, 그래서 이 문제가 세상에 드러날 수 있게 하셔서 저희도 고맙게 생각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익명):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논란이 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던 전직 어린이집 선생님 한 분의 말씀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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