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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트럼프, 美 인질 석방 한다면 평양 못 갈 이유 없어"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4월 19일 (목)
■ 대담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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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설적인 트럼프 발언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어
- 수년 걸리는 비핵화에 비해 대북제재는 견디기 어려울 정도
- 김정은, 납득할만한 비핵화 조치 약속했을 가능성 높아
- 포괄적인 비핵화에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많은 난제 있어
- 정전 협정은 문서상의 합의… 종전 선언은 정치적 선언
- 북미정상회담 장소, 김정은이 북한 밖으로 나가기 쉽지 않아


▷ 김성준/진행자:

남북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5월 북미정상회담도 그대로 성사가 되는 분위기고요. 또 6월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지도자로서는 무려 13년 만에 북한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긴박한 한반도입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연결해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정세를 한 번 종합적으로 점검을 해보겠습니다.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우선 미일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얘기부터 풀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만. 비핵화 전에 보상은 없다. 이 얘기는 지금 돌아가는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무르익어가는 분위기와는 또 결이 다른 얘기 같아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트럼프 대통령께서 말을 워낙 직설적으로 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그 내용을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고요. 원론적인 언급으로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저 말 뜻대로 한다고 하면 비핵화는 기술적으로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지금 대북 제재는 거의 북한 경제를 말려죽일 정도로 강하게 지속이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만일에 완전한 비핵화는 수 년 이상이 걸리는데. 그 전에 대북 제재를 완화하지 않는다고 하면 사실 북한 체제가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 이야기는 다시 말해서 신뢰성 있는 조치가, 그러니까 완전한 비핵화, 소위 언론에서 말하는 CVID는 아닐 것이고요. 즉 검증할 수 있고 신뢰성이 있는 정도의 상당한 조치가 취해지기 전까지는 현재와 같은 국면을 지속하겠다. 이런 면을 봐야죠.

그러니까 문자 그대로 완전한 비핵화가 완료된 이후에 보상을 한다는 개념은 아닐 것 같고요. 다만 이제 저 이야기는 북한이 과거처럼 비핵화라고 하는 부분을 시늉만 하고, 사실은 약속이나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원론적인 언급으로 봐야 할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전됐을 때 미국이 소위 보상을 해줄 수 있을지를, 키를 잡고 북한의 움직임과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하겠다. 이런 느낌으로 받아들이면 되겠네요.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지난 12일에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말을 했죠. 12일이니까 사실은 북한에 가서 김정은과 만난 결과를 얘기한 셈이었는데. 되돌아서 생각을 해보면. 김정은이 수십 년 동안 일어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비핵화를 위한 일련의 조건들도 찾고 있다. 이렇게 말을 했거든요. 이 일련의 조건들은 어느 것이라고 생각해야 될까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일단은 아직도 그동안 북한이 하도 많은 약속의 파기와 물밑에서 핵 개발을 해왔기 때문에 신뢰성은 많이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언급에 대해서 회의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 문 대통령께, 또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리고 시진핑 주석에게도 모두 비핵화를 한다고 약속했거든요.

물론 이 비핵화라는 개념이 문 대통령님께서 오늘 큰 이견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을 하셨지만. 한국과 중국, 미국, 북한이 모두 이 비핵화에 대한 개념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렇게 본다고 하면. 그러나 지금 폼페이오 내정자까지 평양에 가서 만나고 왔고. 그 이후에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보면 기대하시라는 대목이 있거든요. 그렇게 본다고 하면 상당한 정도로 납득할 만한 비핵화 조치를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과거 같은 경우는 예를 들면 모라토리움, 핵미사일 개발 중단 선언. 그 다음에 셧다운을 포함해서 모든 시설들을 중단하는 거죠. 실링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에는 불능화 조치가 있거든요. 시설들을 못 쓰게 만드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주요 부품들을 떼어 낸다든지.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 다음이 폐기인데. 이 불능화까지는 가본 적이 있거든요. 영변 냉각탑 폭파가 바로 그런 경우인데. 그런데 냉각탑을 폭파해놓고 나서 다른 방식으로 냉각 메커니즘을 만들었거든요. 그러니까 이 정도 가지고는 안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불능화를 넘어서, 되돌릴 수 없는 불능화 정도는 가야 한다고 하는 것 같고. 미국이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수준까지는 제가 보기에는 처음의 질문과 연결시켜볼 때 선조치는 취하겠다는 식으로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했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거기까지는 말을 했을 것 같다는 말씀이군요. 그러니까 리비아식이냐 시리아식이냐, 이런 문제를 떠나서 어쨌든 미국이 보상을 해줄 수 있을 만큼의 성의 있는 모습을 북한이 먼저 하겠다는 말을 김정은이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네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예. 그렇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내정자나, 아니면 우리 문 대통령께서 하시는 말씀들이 사실 근거가 희박해지거든요. 그런 신용을 안 줬다고 하면. 그러니까 포괄적으로 합의하고 핵폐기 단계는 단계적으로 가겠지만. 그러나 동시 보상은 아닐 것이고. 북한의 신뢰성 있는 조치가 선행이 된다고 봐야겠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얼핏 궁금증이 생긴 건데. 소위 CVID라는 그야말로 도저히 되돌이킬 수 없는, 포괄적이고도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영변처럼 핵시설을 없애버리는 게 아니라 이것은 어디에 핵미사일이 숨어있고 어디에 핵탄두가 보관되어 있고. 이것을 미국이 다 알 수가 없잖아요? 우리도 마찬가지고.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래서 오늘 문 대통령께서도 아마 언론사 사장단과의 회동에서 포괄적인 합의는 가능하겠지만 이 디테일의 악마라는 표현을 쓰셨거든요. 그러니까 포괄적으로는 합의할 수 있습니다. 비핵화 하겠다고. 그러나 지금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벌써 지뢰밭들이 생기기 시작하는 게.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한 이후에 모든 탄도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그러면 사실 북한이 핵을 개발하기 이전에 스커드나 노동 미사일을 실전에 배치해 놨어요. 북한도 사실 이것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 노동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동경까지 가거든요. 그러면 일본 입장에서는 반드시 그것을 폐기하려 할 것이고. 북한은 그것은 아니라고 말할 것이고.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이미 군사기지라고 하는 것은 외부에 공개가 되거나 사찰을 받게 되면 군사기지로써의 효용성이 떨어지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은 모든 장소를 보자고 할 것이고, 주요 의심되는 장소를. 북한은 그것을 제한된 장소만, 이것은 과거에도 있던 일이거든요. 그런 디테일로 들어가게 되면 사실 매우 많은 난제들이 있고 지뢰밭이라 할 수 있죠.

▷ 김성준/진행자:

우리가 참 희망적으로 시작합니다만. 아까 말씀하신 대로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고, 세부적인 문제에서 앞으로 밀고 당겨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제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한국전쟁 종전 선언 얘기가 나오는 바름에 국면이 확 바뀌는 느낌이 드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김정은을 만나서 한국전쟁 종전 선언을 논의할 것이란 얘기 아닙니까? 그런데 사실은 종전이라는 게 대한민국은 지금 정전 협정의 당사자가 아니잖아요. 남북이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나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전 협정이라고 하는 문서로 된 체제는 국제법적인 효력을 갖는 다자간의 협정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미국, 중국. 물론 우리가 협정에 서명은 안 했지만 실질적인 당사자라는 게 국제법적인 해석인 것이고요. 그러니까 정전 협정은 문서상의 합의지만 종전 선언은 정치적 선언입니다.

그냥 양 정상이 만나서 우리 앞으로 전쟁 안 하는 것으로 하자고 하면 선언이 가능해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종전 선언이라는 말은 할 수 있죠. 정책 선언이니까. 그러나 종전 선언을 구체적인 문서로 만들기 위해서는 평화협정이라는, 불가침조약, 군비 축소, 군비 통제, 그 다음에 관계 정상화에 대응하는 평화협정이 추가로 되어야 하는 것이지. 선언 자체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실질적인 종전으로 가고 남북뿐만 아니라 북미 간에 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까지 가기 위한 일종의 첫 번째 상징적인 선언이다. 이렇게 보면 되겠군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렇죠. 정치적 행위죠. 그리고 그 이후에는 행동을 구체화할 수 있는 문서로 된 협정이 필요한 것이고. 이때부터는 국제법적인 효력이 발휘되어야 하니까. 정전 체제를 대체하기 위해서 미국,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까지 당사자들이 확대될 수 있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예. 마지막으로 아무래도 우리가 가장 관심이 가는 게 도대체 어디서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냐.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면 북미정상회담도 판문점에서 하면 약간 김이 샐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 후보들이 나오고 있는데 조 위원님 보시기에는 어디가 가능성이 높아 보이십니까?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글쎄요. 지금 미국은 아니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을 했고요. 평양과 판문점도 제외된다고 하는데. 참 납득이 잘 안 가는 게.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이동수단이나 이런 것을 봤을 때는 사실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는 판문점이 약간 김새는 점도 있지만 이렇게도 가능하거든요. 만약에 남북이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을 하고, 그 다음에 북미가 만나서 종전에 합의하면 회담 끝에 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회담을 하고 문 대통령님께서 참석을 해서 남북미가 손잡고 종전 선언을 해버리면 깨끗하게 끝나버리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것도 방법이네요.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미국에서 나오는 얘기는 좀 납득이 안 가는 게. 사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 본다고 하면 평양 아니면 판문점이 제일 좋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만일 김정은 위원장이 완벽한 비핵화를 합의해주고 들고 갈 선물을 미국인 인질이나 당장의 ICBM 완전 폐기나, 이런 선물을 준다고 하면 평양에 못 갈 이유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아직도 평양이나 판문점은 남아있다, 살아있다. 이렇게 봐야겠죠.

▷ 김성준/진행자:

한 번 지켜보죠.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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